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제목만 봐도 가슴이 설레인다.

이 책은 강릉 벽촌에 있는 ‘가랑잎 초등학교’의 동창회원들의 에피소드를 정수라는 작가의 1인칭 소설로 되어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40대 중반의 사람들로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30년이 넘은 상태다. 내 개인적으로도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다. 아마 이 책에 나오는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

나는 이 모임에 한 번도 참여하지를 않았다.

수 십 년 동안 서로들 연락 없이 잘 살아 왔고, 친구 중에는 이미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도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창회를 모인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저런 채널을 통해서 동창회원들의 근황과 안부도 들을 수 있어서 반드시 만나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창회에 불참하고 있다 보니, 참여한 동창회원들로부터 오해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소설이 꼭 실화처럼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전개시키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은비령’이라는 저자가 쓴 소설을 읽어 본 형편인지라 작가의 역량에 대하여 충분하지는 않지만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형편이었기에, 이 소설로 그 확신은 더 강고해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책 제목으로 쓴, ‘첫사랑’을 그때 당시 모든 남학생의 로망인 ‘자현’을 부각시키고 있다. 애석하게도 현재는 결혼에 실패하고 어렵게 사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높이뛰기를 잘하는 미선이에게 후라이를 얹은 달걀이 든 도시락 봉사를 한 저자와의 각별한 인영이 가슴 훈훈한 감동을 준다.

그러나, 그 당시는 그런 행위가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이유없는 부끄러움이 되었다는 내용이 깊은 공감을 준다.

내 경우에는 좋아 하는 여학생들에게 더 짖궂게 굴었던 추억이 생각난다.

둘이 앉은 책걸상에 금을 그어 놓고 넘어 오지 못하게 함은 물론, 칠판에 문제를 풀려고 앞으로 나갈 때는 나를 피해 가도록 행패를 부렸던 것이 생각난다.

서로 좋아 하는 사이라면, 더더구나 그런 표시를 내지 않으려고 더 극성을 부렸던 것 같다.초등학교 동창회를 통해 첫사랑을 회고하는 이 책을 읽으며, 아련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다시 어려질 수 없듯이, 첫사랑도 다시 돌아 올 수 없음에 가슴 저리고 아프다.

아들러 심리학이 유행이다.

그 동안 심리학하면 프로이트나 융을 떠 올렸는데, 요즘은 심리학하면 우선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아들러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무슨무슨 용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고 ‘미움 받을 용기’가 가장 선두주자 정도로 부각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은 20년 넘게 연구하고 있는 철학자이며, 심리학자인 기시미 이치로가 쓴 책이다.

이 책은 타자에 대하여, 아픔에 대하여, 나이 듦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의 다섯가지의 테마에 대하여 아들러 심리학을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

지금까지 몇 권의 아들러의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이지만, 아들러의 심리학의 핵심은 ‘주체적이며 주관적’이라는 결론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2006년 4월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을 하면서,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인생의 생노병사인 인생의 과제와 그 대처법, 그리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루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다섯 가지의 주제는 누구나 예외 없이 세상을 살면서 경험하는 내용이기에 이 책은 강한 동기부여를 준다. 약 400페이지 가까운 꽤 두꺼운 책이긴 하지만, 내게 관심이 있는 얘기이기 때문에 강한 가독성을 주고 긴장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나이가 들고, 늙어 가고, 병이 드는 현상은 우리의 의지나 노력으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대지진이나 스나미같은 자연 재해도 우리는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 그 결과가 동일하지는 않는 것은 각각의 대처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모두가 다 맞이하는 불가항력적인 사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수용할 것인지에 따라서 삶의 방식이나 내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를 먹고 늙었다고 위축되지 말고, 존재의 의미를 잃지 말고, 타자를 위해 공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그가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자신에게 병문안을 오는 내방객들에게 처음에는 괜한 신세를 지는 것 같아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의 철학에서 생각해 보면, ‘행위로서는 타자에게 피해를 주는 입장이지만, 타인에게 자기에게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남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술회한다.

어떤 현상을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피해로 인식되기도 하고,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더 깊게 생각해 보면, 함께 어울려 사는 행복한 삶을 위한 지혜 같은 것이라고 생

‘이력서’, 요사이는 ‘자기소개서’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목적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것을 쓰는 사람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 딛는 젊은이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보통의 경우가 아니라 오히려, 직장에서 퇴직이나 은퇴를 하는 아버지가 이력서를 쓰는 이야기이기에 특이한 상황이다.

정확히 말해서 옛날 이력서를 쓰고 직장 생활을 한 은퇴세대인 아버지가 퇴직 후에 다시 취직을 하기 위해서 이력서를 쓰는 서글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베이버부머에 해당하는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에 산업의 역군으로서 헌신을 한 세대이다. 그리고, 이 분들은 부모님들을 봉양하기도 하고, 자녀들을 부양하기도 하는 이중의 부담을 지는 마지막 세대로 소개해 주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지금 이 책에서 언급한 이력서를 써야 하는 아버지들은 자신들의 노후에 대하여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100세까지 수명이 연장된 현실에서 50은 중년이다. 앞으로도 이들은 살아 온 기간만큼 살아야 할 날이 남아 있기도 하다.

50의 아버지들은 거의 자녀의 교육비가 필요하고, 거기다가 자녀의 결혼과 분가의 책임까지 떠맡고 있으니, 은퇴(퇴직) 후 취업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된 현실이다.

그러나, 자신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갖고 있는 능력이나 기술도 별로 쓰일 곳이 없어서 직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이런 절박한 중년 세대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고 참고가 될 내용들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다. 퇴직 후 실업급여나 국민연금, 건강보험, 주택연금 등 실제적으로 궁금한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실제 구직 현장에서 참고할 유익한 팁을 제공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도화 되어 있는 장년취업제를 세세히 설명해 주고 있으며, 재취업 10계명 도 알려 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퇴직 후에 나타나는 정서적인 심리상태인 [낙관-의기소침-초조와 불안-분노]와 말기 암 환자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심리상태[거부-분노-타협-의기소침-수용]가 유사하다고 정리해 주고 있다.

결국, 50대 아빠들이 퇴직 후에 받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어떤 면에서 죽음과도 같은 정도라고 설명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