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오무라 오지로 지음 / 김지혜 옮김

 

  어떠한 나라이든지 나라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들여야 한다. p. 8쪽의 말처럼 “국가 지도자의 권력 유지,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 관리자의 사리사욕을 위해 세금이 멋대로 운용되기도 했다.” 세금을 부과하고 거두어들이는 실무자들이나 국회 예산 심의회의 등에서는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새로운 세금을 고안해 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오무라 오지로(大村大次郞)’는 전 국세 조사관, 일본 국세청에서 10년간 법인 담당 조사관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경제경영 분야 전문 자유기고가로 단행본 집필, 잡지 기고, 라디오 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Part 1. 역사를 바꾼 ‘놀라운 세금’을 필두로 총 5Part(세계를 뒤 흔든 ‘기막힌 세금’, 일본의 ‘황당한 세금’, 인류를 위한 ‘괴상한 세금’, 알아두면 약이 되는 ‘위대한 세금’)로 되어있다. 겉표지에 적혀 있는 대로 역사를 바꾼 흥미롭고도 황당한 70가지 세금 이야기다. 로마의 붕괴도, 프랑스의 혁명도, 미국의 독립도 모두 세금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p. 19에서 ‘고대 로마(기원전 8세기부터 1,000여 년에 걸쳐 번성한 대 제국을 말함) 공화정을 무너뜨린 ’전쟁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로마 전쟁세의 특징은 환급제라는 점이다. 전쟁에서 승리해 전리품을 손에 넣으면 납부한 세금에 따라 환급해주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전쟁을 통해 정복한 토지를 자기 영토에 편입시켰다. 그리고 식민지 주민들에게 대출하는 형태로 세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러한 세금 부과가 착취로 비화되고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키는 식민지도 생겨나게 되었다. p. 75에는 영주와의 첫날 밤 때문에 생긴 ’초야세‘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200년 전 인도 케랄라주에는 ’유방세‘라는 가혹한 세금이 있었다고 한다(p. 77). 이 세금은 신분이 낮은 여성이 거리를 다닐 때 유방을 감추고 싶다면 내야 하는 세금이었다. 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사람들 앞에서 유방을 가릴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액은 유방의 크기에 따라 정해졌다고 한다. 과세 대상이 되는 여성이 스무 살이 되면 관리에게 유방을 측정 당하는 굴욕을 겪어야만 했다고 한다. 물론 이 세금은 귀족 여성들과는 무관했다. 현재 직장인들에게 적용되는 ’원천징수‘라는 세금 제도의 원형이 히틀러의 세금 개혁 때문에 생겼다고 한다(p. 208). 히틀러는 정권을 잡자마자 대중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기업과 부유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개혁이 있었다. 부양가족이 있으면 그만큼 세금이 낮아지는 ’부양공제‘를 창설해서 저소득자의 세금을 대폭 줄였다. 반면, 대기업에는 6%가 넘는 배당금을 금지하고 이익을 강제로 예금하게 하는 등 사실상 증세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세금 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원천징수 제도를 도입했다. p. 232 마지막 부분에 ‘결코 세금을 많이 내지 않는 부유층’에 관한 이야기는 씁쓸한 마음을 갖게 한다. 일본의 부자는 전 세계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낸다는 말이 있고 인터넷에도 “일본의 부유층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득세를 낸다.”라는 글이 자주 올라오지만 가짜 뉴스라고 한다. 일본의 소득세 세율은 45%이지만 이 소득세에는 다양한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한다. 세율은 높은데 세액이 낮은 이유는 일본의 배당소득(주신 배당금 등의 소득)초우대 세금 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 대한 사용은 국민들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집권자들이나 정치인을 위한 것인가? 과거 봉건주의 시대에는 국민들보다는 집권자들이나 정치인들을 위해 사용되어짐이 더 많았을 것이다. 신자본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은 어떠할까? 물론 국가들마다 다르겠지만 저개발 국가들 일수록 세금이 국민들이 아닌 집권자들이나 정치인을 위해 사용되어짐이 많을 듯하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도 있듯이 국민들이 낸 세금은 뭔가 모르게 눈 먼 돈과 같아 먼저 사용하는 자들 것이라는 도둑심보의 마음을 갖기도 한다. 특히 세금을 다루는 사람들이 그럴 확률이 많다. 지금 현 시대에도 다양한 세금이 존재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부유세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다. 현 정부는 대기업이나 부자들에게 감세를 중소기업이나 가난한 자들에게 증세의 법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유지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이 어디로부터 나오겠는가. 국민들과 기업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세금이다. 이렇게 거두어들인 세금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관심이 많다. 사실 세금 징수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잘 실현된다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음이 참으로 섭섭하다.

