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가끔씩 들어 본적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아니 이렇게 허전하고 황당할 수가 있나? 나는 처음 이 책을 받고 읽으려고 책장을 넘겼더니 온통 하얗다.

 

이 책 표지에는 [전 세계 여성들이 읽고 감탄한 그 책, 화제의 베스트셀러, 한국어판 출간!]이라는 소개 글이 빨간 색깔로 선명하게 씌어 있는 것을 보고는 당해도 단단히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내 생각이 혹시 잘 못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카페에 물어 볼까도 생각했는데, 의도적으로 이렇게 백지로 출판된 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묻지는 않았다. 나중에 막둥이 녀석이 와서 물어보니 원래 그런 책이라고 해서 안심이 되었다.

 

이 책을 펴낸 작가가 한 일이라고는 이 책 제목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책 표지에는 [James Smith]라는 저자가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럴싸한 의문부호를 상징화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의문부호와 [남자가 여자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이 묘하게도 의미상 조화를 이룬다.

 

책을 넘겨본다. 하얀 종이가 가득하다.

남자인 내가 여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니 이 종이처럼 새하얗다.

이 책은 생각의 책이며, 상상의 책이다. 그리고 거울과 같은 책이다. 내 마음과 지식을 그대로 비쳐주는 맑은 거울 같은 책인 것이다.

 

제임스 스미스라는 이 책의 저자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또 이 책 뒷면에 대단한 반전이 숨어 있다.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연지출판사 양 측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라는 주의사항이 적혀있다.

 

책이 하얗고 깨끗하게 아무런 내용이 없는데,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아마 이런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모방하지 마라는 의미 정도로 생각이 든다.

이렇게 책 제목과 어울리는 상징적인 책을 만드는 걸 보고, 아이디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여자에 대해 아는 것은 이 책처럼 전혀 아무 것도 모를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기도 어려워서 그냥 백지인체로 책을 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받아 본 서평단의 느낌이 궁금하기도 하다.

 

참 기발한 아이디어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내려놓아라 사랑한다면] 제목이 이채롭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여성이다. 나이가 몇 살일까?

아마 오십은 넘었으리라 짐작이 든다. ‘허둥대며 사는 여자는 빨리 늙는다’와 같이 이 책은 인생을 달관한 듯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말은 경험해 보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는 내용으로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며 받은 인상은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과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아들러 심리학은 깊은 학문적인 체계나 이론보다는 현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인정하는 바탕에서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억지스러움이나 작위적인 행동을 배제하고 철저히 있는 그대로의 형편과 처지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라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대표적인 저서, ‘미움 받을 용기’를 보더라도,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가식적인 제스추어를 하기 보다는 미움 받을 각오로 내가 좋은 대로, 편한 대로 나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이 책의 내용도 그런 느낌이 든다.

저자는 이렇게 꾸민 행동에 대하여, ‘뱁새가 황새 따라가듯 어쭙잖게 살지 마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 책은 여자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펼쳐간다. 저자의 위치는 산 정상에서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듯이 삶과 사랑, 인생의 문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내려놓아라 사랑한다면]이라는 말에 이 책의 방향이 규정되어 있다.

사랑에 환상을 갖지 마라는 내용이고, 사랑에 지나친 기대를 갖지 말고,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라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 아들러의 철학과 닮은 생각에 적극 공감한다.

세상을 살면서 너무 이기적으로, 절대로 나의 이익과 편리를 양보하지 않고 살겠다는 것은 허상이고 헛꿈일 뿐이다.

저자가 철저히 현실에 굳건하게 서 있는 것은 그가 자라온 배경 탓처럼 보인다.

이 책 속에서 자기가 두려워했던 것은 당장 다음 달 월세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가난하면 어쩌나 또는 가난한 사람과 결혼하면 어떻게 살아 갈까와 같은 극히 초현실적인 문제들이었다고 회고한다.

인생을 살다 보니 별 거 아니더라는 선자자적인 말을 해 준다.

그러니 두려워하고 겁내지 말고 살아가라는 것이다.

배려는 나보다 더 상대방을 존중하고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 정도일 것이다.

요즈음 소통에 대하여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시기에 이 책은 제목부터 돋보인다.

아마 배려를 하는 사람이라면, 소통이나 불통 같은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유재석이라는 게그맨이 오버랩된다.

어떤 행사를 해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말 한마디를 해도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리는 모습이 당사자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칭찬이 된다.

이 책에서는 배려를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사람들을 유심하게 관찰하고, 눈여겨 봐야한다고 말한다. 어차피 모든 일은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려는 얼른 생각하면 손해를 보는 장사같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이익이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누구든지 어떤 장소에든지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 누구는 남에게 지고자 한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이 감정을 들추어 보면, 별 것이 아니다.

크게 어렵거나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불편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이 정도의 배려는 기분 좋게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 것이다.

주인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세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거나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순간의 기분 정도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문제에 핏대를 세우고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만약 밖에서 그렇게 한 경우가 있었다면, 집에 돌아와서 혼자 생각해 보면, 자신도 쑥스럽고 얼굴이 붉어져서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각박할수록 서로 배려의 미덕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티비나 신분지상에 보도된 각종 사건 사고 중에는 배려만 했더라면,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삶 가운데 배려는 약방에 감초와 같은 존재이며, 향기인 것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과 신뢰를 얻는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해 보니, 배려라는 공통점을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혹시 우리 중에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문제가 배려 부족은 아닌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책 제3부에서는 세련된 관계로 바꾸는 배려의 실제 적인 방법을 소개해 주고 있다.

배려는 큰돈이 들거나 많은 수고가 따르지도 않는다. 어쩌면 가벼운 바람처럼 사소하여 무의식으로 나올 수 있는 행동들이 대부분이다.

즐거운 사회. 행복한 관계 유지를 위하여 우리 모두 배려에 신경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