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가 베스트셀러가 되어 열풍을 일으켰을 때 나는 천사와 악마란 책에대해서는 무심했었다. 다빈치 코드를 사면서 댄브라운이 다빈치 코드 전에 쓴 책이란 것만 알고 한 번 읽어볼 생각으로 사긴 했지만 다빈치 코드는 흥분에 겨워 읽은 반면 이 책은 한동안 묵혀뒀었다. 얼마나 묵혀두고나서야 이 책을 읽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처음 한장을 읽은 순간부터 밤새는 줄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은 난다. 그렇게 1권을 읽고 겨우 잠을 청하면서 2권의 내용이 궁금해 도통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다빈치 코드를 읽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 책은 손에서 놓고 싶지가 않고 이건 분명 소설이지만 이렇게 역사를 파헤쳐 진실아닌 진실을 알려주는 작가의 대범함, 그에 대한 놀라움등 확실히 다빈치 코드 이전에 쓴 소설이라 그런지 무게감이 달랐다. 이 책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이 아닌 무언가 이룰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내게 주었다. 다 읽고 난뒤  다빈치 코드를 읽은 친구들에게 천사와 악마가 더 흥미로우니 꼭 읽어보라며 추천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려 다빈치 코드가 영화화 되고(비록 흥행엔 실패했지만) 천사와 악마 역시 영화화되어 오늘 드디어 개봉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랜만에 다시 천사와 악마를 집어들었다. 2번째 읽지만 이번에도 역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지만 왜 이 모든 내용이 진짜처럼 느껴질까? 

무에서 유를 창조한 CERN의 과학자가 만든 반물질 트랩, 이탈리아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바티칸 시국과 그들을 음해하려는 고대 조직 일루미나티의 부활, 그리고 그들이 남긴 흙, 공기, 불, 물을 상징하는 과학의 제단에서 살해되어지는 네명의 추기경과 그들의 몸에 낙인된 앰비그램, 과학과 종교의 이중성, 각각 추구하려는 진리 등
 
이 모든것들이, 사실이 아닌것들 조차 사실처럼 느껴지는 이 기분, 과학과 종교의 화합은 불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무신론자인 나를 더욱더 무신론자로 만들어버린 기독교(지금은 그때보다 생각이 유연해졌지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나의 무지, 그리고 천사와 악마란 책 제목처럼 이 세상도 분명하게 나누어졌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까지, 나는 정말 이 책이 좋다. 내용도 좋고 책의 분위기도 미스테리가 풀어지는 과정도 등장인물도 모두 좋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전에 상기시키려고, 로버트 랭던과 또 한번의 모험을 즐기려고 읽는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소설을 영화화하는데 부담감이 있었겠지만 원작만큼 멋진 영화가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