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이 DVD타이틀 수록 내용을 보면 눈의 휘둥그레 집니다. 우리가 평소에 가기 힘든 루브르 미술관, 우피치 미술관, 피치 미술관의 주옥같은 명작들을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으로만 봐도 이 타이틀의 구매매력은 매우 높습니다.

게다가 카라얀 베스트 시디를 별도로 6장을 준다는 것까지, 한 마디로 예술과 교육용으로 소장가치가 상당히 높게 느껴지는 세트구성입니다. 또한 가격까지 대폭 할인되어 구매시 느낄 가격저항력도 상당히 작습니다. 그런데...왜 출시된지 2년 동안이나 망설인 끝에 구해하였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이 제품의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인터파크에서는 평가가 꽤나 괜찮게 나와있지만 다른 사이트에서 어떤 분이 이 세트에 대해 매우 혹평을 한 것을 본 뒤로 이 제품의 구매가 무척 꺼려졌었습니다.

그것도 혹평의 중심내용이 다른 것이 아니고 바로 화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DVD의 유려한 화면으로 펼쳐질 그림 세계를 꾸몄던 나에게 무늬만 DVD이지 실제로는 TV화질이라는 말은 충격과도 같았습니다. 그림 감상이면 화질이 생명일진데 그 화질이 문제라니...그 뒤로 나는 구입의사를 접었고 한동안 다시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위시리스트에 모셔다 놓을 것만 같았던 이 DVD 세트를 결국 사고 말았습니다. 명분은 커가는 애들 교육용이었지만 솔직히 나 자신도 사고 싶었던 것입니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받아본 DVD. 가족들을 집합시키고 무거운 마음으로 플레이를 눌렀습니다.

처음 나오는 제목...유치합니다. 제작년도가 오래되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머 하지만 그런데로 패스. 이윽고 이어지는 박물관 영상...으악, 역시 예상대로입니다. TV보다 못한 화질, 선명하지 못한 외곽선...아 이대로라면 역시 꽝인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메뉴가 3개가 뜨는데 첫번째 박물관 설명을 누르니 성의없는 텍스트 설명,,,'엮였군'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서둘러 작품감상에 들어갔습니다. 근데 기대를 많이 접은 상태여서 일까요? 의외로 그림 감상화질 자체는 앞서 나왔던 타이틀 영상보다는 나았습니다. 아니 생각보다 꽤 괜찮았습니다. 물론 극 HD화질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그림 감상하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와이프 반응도 좋았습니다. 애들도 신기한 눈초리로 유심히 보는 모습을 보니 아빠로서의 뿌듯함도 느껴지고^^ 그러더군요.

"그래 그림만 좋으면 됬지 머 있나" 그 뒤로는 몰입도 깊게 감상했습니다.

조금만 심혈을 기울였다면 이 DVD는 명작 반열에 틀림없이 올랐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열악한 타이틀 화면 개선은 물론 스페셜 피쳐도 미술가 소개, 부가영상(박물관 소개하면서) 등 다양하게 꾸몄으면 좋았을 걸 하는 바램입니다. 즉 2%가 부족한데 그 2%가 소비자들한테 외면받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카라얀 클래식 CD도 크게 안 땡기는게, 너무 유명한 작품(비발디 사계는 이젠 그만...ㅠㅠ) 위주로 되어 있다보니 집에 소장하고 있는 클래식과 대부분이 겹치더군요. 차라리 DVD 한장을 더 넣었어 그림소개를 더 많이 해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심도있게 관람하기 힘든 작품들에 대한 감상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알기 쉬운 해설로 그림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여 준다는 점. 그리고 그림 선정이나 구성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점. 마지막으로 그림 화질은 감상하는데 크게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하나쯤 소장할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세계의 명화에 대해 자꾸 보고 설명을 들으면 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