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펼치며 ‘우리가 살아가는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힘을 어디서 공급받을까’를 생각해 본다. 삶은 끝없는 사막 길을 걷거나 높이도 알 수 없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날마다 새로운 해가 떠서 새로운 시간들을 살아가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날마다의 삶은 날마다 거의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하다. 날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을 이끄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삶을 지탱하는 힘이나 동기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도 해 본다.

작가는 자신이 암을 진단 받고난 후 ‘너무나 잃어버리기 쉬운 삶의 아름다움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쓰면서 힘을 얻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자는 암 진단을 받고도 15년을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할 때는 건강의 중요성을 모르기가 쉽다.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경제적 중요성을 절감하기 어렵다. 그러다가 건강을 잃거나 어떤 병을 진단받았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면 그 때 비로소 건강이나 경제적인 중요성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디에서 그 어려움을 이겨 낼 힘을 공급받을 수 있을까?

이 책에는 20가지의 방법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각 제목만 읽어 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20가지는 모두 평범한 일들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는다거나 특별한 노력을 기울려야 찾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그냥, 누구나 다 아는 상식선의 내용들이다.

그러나 막상 어려운 일에 봉착하면 우리는 평정심을 잃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대기 일쑤다. 벌써 우리는 어떤 위기를 당하면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필요 이상의 불안에 짓눌려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곧 잘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으면,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을 해 준다. 그러나 막상 그런 예상치 못한 위급한 일들이 우리에게 닥치면 우리는 망연자실해져 버린다.

이미 그 위급한 사태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고 백기 투항해 버린다.

어려운 일을 만날수록 냉정해져야 하고, 그 위기를 극복할 계책을 만들고 싸울 준비를 해야하는데 적 앞에서 전의를 상실해 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려움에 처할 경우를 만날 수 있다.

그 때를 대비해서 사전에 이런 책을 읽어 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가 유방암을 진단받고 스스로에게 쓴 논픽션이다. 가장 힘든 시기에 가장 큰 힘을 받았던 기록이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런 경험을 갖도록 소망하고 있기도 하다.

시란 무엇인가? 언제나 시를 읽을 때 자문하는 본질적 질문이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동시라는 이름으로 동요 같기도 한 쉽고도 짧은 시들을 외우거나 읽고 자란다. 내 경우는 소파 방정환선생이나 윤석중시인의 노래가 몇 곡 생각난다.

이 책, [사랑하지 않으며 사랑한다], 내가 지금껏 구하고 있는 시에 대한 정의를 말해 주는 것 같다. [시 같지 않으며 시 같다]라는 정의가 마음에 닿는다. 시란 나의 순수를 만나는 과정이며, 그 순수를 표현해 놓은 글 모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 시인은 자기의 시를 자신의 세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시를 쓰면서 자기의 마음을 내려놓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는 그녀의 비밀노트와 같은 것이며 일기와 같은 의미로 파악된다.

사서의 바쁜 일과 중에서 접하는 무수한 생각의 파동과 무늬를 시라는 형식의 글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우리가 사는 평범한 일상이 그려져 있다.

또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시집을 꾸미기 위해 캘리그라피와 삽화가와 네 명의 사진사가 콜라보를 해 주었음이 바로 시가 삶임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기도 하다.

시란 소소한 일상이고, 날마다의 삶이다.

그러기에 이 시인처럼 율조나 감상을 버무려 놓는 재능이 있다면 시로 탄생될 수 있고, 나같이 그러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시가 시로 갈무리되지 못한 일상이 날마다 지천으로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를 짓지 못하고, 시를 시답게 대접해 주지 못하는 우리는 항상 시에게 미안할 뿐이다. 시는 우리 모두에게 차별 없이 찾아 와 주지만, 우리가 가진 능력의 차이로 시는 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은 다 아름답다.

다만 아름다운 삶을 알아볼 능력을 갖지 못했거나, 삶을 추하게 살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시 속에 살고 있음을 절감한다.

나는 이 시집을 읽기 전까지 시는 모두 아름다운 시어로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스케치하듯이 그려 놓은 이 시들을 읽으며, 시는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꾸미지 말고 써야 시답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그냥 쓰고 버리는 1회용 종이컵에 대한 ‘종이 컵 커피 한 잔’을

읽으며, 안도연 시인이 쓴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적 있었더냐’는 구절이 연상된다.

이 세상에 의미 없거나 하찮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의 생각이 하찮아서 귀중한 것들을 홀대하고 있을 뿐,

이 책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다루고 키워드가 ‘마음의 지주’라는 말이다.

이 말을 읽으며 나는 성경에서 말하는 ‘심지’가 생각났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서 평강으로 지키신다’는 말씀이 있다.

심지란, 국어사전에 보면 옛날 불을 켜기 위한 등잔이나 초 등 불을 붙이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실오라기나 헝겊을 말하는 것이다. 즉 심지가 없으면 불을 붙일 곳이 없는 것이다.

‘마음의 지주’는 곧 ‘심지’와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마음의 지주’가 없는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불안하고 초조해 한다고 설명한다. 이 사람은 이루어 놓은 일에 만족하기 보다는 더 많은 것을 이루거나 올리기 위해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증상, 즉 ‘마음의 지주’가 없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어머니에게 사랑다운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성장했기에 어른이 되어서는 이 사랑 대신 돈이나 명예 등에 병적으로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를 이루면 더 높고 큰 것을 욕망하기 때문에 항상 불만족한 상태에서 심신이 피폐해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받아야할 시간을 놓쳐 버리면, 다시는 그 기회가 없기 때문에 ‘사랑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는 혹독한 환경에서 단련되어 온 사람’이라는 긍지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마음의 지주가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나라의 현실만 보더라도 저자의 관점은 맞는 것 같다.

세월호 사건으로 극도의 불안과 불신이 조장되었고, 그러다보니 마음의 지주가 없는 현상들이 극명하게 노정된 것이다.

저자는 현실적인 어머니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길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힐링을 하는 사람은 독서가 어머니일 수 있으며, 괴로울 때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위로를 받는 사람은 밤하늘이 어머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마음의 지주를 에리히 프롬은 ‘확실성과 방어와 애정을 부여해 주는 힘’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것을 하면서, ‘확실성과 방어와 애정을 부여해 주는 힘’을 공급받는다면 바로 그것이 ‘마음의 지주’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이 스스로 마음의 지주가 바로 세워진 사람인지를 점검해 보고, 마음의 지주가 없다고 판단되면 마음의 지주를 꼭 발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