  세금 징수를 잘 못한다거나 이미 거두어들인 세금을 잘못 사용한다면 자칫 나라가 망할 수도 있음을 위정자들은 잘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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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 윤순석 옮김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은 죽었다(Gott ist to)”라고 외친 조금은 이상한 허무주의 철학자로만 알고 있다. 니체의 다른 저서인 ‘즐거운 지식(Die frohlich Wissenschaft, 1882)’의 108장, 125장, 343장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 안에서 가장 저명한 것은 125장의 기술로, 해당 부분을 발췌해 본다면 “Gott ist tott. Gott bleibt todt. / Und wir haben ihn getodtet. / Wie trosten wir uns, die Morder aller Morder?”이다. 번역하면,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 있다. /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어떻게 안식을 얻을 것인가?” 라고 할 수 있다. 신을 포함해 사람들이 신처럼 떠받들던 일체의 절대적 가치가 그 본질적 의미를 잃고 허무해짐을 의미한다. 달리 말해 최고가치의 상실로 인한 허무주의의 도래를 뜻하는 말이다. 니체는 신의 죽음을 최고 가치의 상실로 이해하고 이로 인해 유럽에 허무주의가 도래할 것이라 경고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디오니소스적 긍정 즉, 비극적 상황 앞에서도 자긍심을 잃지 않는 고귀한 정신이 필요함을 설파한다(위키백과 인용).

 

  이 책에서 화자(話者)로 소개하고 있는 ‘차라투스트라(Zarathustra)’는 실제 어떤 인물인가? 차라투스트라의 본명은 ‘스피타마 자라투스트라’로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이자 페르시아 지역에서 발원한 이란 계통의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의 창시자다. 조로아스터교는 창조신 ‘아후라 마즈다’를 중심으로 선과 악의 질서 및 세계를 구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그의 이름을 빌려 쓴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그 책을 주제로 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관현악 교향시 덕분에 비주류 고대 종교 창시자 치고는 이름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차라투스트라가 말하는 ‘초인’은 누구인가? 초인을 뜻하는 독일어 ‘위버맨쉬(Ubermensch)’는 ‘건너가는 자’, ‘넘어가는 자’를 의미한다. 여기서는 ‘영원회귀’의 진리를 체득하고 ‘힘의 의지’를 실현시킬 미래의 인간을 가리킨다. 초인이란 대지(大地)의 의미라고 한다. 예전에는 신을 모독하는 일이 최대의 모독이었지만 신은 죽었고 그럼으로 신을 모독하는 자들 역시 함께 죽었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 가장 무서운 것은 대지(초인)을 모독하는 일이고 또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의 내장(內臟)을 대지(초인)의 의미보다 더 높이 숭상하는 일이라고 한다(p. 17). 서문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 호숫가의 고향 마을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갔다.”라고 시작한다. 그리고 숲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도시에 이르러 거기 모인 사람들을 향해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超人)을 가르치노라”며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그대들은 무엇을 하였는가?라고 한다.

