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이야기로 보는 조선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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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광 <조선의 화식 열전,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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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인가

'조선을 뒤흔든~' 으로 시작하는 이수광 저서들이 여럿 나와

몇 권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기억이 흐릿해서, 찾아보니 기억이 조작됐나보다

 

'조선을 뒤흔든~'으로 시작하는 책도 별로 없고 그나마도 안읽은 책이 많더라ㅋㅋ

 

난 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ㅋㅋㅋㅋㅋ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조선의 이름난 부자 열 여섯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통 재물을 쌓는 것을 군자답지 못한 부정적인 일로 여겨 왕이나 영웅 이야기만 많이 다뤘지

부자에 대해서 조명한 일은 적다

 

하지만 저자는 부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부자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인간 본성을 탐구할 수 있어 좋고

재물을 모으는 일에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본받을 점도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사마천의 사기 중에서 부자의 이야기를 다룬 <화식열전>을 좋아한다고 한다

 

재물을 모으고 늘리는 화식, 즉 축적과 증식에는 분배가 따라 붙는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자들 거의 다가 재물에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으며

모은 재물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다

 

자신은 조금 덜 누리고 많이 참아야할지라도 베풀 땐 과감히 내놓는 자세를 보인다

 

또 하나, 여기 나오는 부자들이 전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세는 죽기 살기로 돈을 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독하다고 뒷담화를 해도 개의치않고 정~말 피땀 흘리며 열심히 끌어모은다

 

부자가 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 흐름 또한 경제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조선의 경제적 부분 말고도 다른 정치라던가 문화 등의 다른 요소들도 함께 나오기때문에

조선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 수 있어, 역사 공부가 절로 된다

 

 

 

 

 

또 설명문 형식이 아니라 일화를 소설처럼 만들어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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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식으로 전개돼서 확실히 덜 지루하긴 한데

이 중 어느 부분이 꾸며진 부분이고, 어느 부분이 기록에 있는 부분인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소설 부분들이 약간 유치한 느낌!

 

나는 청소년용 도서라고 착각하고 읽었을 정도

 

단순하고 유치해서 당연히 청소년 도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까 청소년 아닌 거 같다(...아마)

 

그래서 난 청소년 도서인 줄 알고 ㅋㅋㅋ

약간 성적인 부분 나올 때마다 (변응성, 김생 이야기 등)

요새는 개방적이니까 청소년 도서라도 이런 거 거침없이 실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음ㅋㅋㅋ

 

 

 

 

 

그런데 부자들의 돈 모으는 비법 이야기라던가

돈에 대한 태도 이야기만 다룰 줄 알았는데

(물론 그런 이야기 다루긴 하지만)

돈이랑 관련 적은 자질 구레한 다른 이야기도 무지 많이 나온다

 

초점이 돈에 잡혀 있지 않았음

 

그래서 '부자로서의 본받을 만한 이야기' 읽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조선시대 유명했던 사람 일대기 모음집 느낌?

그냥 인물 선정 기준이 부자일 뿐인? 그런 느낌이었다ㅠㅠ

 

또 시대 상황이나 주인공 주변인물 이야기 등을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사족처럼 느껴지는 일화도 많고..

 

붕 떠있는 느낌으로 읽게 됐다

 

아쉽아쉽...ㅜㅜ

 

 

 

 

 

 

 

내가 놓쳤을지도 모르지만 오탈자가 없고 편집이 잘 돼있다고 느꼈다

 

종이 그렇게 따지진 않지만.. 종이도 빳빳하고 맨들맨들한 재질 종이이고

표지도 예쁘고 글씨체나 줄간도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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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은 회색 글씨로 들여쓰기해서 나와있었는데

회색이 진회색이라 검은 글자랑 별 차이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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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빼곤 책 구성 대체적으로 맘에 들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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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예행

윤아해·조미자<밤밤이와 안녕할 시간>​

 

 

 

아이건 어른이건 받아들이기 힘든 게 바로 이별인데

인생에서 처음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은 꽤나 큰 충격이 아닐까 싶다

 

<밤밤이와 안녕할 시간>에서 주인공 아이 '나'는 키우던 강아지 밤밤이와 이별하게 된다

 

 

 

이야기의 제일 첫 부분이 밤밤이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책 제목과 책 소개글을 보고 강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가 죽는 부분은 중간 정도에 나올 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밤밤이가 죽어서 놀랐다

 

"뭐야 왜이렇게 충격적인 시작이야?"하면서 읽기 시작함ㅎㅎ

 

 

 

 

 

말했다시피 강아지가 죽고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룬 책인데

이를 도와주는 존재로 곰돌이 인형이 등장한다

 

곰돌이는 여덟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나'가 자연스럽게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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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여덟가지 방법을 거치면서 '나'는 성숙한다

 

나는 이 방법들이 병렬적으로 제시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약간은 단계적이고 중첩되는 부분도 있다

 

 

 

 

 

누구나 그렇듯, '나'역시도 제일 처음엔 밤밤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내, 힘든 시간을 견디고 나름의 방법으로 아픔을 견뎌내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절망의 시간에 빠지는 모습, 애써 일상으로 돌아오는 모습, 그러다가도 다시 그리움에 빠지는 모습 등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 때 겪게되는 과정이 나온다

