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지인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다.

명동에 있는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그 예식장은 반투명하게 식장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구조를 하고 있었다.

 

툭 터진 시야이기에 꼭 야외에서 보는 결혼식 같기도 하여 이채로웠다.

결혼을 하는 선남선녀는 세계 인구 70억 명 중에서 만나는 경우이기에 기적에 가까운 확률이다. 그러나 커플이 함께 일생을 하다 보면 싸우지 않고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20여 년을 살아 왔기에 모든 면에서 같기 보다는 다름이 더 많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취미나 가치관 등등이 살아가는 중에 언제든지 다툼과 싸움으로 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코칭 전문가와 상담 코치인 소설가의 공동 저작물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사랑하면 싸우게 된다. 싸움을 두려워하기만 하면 사랑도 할 수 없다.(43p)'고 한다. 사랑과 싸움의 함수관계.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경에서는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어 준다고 되어 있다. 상대방의 허물까지를 덮어주어야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온 나로서는 사랑을 싸움으로 정의하는 저자들의 의견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그러나, 비온 땅이 더 굳는다는 속담과 같이 싸움 한 번 없는 사랑이 이 세상에 존재할까?

혹시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랑은 오히려 몹시 허약하고 공허한 사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하여 저자들은 ‘싸움 없이 행복하게만 지내는 연인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이다’고 단언한다.

 

저자들은 이와 같이 사랑에는 싸움이 반드시 동반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싸움은 여타의 싸움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싸움은 불만을 해결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열쇠가 된다(43p)'

 

저자들은 오히려 싸움을 하지 마라고 하지 않고, ‘사랑한다면 싸움에서 이겨라’고 오히려 싸움을 부채질하고 권고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싸움에서 이긴다는 뜻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라’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그간 수많은 연인들을 상담을 해 주면서 그 사연들을 바탕으로 ‘잘 싸우고 잘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그 내용들을 이 책에 소개해 주고 있다.

우리는 흔히 사랑싸움을 칼로 물배기라고 표현한다. 저자들은 이 표현을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이라고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들은 전문가답게 또 이 책의 제목에 어울리게, 파트4와 파트5에 ‘함께 행복해지는 사랑싸움의 기술 6단계’와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는 7가지 방법’을 소개해 주고 있다.

사랑싸움에도 격투기와 같이 기술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순간의 부주의한 한 마디의 말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팔만대장경.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팔만대장경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극히 단편적인 수준의 지식이 전부였다.

 

부처의 가르침인 불경을 나무 판에 새긴 팔만 개의 목판으로서 몽고의 침입을 부처의 염력을 의지하여 막아 보자는 목적에서 발원한 것으로서, 지금 해인사에 보관, 관리되고 있다는 정도였다.

 

이 책을 통해, 나는 팔만대장경의 구체적인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팔만대장경은 고려왕 고종 때 수기 대사의 책임 하에 16년의 기간이 소요되어 고종 38년인 1251년에 완성된 총 81,258개라는 것이다.

 

그리고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이미 고려 현종 때 초조대장경을 만들어 대구 부인사에 보관한 적이 있었고, 이는 거란의 침략을 방어하는데 효과를 발휘한 적이 있었다.

이와 같은 신통력을 믿고, 몽골군에 항복을 하지 않고 대항을 하자 몽골군은 그 초조대장경을 불사른 적이 있었다.

 

그리고, 팔만대장경은 이 초조대장경을 참고하여 제작한 것이다.

이 판의 재료는 산벚나무와 돌배나무이고, 바닷물에 3년 동안 담갔다가 삶아서 그늘에 말려서 판자가 뒤틀리지 않게 했던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만든 대장경인지라 지금으로 7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흠결없이 거의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판들은 강화도 선원사에 보관되어 있다가 서울의 지천사에 옮겨 관리하고 있다가 지금의 합천 해인사로 옮겨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할 때는 이 판을 전부 일본으로 갖고 가려고 하다가 해방을 맞아 다행히 빼앗기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다가 1962년 12월에 국보 제32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록되어 지금은 세계적인 보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팔만대장경이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어 1인칭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용규화백님의 그림이 더 실감을 더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 뒤에는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이 대장경 판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과학적 방법도 잘 설명해 놓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요즈음 국정교과서 때문에 학계는 물론 여야나 일반 국민들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을 읽게 되니 이 보물이 더 귀하게 생각된다.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은 별개의 독립된 학문이라는 전제를 두고 출발한다.

그러나 이 전제가 맞는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회의를 갖는다. 인문학이란 우리의 삶 전반에 관련되고 관계되는 문학, 역사, 철학을 중심으로 하는 학문으로 분류하고 있기에 그렇다.

 

이 책 제목이 함유하고 있는 의미대로 이해해 보면, 과학은 이런 인문학과 별개의 범주에 독립되게 존재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학문이라도 우리의 삶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학문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 저자들은 과학이 이런 것이기에 즉, 우리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기에 더 적극적으로 과학과 인문학이 융합 또는 통합이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논리적 비약이라는 무리를 감수했다고 이해한다.

 

과학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실험이라거나 논증 등의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이 말은 결국 과학은 확인되어야 한다는 특성으로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저변에는 과학은 딱딱하다거나 재미가 없는 학문 정도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이런 특징이 약간은 무디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인문학과 대별되는 과학의 특징이고, 과학이라면 동양 보다는 서구로부터 발달했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그러나 동양에서도 나침반, 화약, 인쇄술 같은 근대적 의미의 과학이 탄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과학이 인문과 무관하지 않고 직결되어 있다는 가설과도 일치한다.

이런 연유로 같은 과학이라도 서양과 동양에서는 각각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해 준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들은 ‘융합은 과학의 본질적인 특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는 과학과 인문의 긴밀한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 주고 있다.

특히 중국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가 과학을 선교에 이용하여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통해 과학의 범용성이 이렇게 유효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웅변해 주고 있다.

 

또, 이 책 뒤에 나오는 ‘현대물리학의 미적구현’에서 소개한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영화 ‘인터스텔라’의 성공은 영화 속에 현대물리학을 충실히 담아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과학이 인문의 중심인 우리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관계를 긴밀하게 할 것인지를 알려 주는 상징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결론부분의 팁인 ‘상대성이론을 사이에 둔 두 과학자의 평행우주: 영국 드리마 <아인슈타인과 에딩턴>은 과학이 인문으로 탐구하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영국에서 제작한 90분짜리 단편극인데, 그 내용은 독일과 영국이 상대방 나라의 과학보다 자국의 과학의 우수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로 출발한 아인슈타인과 에딩턴이 결국 공동 연구자로 발전했다는 내용이다.

 

이로 보건데 진정한 과학은 진정한 인문과의 융합에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