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었다. 역시 만화가 가질 수 있는 큰 매력이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았다. '군자동 그녀들'에서 군자동하면 S대(세종대)가 생각났고 아니나 다를까 저자가 그 대학을 다녔다고 나와있었다.(개인적으로 좀 친한 동네이다. 저자와 선후배 관계는 아니지만 그 동네에 많이 갈 일이 있어서 후후후..) 그곳에서 친구들과 자취를 같이 하게 되면서 일어나 소소한 일상들을 카툰으로 맛깔나게 그려내고 있다.

 처음은 혈액형별 성격 유형을 깔끔하게 집어주며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인 B형의 뚠뚜루, O형의 휴지, O형의 쮸루, AB형의 오마담, A형의 양양, 이 다섯명이 군자동 5자매들이다. 자취를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선 자취생활의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고 여자들의 적나라한 생활을 남몰래 보면서 웃을 수 있었다. 특히나 AB형의 오마담의 캐릭터는 혼자서 미친척 웃게 만드는 묘한 캐릭터다. 개인적으로 B형 여자와 인연이 많은 관계로 B형인 뚠뚜루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았는데 B형 여자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아~B형 여자와 A형 남자는 상극이야 ㅜㅜ 근데 왜 만나는 여자마다 B형인지..) 자취생활을 해본 남녀는 이 책을 보면서 '맞아 맞아'하면서 책을 치며 깔깔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독수리 5자매는 졸업과 오마담의 결혼으로 인해 현재 같이 자취는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저자의 독수리 5자매의 분리 이후 이야기와 각자의 로망스를 주제로 카툰을 이어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한 10년 후 '벌써 10년' 이란 제목으로 '10년 후 군자동 그녀들'이란 제목으로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사족1 이건 읽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인데 2권 맨끝 결혼식 사진에서 찍은 사진 순서대로 쮸루, 양양, 오마담, 일란성 쌍둥이인 휴지, 뚠뚜루라고 생각했는데 맞는지 아시는 분 덧글 부탁드려요~

 사족2 개인적으로 혈액형과 성격이 연관있다고 믿지 않는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혈액형의 진실'이란 책을 보시길. 요약하자면,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설은 일종의 '우생학'의 아류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토머스 킨케이드의 그림과 글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느낀 저자는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이며 영적으로 아주 건강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자신만이 창조성을 누리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그가 택한 것은 그의 그림과 함께 그가 자신이 어떻게 창조성을 발견했고 그것을 개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소곤소곤하게 말해주는 것이다.

 7일간의 동행이란 제목처럼 저자는 그 방법을 7일에 걸쳐(7단계)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은 고독의 기술, 열정을 찾아서, 참된 사랑의 경험, 공동체로의 초대, 일하는 즐거움, 갈등의 도가니, 경배하는 마음이라는 것으로 대별된다. 목차만 봐서는 이것이 창조성 발견과 개발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아했지만 글을 읽으면서 발견하는 재미는 독자들이 가져야 할 몫이다.

창조성을 발견하는 첫단추로서 저자는 '고독의 기술'을 들고 있는데 이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달란트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열정을 찾아서'인데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애정과 관심, 노력을 말해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을 둘러싼 가정, 사회공동체와는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야 창조성 계발이 유의미해진다. 자신이 가진 창조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잘 해결하고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창조성을 그 뜻에 맞게 쓰게 된다고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자칫 글로만 써있다면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중간 중간 마음이 맑아지고 기뻐지는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림은 대개 자연과 전원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실제 붓터치를 느낄 수 없지만 평온함과 안락함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아내 이름의 이니셜 N자를 그림에 넣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나는 몇 개 못찾았지만 ^^)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을 찾고 현재 자신의 삶에 변화를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은 시중에 나와있는 자기계발서, 종교를 입고 장사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 왕 독살사건의 제목을 다시 쓴다면 위 제목과 같지 않을까? 반정은 명분이 없고 실패했을 때 그 뒷감당은 멸문지족의 화로 귀결되기에 신하들은 자기 구미에 맞지 않은 왕들을 제거하려 한다. 이 책은 사료를 중심으로 저자의 상상력을 곁들여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라고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주고 있다.

  임진왜란 때 국왕이 수도를 버리고 의주로 피난을 가는 그 시점에서 국왕의 절대 권력과 권위는 파괴되었다고 봄이 옳다. 그 이후에 그러한 점을 자신들의 당리당략에 따라 이용하는 붕당 정치가 기승을 부리게 되고 왕권은 땅으로 한없이 추락했다. 붕당이라는 것이 잘 활용되면 입헌군주제 내지는 공화정으로의 발전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것인데 거기에 무리짓기(편가르기)와 상대편에 대한 적의가 극에 달할 때는 일종의 파시즘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그래서 4대사화가 발생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임금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신권과의 타협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태종과 세조처럼 무소불위의 군권을 행사하는 시점에서야 왕의 뜻을 관철 시킬 수 있었지만 16C 이후 조선의 국왕은 신권에 눌려 신하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혜로운 왕은 붕당을 이용해 정권을 바꾸어 가며 자신의 정치적, 신체적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왕은 반정을 맞이하거나 독살설의 주인공으로 전락하고 만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조선의 왕들이 신권과의 조화를 꾀하면서 국력신장에 힘썼다면 한국의 역사는 다르게 변했으리라! 

 이 작은 땅에서 아직도 편가르기를 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역사는 되풀이 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비록 민주주의라도 말이다) 인간의 본성이 편가르기라 해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면 역사의 수레바퀴 두 개가 잘 굴러가겠지만 상대편을 부정하고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본다면 수레바퀴 하나로 험한 길을 헤쳐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나온 역사를 과거의 단순한 기록으로 보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는데 있어 지혜를 구할 수 있는 거울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족, 사료를 해석하다보니 몇몇 용어의 경우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어야 했는데 이런 점들은 개정판이 출간될 때 주석으로 넣어준다면 다양한 독자층을 위한 큰 배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