 

 

 

 

 

이는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그림에서도 잘 나타난다

 

'나'가 어두운 방안에 누워있는 장면이 그림으로 나오는데

시커멓게 칠해진 벽의 색깔과 질감으로 슬픔을 이기기 힘든 '나'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또 '나'의 절망적인 표정으로도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얼마나 큰 상실감에 휩싸여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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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귀여운 그림 스타일이 맘에 들었는데

그림체만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 상태나 내용 표현이 잘 되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나'랑 밤밤이 둘 다 짱 귀여움+_+b

 

 

 

 

 

실제 누군가의 죽음과 맞닥뜨리기 전, 반려 동물과의 이별을 가정해봄으로써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 때 대처방식을 미리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동물인 강아지의 죽음을 다른 대상이나 다른 상황의 이별로 옮겨가 적용해볼 수도 있다

 

예컨대 할머니가 돌아가신다거나 전학으로 친구들과 이별한다거나 하는 상황으로 말이다 

 

 

 

 

 

부록에서는 한번더 이별 상황에서 바람직한 행동 방식을 정리해주며

감사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독후활동을 진행해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있다

 

 

 

이별이라는 것은

아무리 준비를 하고 여러번 겪어보았다해도 무뎌지기 어렵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치는 슬픔보다는

한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는 쪽이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

 

아직까지 이별상황을 경험해본 적 없는 상태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미리 그러한 상황을 상상해보면

조금 덜 절망하고 더 빨리 시련을 이겨낼 수 있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하며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름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이꽃님 <이름을 훔친 소년>

 

일제강점기 평범한 소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굉장히 참신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여관에서 일하는 거지 출신 주인공 소년 '최용'은

가방을 훔치려다가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게 된다

 

일부러 두 행인을 부딪히도록 유도한 뒤, 가방을 훔치다가 가방 주인인 소년, 주학에게 붙잡히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가방과 훔치려던 가방이 뒤바뀌게 된 것이다

 

주학에게 붙잡혀버린지라, 가방을 되찾아줘야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뒤바뀐 가방 속에는 창씨개명을 거부하자는 전단과 총이 들어있다는 사실

 

최용과 주학은 일본 경찰에 들킬까봐 조마조마해하며

잃어버린 주학의 가방을 되찾으려, 또 문제의 가방을 처리하려 동분서주한다

 

굉장히 재미있는 사건이라 누구나 흥미를 가질 법하고

나 역시도 재미있게 읽으며 책장을 술술 넘겼다

 

 

 

최용은 부모도 없고 여관에서 심부름이나 하는 소년이기에

조국 독립이고 뭐고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독립이 된다 한들 가난하고 외로운 삶에 무슨 변화가 있겠는가?

 

독립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같은 여관에서 일하던 형, 기영에게 들은 말이 전부이다

 

그런 최용의 손에 창씨개명 거부 전단과 총이 들어온 것이다

 

주학의 가방을 되찾기 위해 뒤바뀐 가방의 주인을 추적하다보니

독립운동을 방해하려는 세력으로 몰려 위협도 받는다

 

가방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주인공 최용이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가방 사건이 전개의 중심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는 건 창씨개명인데

이름이 필요없는 거지 시절부터 최용은 자신의 이름 최용을 버리지 않는다

 

다른 거지들이 이름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괴롭히는데도

절대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았던 최용의 어린 시절과

창씨개명 반대 운동은 맞닿아있다

 

최용은 그깟 이름 하나때문에 생계에 위협을 받는데도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 기영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반복된 꿈, 기영을 비롯한 용기있는 자들의 행동 등을 보며

기영도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자신의 이름을 생각하게 되고

개인적 주체성과 더불어 민족적 주체성까지 깨닫는다

 

 

이름은 그저 누군가를 부르기 위한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정신 모두를 아우르는 것

그 사람의 모든 것과 동급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시대 상황과 맞물려 민족 정신을 상징한다

 

최용의 개인의 성장을 그리며 교훈을 줌과 동시에

역사적·민족적 의미까지 부여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재미까지 선사하는 작품

 

또 공간적 배경이나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1940년대 경성의 분위기와 풍속를 느끼도록 해주는 유익함도 있다

(일제강점기 분위기를 전혀 모르는 청소년들이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간단한 수준)

 

 

장독을 장독대라고 쓴 부분이나

딱지인데 누렁이라고 오기한 부분,

인터넷 소설처럼 말 끝에 물결표를 사용한 부분 등

약간의 오류는 있었지만 심하거나 잦은 부분이 아니라서 읽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문장이나 어휘 표현이 되게 어린이 책이나 인터넷 소설같아서 아쉬웠다

 

사실 청소년 대상의 책인 걸 알고 있다가

책 읽을 때 깜빡해버려서

문체나 책의 분위기가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한참 읽다가 나중에서야 청소년 책이라는 게 기억났음ㅋㅋㅋ

 

 

제목을 상당히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용이 훔친 가방에는 창씨개명 반대 전단지가 들어있었고

주학이 훔친 것도 동네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징병 문서였으며

마지막 가서 소년들이 훔치는 것도 이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