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하라. 신선한 착상이다.

마치 희미한 사물이 뚜렷한 형체를 갖추고 나타나는 것 같은 명징함을 준다.

이 책은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경제가 우리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20여 년 동안 수행한 정보산업공학과 교수’가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만큼 내용 또한 신선하다. 요즈음 화두가 된 ‘창의’가 물씬 풍긴다.

매개는 우리의 생활 가운데 이미 있어왔기에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그 실체를 이렇게 확인하고 그 존재와 역할을 정리한 사람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기에 신선하고도 특별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언뜻 외국서적의 번역서처럼 보인다.

매개하라와 함께 써 놓은 영어, GO-Between이 주는 효과도 있지만, 내용 설명과 전개도 군더더기 없이 똑 부러지는 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다시 저자를 확인해 보기까지 해 본다.

지금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소통’이라는 말이 바로 매개라는 뜻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소통의 의미와 매개는 복수의 관계성을 전제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판이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매개의 총론을 설명하면서, 장티푸스를 전파한 메리와 복음을 전파한 바울을 대비시켜 놓았다. 매개에는 우리 삶에 유익한 매개와 폐해를 주는 매개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지금의 시대를 ‘매개의 전성시대’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매개의 비즈니스시대라고도 한다.

 

이 매개를 활용하여 알리바마는 회사 평가액 132조를 달성했고, 애플은 제조회사인 삼성보다 6~7배의 수익을 올린다고 증언한다. 저자는 이제껏 매개는 주인공이 아니었고, 기생적인 역할 정도로 파악했는데 지금은 주인공처럼 행세한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농산물의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생각난다.

힘든 농사를 지은 농부보다는 그 농산물을 유통시킨 중간상이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에는 8가지 매개전략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길목의 매개자-필터, 길들이는 매개자-커뮤니케이터, 판 벌이는 매개자-모빌라이더, 판 키우는 매개자-코디네이터, 속 다른 매개자-어댑터, 겉 다른 매개자-에이전트,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매개자-매치메이커, 다른 것을 같게 보는 매개자-컴바이너가 그것이다.

 

이런 것이 트랜드이며 시대의 흐름이다. 이 흐름을 탈 것인가? 이 흐름에서 밀려 날 것인가?

올챙이에서 갓 개구리가 된 아기 개구리, 갑자기 허전해진 꼬리 때문에 당황한다.

내 꼬리가 어디 갔지? 내 꼬리가 어딧지?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 우스꽝스러운 하하하라는 이름을 가진 개구리의 황당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유난히 눈이 큰 하하하. 잃어버린 꼬리를 찾으러 떠나는 모험 이야기가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위태롭기도 하다. 사자의 꼬리를 탐내기도 하고, 원숭이의 꼬리를 욕심내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꼬리 주인들에게 발각되어 혼쭐이 난다.

 

또 연못에 빠져서도 꼬리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물고기의 꼬리를 탐내서 찰싹 붙여 보지만, 물에서 헤엄을 치고 사는 물고기에게는 자기의 생명과 같은 꼬리인지라 크게 화를 낸다.

 

결국 땅 위로 올라 와서 도마뱀이 버린 꼬리를 차지한다. 그 꼬리는 다행히 자신의 색깔과 비슷하기도 하여 마음에 들었다. 하하하는 그 꼬리에 침을 발라서 자신에게 붙이고는 그제야 안심이 되고 행복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었고, 친구 올챙이들도 함께 웃고 즐거웠다는 얘기다.

 

어른들이 읽으면 황당한 이야기지만, 어린아이들은 큰 글씨와 큰 그림의 그림책이라 읽기도 쉽고 내용도 간단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하하하의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와 생각이 배꼽을 잡게 할 것이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성장하면서 꼬리를 잃듯이 우리도 살아가면서 잃은 것이 많다.

 

호기심을 잃고, 무한한 상상력을 잃고, 순수성도 잃는다.

그리고, 키도 몸집도 자라면서 세상 이치를 알아가면서 어른이 되어 간다.

하하하에게 꼬리와 같은 호기심이나 순수성이 그리워 찾아 나서지만, 그것은 이미 찾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기 위해서는 꼬리가 없어지는 것은 성인인 우리에게는 너무나 잘 아는 상식이라 우리들에게는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이 책의 하하하처럼 궁금하기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순수성에서 침으로 꼬리를 붙이는 것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것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라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자의 꼬리를 탐내는 개구리의 무모한 생각이 귀엽기만 하다.

 

이 책을 미국에 있는 손녀딸이 오면 함께 읽으며, 웃고 싶다.

지금 버스 정류장이나 버스 같은데서 흔히 만나는 알쏭달쏭한 광고카피를 만날 수 있다.

‘야놀자’ 애들 장난말 같기도 하고, 실없는 농담 같기도 한 단 세 글자의 광고카피가 은근히 끌림이 있다.

 

기기다가 엊그제는 젊은 남녀가 경기장에서 응원을 하다가 여자가 땀이 난다고 하니, 남자가 뇌쇄적인 눈빛으로 황홀함에 도취한 표정을 짓는 사진이 그 이후의 상황을 암시한 듯한 뉴앙스를 풍겨 주었다.

 

또, 야놀자의 광고에는 청학동 훈장 같은 노인네가 수염을 길게 느리고, 유머러스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실었다. 이게 전국적인 먹방을 광고하는 사진과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룬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야놀자’의 광고가 전국의 모텔을 광고하는 내용을 모른 체, 단순히 놀고먹자는 의미의 광고로만 보여져서 의아스러웠다.

 

저자도 말했지만, 가만히 문만 열어 놓으면 투숙객이 찾아오는 모텔에 광고를 판다는 발상자체가 추운 지방에서 에어컨을 파는 것처럼 영 엉뚱한 생각이다.

10년 전에 5천만원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모든 스타트업들이 공통으로 겪는 상황을 겪었다.

 

처음 1년 동안은 수입이 없고, 돈이 들어갈 일만 있었기에 항상 재정위기를 겪었고, 그 때는 봉급날이 10일인데도 돈이 생기는대로 직원봉급부터 미리미리 챙겨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는 결국 직원들의 신뢰와 사업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역할을 했다.

 

경영에 대하여 전혀 모른 체 사업에 뛰어 들다보니, 창업 당시의 이름인 ‘모텔투어’라는 이름을 경쟁사에 빼앗기는 큰 위기에 보착했지만, 오히려 ‘야놀자’의 좋은 이름을 갖게 되기도 했단다.

 

저자는 이 사업을 하기 전 주식투자와 셀러드 사업에 실패를 겪기도 하면서, ‘끝까지 포기만 하지만 된다’는 좌우명을 모토로 지금껏 살아오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야놀자를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경험들과 시련의 극복기를 기록해 놓았고, 야놀자의 업무일지를 수록해 놓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저 사람도 저렇게 했는데 나라고 못하냐, 내 환경이나 상황이 더욱 좋으니 나도 할 수 있다(8P)'는 자신감과 긍정의 희망을 주기 위함이라고 이 책의 저술 동기를 소개해 놓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 없는 고아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러나, 그 할머니조차 중학교 1학년 겨울에 여의고 살았으므로 거의 고아나 다름없는 삶을 살았기에 고생을 밥으로 먹고 산 셈이다.

 

그 눈물의 빵을 먹은 경험이 오늘 그에게 정직하게 사는 삶을 살아 갈 수 있게 했으며, 정도를 걷는 사업을 유지해 갈 수 있게 한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수진이라는 불굴의 의지를 불태우는 전도가 유망한 사업가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