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을 덮으며 만감이 교차함을 느꼈다.
요즘 10대들의 생활의 일부를 엿보며 많은 이해와 안타까움이 앞섰고, 30대 기성세대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묵직한 숙제를 안게 된 것 같아 씁쓸하다.
가볍다면 가벼운 청소년 소설을 읽으며 웃고, 눈물짓고, 한숨 팍팍 쉬며, 단숨에 읽으리라곤 예상치 못했었다.

 '미친 호르몬'(?) 때문에 일어난 돌발상황에서 10대의 두주인공이 오갈데 없는 슬픈 짐승처럼 절규하는 말, "진짜, 미치겠네. 왜 우린 이렇게 어린 거야!"
눈물이 시야를 뿌옇게 가려버렸다.  
얼마나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이토록 처절히 절규하고 있을지..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청소년기에서 결혼까지의 기간이 연장되고 10대의 성경험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우리 청소년들의 성정체성을 명확히 해 줄 여타의 성교육이 미비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성 세대들의 그들도 그래왔던것처럼 때되면 알겠지..의 안일함속에서 방치되고 있음을 이 소설은 명확이 드러내준다.
"하고 싶어도 참아라. 정말 하고 싶어도 참아라. 미치도록 하고 싶어도 참으란 말이다. 무조건 참으면 된다"며 농담처럼 비웃으며 지껄이던 수학 선생의 발언에서처럼, 왜 참아야 하는지 참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어떻게 되며, 또 그 해결책은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다른 골목에서 주인공 하연이의 선택처럼, 인터넷 검색창에 [미혼모]를 쳐봤다.
어린엄마둥지, 혜림원, 열린집, 아침뜰, 고운뜰, 에스더의 집등등.. 미혼모의 편안한 쉼터, 무료 숙식 및 24시간 전화, 국내 입양 상담등등..
실로 놀라운 결과였다.  
수많은 미혼모를 만들어낸 건, 그들의 결여된 성의식도 아니요, 참을 수 없는 욕구도 아닌, 바로 현실에서의 대화의 단절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교사, 부모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조사에 의하면, 2008년 검색어 1위는 중국은 [영화], 일본은 [게임],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된 단어가 가장 많이 검색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 총회에서 터키, 일본, 프랑스와 경합 끝에 치뤄진 29회 올림픽 경기대회는 올해 8월 8일부터 8월 24일까지 중국의 ’베이징’에서 치뤄졌다.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은 개최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티베트 인권 탄압에 항의하여 세계적인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등이 있었으며, 스촨성에서 대규모 강진이 발생하여 중국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또한, 상하이 버스 방화사건, 윈난성 쿤밍시 버스 폭발 사고, 신장위구르 자치구역 폭탄 테러등 크고 작은 테러와 폭동들로 인해 중국 정부는 사상 최대의 보안 요원들을 투입하기도 하였다.  

호주 시드니 출생으로 군 출신인 저자 ’에이드리언 다게’는 중국의 이러한 특수한 상황을 예견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대對  테러 전쟁이란 소재로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엮어냈다.
그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생화학 및 핵 공격에 대비한 보안을 담당하였었는데, 그의 전력답게 다소 무거운 분야일 수 있는 생화학 분야를 전쟁용 생화학 무기에 접목시켜 매우 세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잘 표현해냈다.

또한, 이 소설의 특징은 여러명의 주인공들이 목적을 향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동시에 알려주기 위해 각각의 활동처를 소제목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부분을 읽으며 전체를 정리해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유형일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중반을 치달을때까지도 기다리는 유형이 나오지 않아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모든 소설의 백미인 ’로맨스’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매력적인 여주인공 ’케이트 브레이스웨이트’박사와 베테랑 CIA요원인 ’커티스 오코너’요원의 로맨스가 암시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일사천리로 읽혀내려간다.
그리고 그들처럼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의 공로로 현실에서도 소설속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테러는 일어나지 못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외친다.
우리가 다른 문화에 관대해지고 나아가 수용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이 책은 그저 허구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끝으로, 작가가 다음 소설을 쓸 때는 ’로맨스’에 대해 좀더 깊이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주고싶다.

 

 

인생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고난과 아픔들..
그 종류도 가지가지, 슬픔의 깊이도 가지가지겠지만 그것들중에 첫손가락을 뽑자면 자식이 부모를 앞서가는 슬픔이라 생각한다.부모의 가슴에 무덤을 만든다는데, 그 아픔의 무덤을 가슴에 얹고 평생을 살아가자니 그 무게에 짓눌려 어찌 살겠는가!...
그러나, 그 크나큰 아픔을 책을 나누는 기쁨과 보람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첫 산문집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읽기를 좋아한다며 서평(?)을 빌미로 책을 받아 읽고, 그 책들을 책꽂이에 꽂아 줄곧 안락사(?)시켜온 나의 이제껏 행태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었는지 깊이 반성해본다.

 며칠 전, 서울역을 지나며 한 노숙자를 눈여겨보게 되었다.매번 보는 그들의 행태는 항상 의지없는 눈빛으로 바닥에 누워 잠들어 있거나, 멍하니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었다.그런데, 그 노숙자는 차가운 계단에 반듯이 앉아 낡은 책 한권을 펼쳐들고 있었다. 그리고 한 줄 한 줄 세심한 눈길이 활자 위해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신선한 충격이 잠시 머물러갔다.
그리고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밥은 거지를 만들고, 책은 부자를 만든다>-깊이, 또 깊이 새겨둬야 할 귀한 말씀이다.
아마도 책을 읽던 그 노숙자가 머지않아 서울역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해본다.

 또한, 한 교회의 담임 목사로서의 그의 종교관에서 이제까지 생각은 했지만, 딱히 말로 풀어낼 수 없었던 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있음에 솔직히 ’얼씨구나!’가 절로 나왔다.
"신은 교회 안에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자연속에도 머문다.  바위에도 있고, 구름에도, 날아가는 잠자리 날개에도 신은 있다.  믿음은 강요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한다."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받고, 또 받게 될 많은 이들이 작가의 믿음-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꾼다-처럼 좋은 삶, 좋은 세상을 이루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