 

  이 책의 부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그러면서도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라고 되어 있다. p. 301에 이 세상에서 가장 저주받아온 세 가지에 대하여 육욕, 지배욕, 이기심이라고 하였다. 이 세 가지는 지금까지 가장 저주받아 왔고, 가장 나쁘게 비방되었으며, 왜곡되어 왔다고 한다며 이 세 가지(육욕, 지배욕, 이기심)를 인간적으로 제대로 다룬다. 육욕은, 속죄의 옷을 입은 모든 육체 경멸자에게 있어서는 형극(형극)이며 말뚝 울타리이고, 내세를 믿는 모든 자에게 있어서는 ‘속세’라고 저주 받는데 왜냐하면 육욕은 혼란과 오류를 가르치는 모든 교사를 조롱하고 바보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배욕은, 냉혹하기 그지？？는 자들을 후려치는 벌겋게 달아 오른 채찍이며, 잔혹하기 그지없는 자가 스스로 벌어들인 무시무시한 고문이며, 산 채로 불태워 죽이는 화형의 장작더미 위로 솟는 음산한 불꽃이라고 표현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기심을 축복 받는 것이라고 찬양했는데 힘찬 영혼에서부터 샘물과 같이 솟아오르는 이 건전하고 건강한 이기심을 찬양했다. 복된 이기심은 기가 꺾여 노예처럼 굽실거리는 모든 것, 부자연스럽게 깜빡거리는 눈, 억눌린 마음 그리고 두텁고 비겁한 입술로 입맞춤하는 위선적인 유순한 태도를 ‘나쁜 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복된 이기심은 노예들과 늙은이들과 지친 자들이 떠드는 온갖 익살을 ‘사이비 지혜’라고 부른다. 그리고 특히 불량하고, 어처구니 없고, 지나치게 익살스러운 성직자들의 어리석음을 사이비 지혜라고 부른다. 자기 희열의 이기심은 복된 것일지 모르나, 오히려 사이비 현자들, 성직자들, 세상에 지친 자들, 영혼이 여자나 노예의 속성을 가진 자들의 장난질이 이기심을 괴롭혀 왔다고 보았다(p. 306).

 

  니체의 철학적 사고는 보통 사람들의 사고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는 법, 다르게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인간 자체를 초월한 신인류라 할 수 있는 초인(超人)의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나는 조로아스트교의 창시자 차라투스트라를 화자로 기록된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뭔가 모르게 1세가 당시 헬라 철학의 영향을 받았던 그노시스주의(Gnosticism)자들의 가르침이 생각난다. 그노시스주의(Gnosticism/영지주의)에 사용된 ‘그노시스(gnosis)’란 본래 '지식'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이지만, 1~2세기에 걸쳐서 로마를 비롯하여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은 서아시아 일대, 즉 유대, 이란,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지에서, 그곳의 토착종교와 그리스의 철학적인 사고가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종교적 색채를 지니는 말로 사용되었다. 또한 기독교에 침투한 이러한 경향은 기독교 그노시스파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원래의 사상은 신비적이고 영적인 제1원인으로서의 신을 전제하고, 이 신은 만물을 자기로부터 유출시켜 가는 과정 속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물질적 세계는 신에 대립하고 단절되어 있는 악이라고 주장하였다(네이버 지식백과 인용). 차라투스트라가 말한 초인이 바로 그노시스주의자들이 말하는 영을 감싸고 있는 육을 초월한 존재로서 신적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연약한 존재인 육체로서의 인간이 신적 존재처럼 강인해 질 수 있음을 위해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인본주의적인 학문을 신적인 존재로 연결하려고 종교적인 색채를 거지게 될 때 기독교에서 말하는 이단적 가르침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철학이 신(神) 존재를 찾아가는 길을 찾는 학문이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피조물인 사람이 초인이 된다 해도 결코 신이 될 수도 신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없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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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여성, 인종, 계급

 

