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재충전의 시간이다.

나 또한 이곳 저곳 여행을 다녀보면서 견문도 넓어졌고 많은 것을 배운 시간들이 많았다.

이 책은 여행사진가 이병률이 쓴 여행 산문집이다.

그는 세계의 이곳 저곳을 누비며 그곳을 담고 그곳에 대한 느낌을 적었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을 책을 대신하여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책 곳곳에 실린 저자의 글이 참 인상 깊다.

나는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정리하고 오기 위한 이유가 많다.

복잡한 생각들이나 인간관계를 정리해야 할 때 여행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다.

저자 또한 나처럼 여행을 떠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채울 것은 채우고 오는 듯 하다.

특히 청춘을 회상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나 또한 공감을 했다.

 

 

‘청춘은 한 뼘 차이인지도 모른다.

모두 그 한 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과 내가 맞지 않았던 것도,

그 사람과 내가 스치지 못했던 것도..

청춘의 모두는 한 뼘 때문이고 겨우,

그 한 뼘 차이로 인해 결과를 좋지 않기 쉽다.

청춘은 다른 것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다른 것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것이며 그렇다고 사랑으로도 바꿔놓을 수 없는 것이다.’

 

책의 중간중간에 있는 감성적인 사진들을 보면서 나의 감정 또한 감성에 빠지게 됨을 느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하물며 나와 오랜 시간을 만나고 지냈던 사람들과의 인연은 얼마나 더하겠는가?

한때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이지만 이별을 한 뒤에는 남이 되어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야 하는 일이야 말로 정말 고통스러운 일인 것 같다.

사람의 인연 이라는 건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이기에 더 애타지만 그냥 그렇게 추억 속에 가둬 두어야만 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 한 가지가 있다면 당신 앞에서 우는 일.

그래도 우리는 이 생에서 한번은 만나지 않았는가 말이다.’ 라고 글을 남긴 저자의 마음이 동화되어 괜시리 울적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사람들은 잘 살아간다.

힘든 일도 겪고 기쁜 일도 겪으며 매일매일 다른 감정들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게 사람이다.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이다.

 

 

 

‘주황은 배고픔의 색깔이다.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사랑에 굶주린 사람,

사랑에 병든 사람이나 병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래서 주황이다.

주황은 마지막 소원의 색이기도 하다.

소원을 불에 태운다면 그 색이 주황이다.’

 

 

 

 

나 또한 지금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바람은 분다.

그리고 나는 늘 그 자리에 있다.

바람이 불고 당신이 좋다는 것처럼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려는 노력보다 나쁜 습관을 버리려는 의지요, 노력이다. 25p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얻었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저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나에게로 끌어들여 내 생각을 교정해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299p

 

이 책의 저자 박경철은 의사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전문가 이기도 하다.

다양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자기혁명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소개한 자기혁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들려는 노력보다 나쁜 습관을 버리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좋은 습관들만 모방하고 만들려고 했었다.

정작 나쁜 습관들은 버리지 못한 채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보단 나쁜 습관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나쁜 습관을 내려 놓았을 때 곧 혁명은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나는 당장 시작해야 할 일들을 미뤘던 습관들, 출근 전 5분이라도 더 자려고 했던 습관들, 계획하고 작심삼일로 끝내버리며 늘 후회만 했던 습관들을 이제는 버릴 것이다.

 

저자의 자기 혁명 중에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그가 책을 읽는 습관이었다.

다른 자기 계발서 책이나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습관을 보면 단연 1위로 꼽히는 것은 독서이다.

하지만 저자의 독서 법은 조금 달랐다.

그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저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나에게로 끌어들여 내 생각을 교정해 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틀에 한 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다.

그는 읽는 책들을 모두 정독하는 것은 아니고 책의 내용과 특성에 따라 골라서 읽는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생각해보고 그 부분만 깊이 있게 보는 독서 법은 내가 꼭 배워야 할 독서법인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무슨 책을 읽느냐’보다 ‘무슨 책을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친 책 읽기는 좋지 않다.

나 또한 베스트셀러 책이나 실용서 위주의 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앞으로는 신간 책과 고전 책을 교대로 읽으려고 한다.

특히 고전 읽기는 대단히 중요한데 지금까지 고전을 즐겨 읽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을 읽으면서 나는 두 가지의 다짐을 하였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전에 나쁜 습관을 버리겠다고 다짐한 것 한가지와, 신간 책과 고전 책을 번갈아 가며 읽겠다는 다짐이다.

이 두 가지의 다짐을 과거로 흘려 보내지 않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는 것을 되새기고 싶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달콤하지만, 쓸모 없는 것들을 끌어안고 놓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저자 박경철의 치열하고도 여유 있는 모습, 그러면서도 알찬 자기 혁명을 참고하여 나 또한 나 자신의 혁명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