그리운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읽고 싶어질때가 있다.

그 때가 언제인지 잘 설명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세상에 심술날 때? 아니 사람에 심술날 때? 뭔가 가슴이 먹먹하고 그래서 책도 읽고 싶지 않을때?

 

암튼 선생님의 책이 읽고 싶어서 새로 출간된 책을 이 때다 싶어 읽었다.

세상과 이별하신 지 1주기가 지나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던 선생님의 글들을 엮어서 출간된 책이다.

 

박완서선생님의 문장을 도저히 표현해 낼 길이 없어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그의 문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모계 문학의 드넓은 수원지. 박완서 (1931.10.20~2011.1.22)

 

박완서의 소설은 단숨에 읽힌다. 그토록 잘 읽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박완서의 작품들은 이야기의 생동성, 문체의 날렵함, 자연주의적 관찰의 탄탄함으로 이룩한 독자적인 스타일이 어우러져 풍부한 사실적 실감이 넘치는 소설로 잘 빚어진다.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 속내를 후벼 그 안에 숨은 끈질긴 욕망과 위선과 이중성을 파헤치는 그 직정적인 문체는 읽는 이의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어준 듯 상쾌함을 넘어서 통쾌하기까지 하다. 사람의 변덕스러운 욕망과 그것을 넓은 테두리로서 감싸는 시대, 그리고 개개의 욕망과 시대가 만나 빚어내는 풍속에 대한 통찰은 뭉툭한 법이 없다. 퍼렇게 벼린 칼로 정확하게 그 핵심을 파고든다.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문학, 박완서> 중에서

 

 

날렵한 문제, 직정적인 문체...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런 박완서의 산문들을,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던 글들이라는 신비로움과 함께 읽는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고통스럽던 병자의 얼굴에 잠시 은은한 미소가 떠오르면서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을 보니 잠든 아기의 발바닥이었다. 포대기 끝으로 나온 아기 발바닥의 열 발가락이 "세상에 예쁜 것" 탄성이 나올 만큼, 아니 뭐라고 형용 할 수 없을 만큼 예뼜다. 수명을 다하고 쓰러지려는 고목나무가 자신의 뿌리 근처에서 몽실몽실 돋는 새싹을 볼 수 있다면 그 고목나무는 쓰러지면서도 얼마나 행복할까. 병자도 지금 그런 위로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p.83 세상에 예쁜 것 중에서..

 

 

 

삶과 인생, 생명과 죽음, 아픔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박완서의 선생님의 문장이 그리워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이다.

 

 

일본의 '이자카야의 전설'로 불린다는 우노 다카시의 책이다.

5평 가게에서 시작해 20여개의 가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요리 못하는 사람, 말주변 없는 사람도 음식점 사장을 할 수 있다며, 자신의 가게에서 길러낸 선술집 사장만도 200명이 넘고, 그들은 그를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책 앞머리 프롤로는 이렇게 시작한다.

"토마토를 자를 수 있다면 밥집을 열 수 있고, 병뚜껑을 딸 수 있다면 술집을 할 수 있다!"

 

 

작은 가게의 1등 전략, 입지선정 노하우, 무조건 성공하는 메뉴 만드는 법...등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와 그의 경험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편한 어투(반말?)로 쓰여져 있어 도리어 뭔가 고수나 달인에게 바로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좋다.

 

역시 가장 재미있으면서 감탄하며 느낀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고객만족!"에 대한 부분.

우노 다카시의 이른바 "접객 비법"이었다.

 

 

 

요식업은 '100엔짜리 토마토가 300엔이 되는 장사'라고 제일 처음에 말했지만, 그 차액인 200엔은 우리들의 '마음'인 거야. 그러니 손님도 세 배나 더하는 토마토를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손님이 미소 짓게 하는 가게를 하는 것. 그래서 자신 자신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바로 요식업이 아닐까. .p.197

 

 

 

 

손님의 이름을 외울것, 손님을 위해 메뉴에 없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 '경험'을 만드는 접객...등등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들...내가 고객이라도 또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그의 특별하고 차별화된 서비스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러한 것들이 단지 '노력'으로 갖춰야하고 갖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즐기며 할 수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성공하려면 노력해라!' 가 아니라 '성공하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라!' 이렇게?