앤절라 Y. 데이비스 지음 / 황성원 옮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약자들은 누구일까? 사실 약자는 사회적, 문화적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정해지는 경향이 많을 것이다. 국제 사회에서 인종차별적인 문제가 약자에 대한 기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앤절라 Y. 데이비스(Angela Y. Davis)는 미국의 정치 활동가이자 학자, 작가, 켈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학 명예 교수이다. 저자는 인종주의 테러가 횡행해 ‘다이너마이트 언덕’이라는 별명이 붙은 동네에서 성장했다. 청소년기에 공산주의 청년단체에 가입하여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1970년 법정 인질극에 연루된 자자는 FBI긴급 수배 명단에 오르며 수감되기도 했다. 1972년 무협의로 풀려난 뒤 급진적인 감옥산업복합체 폐지 운동 단체를 설립하고, 1980년과 1984년 두 차례 미국공산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등 투쟁을 계속해갔다. 2020년 ‘타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의 구성은 여성학 박사인 정희진씨의 ‘누가 여성인가?: 여성주의 이론의 고전’이란 제목의 해제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정희진은 “페미니즘은 여성이 억압받는 존재라는 자각과 함께, 여성이라는 범주(category)를 만들어 낸 권력을 해체하자는 주장이다. 그래서 페미니즘(feminism)은 여성의 같음과 다름을 동시에 주장한다(p. 12).” 페니즘이 단순히 여성이 권리를 강화시키고자 함이라기보다는 여성이라는 범주를 만들어 낸 권력을 해체하므로 남녀의 평등을 가져오자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제1장. 노예제의 유산: 새로운 여성성의 기준을 시작으로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예제 반대 운동과 여성 권익의 탄생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러한 문제를 제2장. 노예제 반대 운동과 여성 권익의 탄생에서 다루고 있다. P. 161에서 수백만 흑인(그중에서 특히 여성)은 해방이 ‘주님의 강림’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해방된 노예들은 지식에 대한 욕구를 바탕으로 1787년에 보스턴의 무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를 달라며 매사추세츠주에 진정을 냈다. 노예에서 해방이 되었다 할지라도 교육을 받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P. 235에서 사회당과 세계산업노동자연맹 모두 여성을 회원으로 받고 이들이 지도자와 선동가로 나서도록 격려하긴 했지만 직접적인 인종주의 반대투쟁을 보완적인 방침으로 포용한 곳은 세계산업노동자연맹뿐이었다고 한다. 이 말을 바탕으로 생각해 본다면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당 역시 인종주의적인 차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P. 265에서 “미국과 다른 자본주의국가들에서 강간범은 원래 대체로 상층계급 남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틀로 짜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그들의 딸과 아내가 성폭행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노동계급 여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대개 법원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피행 망상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든 약자들은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상기와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들 중 다수의 사례들과 더불어 다양한 정기간행물과 논문들의 내용들이 제시되어 있다. 나름 든든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사회의 약자들이었던 흑인들에 대한 호칭으로 사용 되어졌던 ‘negro’는 원래 검은색을 뜻하는 라틴어 ‘niger’에서 온 단어로, 영어에서는 18세기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아프리카계 (강제) 이민자들을 지칭하는 보편적인 표현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민권운동 이후 백인에세 복속된 흑인 노예를 연상시키는 단어로 지목되어 ‘black’또는 최근 들어서는 ‘African American’으로 대체되고 negro라는 단어의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매체도 생기는 추세라고 한다(p. 10).

 

  나는 이 책의 저자가 미국 공산주의자요 급진주의자라는 이유로 인해 가급적 비평적(critical)으로 독서를 하고자 노력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조차 약자들이라 대체적으로 성(sex, gender), 그리고 인종과 계급 등을 통해 구별되기도 한다. 성적으로는 여성, 인종적으로는 동남아와 같은 저개발국가 사람들, 그리고 계급으로는 낮은 위치의 사람들이 주로 약자들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요즘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세우는 한국 정부가 과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얼마만큼의 공정한 기회와 상식적인 대우를 하고 있을까? 요즘 사회는 여성상위시대라고 부른다. 오히려 성적 약자들이 남성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당연 약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자들을 어떻게 여기며 대우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사회주의나 민주주의도, 그리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도 이러한 문제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 문화심리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 그리고 사회과학적 진화론을 바탕으로 진보한 집단이나 덜 진보한 집단과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서로 도우며 협력하는 삶의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면 약자들이 설 자리는 여전히 어렵고 힘들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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