 

 

그러니 가게를 만들 때는 '어떤 가게를 해야 잘 될까?'만 궁리하지 말고, '어떤 가게를 해야 내가 진심으로 즐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고. 그것이 오랫동안 장사를 해나갈 수 있는 기본이라 생각해. p.38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접객, 메뉴선정, 무조건 팔리는 비법...등을 보면 그 중요한 동인(動因)이 자기 스스로의 즐거움, 기쁨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좋아하고 즐기면서 하는 것.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내가 더욱 행복해 지는 것.

 

그것이 장사에 대한 모든 것!?^^

 

'나도 가게를 한번 열어볼까?', '장사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몇번이고 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

 

 

 

 

특별히 마음먹고 같은 주제, 같은 저자의 책을 연이어 읽는 경우를 제외하면 가급적 다양한 책을 읽으려 한다. 아직(?) 건강에 대해서 염려할 나이가 아니라는 자만탓인지 건강관련 책은 거의 읽지 않았다. 주말에 들린 도서관에 마침 새로 나온 책이라기에. 하루 한끼? 라는 말에 눈길이 쏠려 읽게 되었다.

 

아침을 꼭 먹어야 한다. 하루 세끼 꼭 챙겨먹어라. 식사 한 후에 바로 자면 몸에 해롭다... 그동안 들어왔던 상식같은 이야기를 뒤집어 어떤 내용일까 호기심이 자극되었다.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라는 부제가 붙여진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유방 전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이다. 유방전문 의사인 저자가 식이요업, 건강에 대한 책을 써낼 수 있었던 것이 다소 의아할 할 수 있다. 저자는  제4대째 의사집안인 본인의 가족 병력을 극복하고자 자신이 실천했던 자신만의 건강법을 이른바 '나구모식 건강법'이라고 하여 소개하여 방송을 통해 커다른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저자는 현대의 많은 질병이 원인이 지나치게 많이 먹는 포식의 습관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본래 인간이 가진 생명과 삶의 유전자를 거슬려 포식과 잘못된 식생활을 함으로 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본래 인간의 유전자란, 굶주림과 추위로 대변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현대인들은 인류 존망의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다. 따라서 굶주림과 추위, 감염에 처했을 때야말로 살아갈 힘을 내는 '생명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 생명력의 근원이 바로 인류가 위기를 뛰어넘음으로써 획득해온 '생명력 유전자'이다.

-p.21

 

저자는 우리의 몸이 배부름에 익숙하지 않고 익숙치 않은 포식으로인해 내장지방, 당뇨, 짧은 수명 등의 여러요인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건강법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공복, 완전식품, 수면

 

내가 권장하는 건강법과 젊어지는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복, 완전식품, 수면 이 세가지다. '공복'상태가 되면 '생명력(장수) 유전자'가 활동한다는 것이나 '완전식품(통째로 먹는 식문화)', 골든타임(밤10부터 새벽2시)에는 꼭 수면하는 '수면' 바로 이것이다. -p.152

 

한끼의 식사에 1즙 1채 (1끼 식사에 국과 반찬 한가지씩)의 식사법이나, 꼬르륵 소리의 효용에 대해서도 새로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통째로 먹는 식문화'였다.

 

균형잡힌 영양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영양소와 똑같은 종류의 영양소가 같은 비율로 함유된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소나 돼지를 통째로 먹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생선이다...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것이 인체를 구성하는 영양소와 가장 가깝고 균형잡힌 것이라는 뜻이다. 껍질째, 뼈째, 머리째 먹는것...채소를 먹을때도...잎째, 껍질째, 뿌리째.. -.88

 

 

정말 내가 이 책대로 하루 한끼의 식사를 할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책을 통해 식습관, 넓게는 생활습관에 대해 다시한번 건강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오늘부터 당장 먹는 것, 걷는 것, 자는 것에 마음을 쓰고 생각하며 건강한 몸을 통한 건강한 마음을 다짐해본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꼬르륵 소리가 안나면 더~ 굶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