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복잡한 삶과 생존의 치열함에서 벗어나 여행을 꿈군다. 도시이든 휴양지가 됐던간에 여행이라는 단어는 소풍가기 전날의 설레임처럼 행복한 단어이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도 좋지만 가끔 어렸을때 살았던 곳을 가보고 싶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밤기차를 타고 흐르는 개천의 새벽 안개가 맞이하는 동네가 어렸을때 살았던 곳이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살았으니 꽤 오래 살았던 곳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개천은 복개 공사로 도로가 되었고 지하철이 생기면서 복잡하게 변해 버렸다. 그 동네에는 작은 영화관이 있었다. 동시상영을 하는 곳이다. 중간 중간 영사기의 필름이 끊기기도 하고 약간 냄새도 났던곳이다. 적은 용돈으로 거기서 참 많은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지금 그곳은 어떻게 변했을까.

 

 

<도시 탐독>은 홍콩과 마카오를 중심으로 하여 도시의 삶속을 추억과 함께 순례하며 다양한 사람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 책이다.

수많은 얼굴로 이방인을 맞이하는 홍콩은 열강의 지배라는 역사의 질곡을 거치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도시이다. 다양한 출신의 사람이 좁은 지역에서 사는 홍콩, 우리가 사는 도시도 그곳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복잡한 도시를 항상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 도시민이다. 그렇지만 며칠만 도시를 떠나 있으면 왠지 불안하다. 소음, 엄청난 사람의 인파, 복잡한 교통, 쉴새없이 밀려드는 광고 하지만 그런 도시의 복잡함이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는 살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큰 재래시장을 가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형 마트가 편하다. 중간에 배고프면 시식이라는 핑계로 이쑤시개 하나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은 주차장도 거의 없다. 아내가 장을 보면 난 양손에 가득 검은 비닐봉지를 들어야 된다. 아이들이 다리 아프다 힘들다고 하면 맛있는 설탕 가득 바른 도너츠가게도 찾아야 된다. 그래도 시장에 오면 살아 있음을 느낀다.

<도시 탐독>은 그런 살아있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이 계시면 홍콩 영화 한편 보고 읽으면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 된다. 주윤발의 쌍권총, 임청하의 매혹적인 눈빛, 주성치의 유쾌한 쿵푸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도시 탐독>은 오래전 우리와 함께 했던 친구를 만나는 느낌일 것이다.

 

"여행은 서로가 서로를 구경하는 것이다."

헐리웃 영화 중에 <죽어야 사는 여자>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사람의 외모는 당연히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몸의 탄력이 줄어드는데 마법의 묘약을 통해 젊었을때의 신체로 다시 되돌아 오는 여자들을 주제로 한 영화이다. 결국 남자주인공은 멋지게 나이가 들어 인생을 마무리 하지만 두 여자는 죽지도 못하면서 로보트 처럼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도터 빌링턴이 쓴 <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은 성인발달(adult development)이라는 생소한 학문을 전공한 저자가 다양한 고객과 만나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성인이 되었다고 성장이 멈춘것이 아닌 성인도 계속 성장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46가지의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무겁지 않은 주제이다. 사실 나이 들어 간다는 그 자체가 무거운 내용이기에 굳이 책에서까지 표현하지 않고 그런 요소들을 배제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페이지 중간 마음의 휴식처 같은 멋진 풍경의 사진과 좋은 글들이 수록되어져 있다.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은 어떤 것일까. 대부분 경제적인 성공을 일순위로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경제적인 요소는 언급하지 않는다. 잃어 버린 열정을 되찾고 계속 배움을 지속하며 건강에 신경쓰고 주변 사람과 원만한 소통을 하는것이 결국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다.

 

<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에서의 소개된 46가지 중에 본인도 몇가지를 실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우선 공감하는 부분은 32번 '날씬한 기분을 맛보아라'

항상 몸을 움직이고 운동을 하여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주지하다시피 비만은 성인의 최대 적 중의 하나이다. 젊었을때는 운동을 안해도 날씬한 몸이 유지가 되었는데 남들이 중년이라고 하는 나이대가 되면 중력가속도의 법칙이 적용되어 살이 축축 처진다. 꼭 돈을 들여 하는 운동이 아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면 최고인듯 하다.

 

두번째 공감하는 부분은 36번 '배움은 곧 성장이요, 성장이 곧 배움이다'

대학에 진학할때까지 죽어라 공부하다가 대학만 들어가면 공부와는 끝이다. 하지만 사회는 그런 사람이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계속해서 자기계발을 해야한다.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고 이런 저런 일로 인해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어려운건 사실이다. 영어공부, 업무와 관련된 공부 등도 좋다. 시간을 정말 내기 어렵거나 잘게 쪼개진 시간밖에 없다면 최고의 공부는 독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의 종류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읽으면 되는 것이다.

 

<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은 부담 없이 편안하게 굳이 처음부터 보지 않았도 되는 그런 책이다. 거실 어딘가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 두었다가 차 한잔 마실때 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조의 지혜와 생활을 알수 있는 유명한 고전을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써진 책이다.

홍길동전, 허생전 등 익히 들었던 고전이 이미 출간되었고 이번에 아이와 같이 읽은 책은 강림도령이다.

둘째 녀석은 홍길동은 알겠는데 강림도령은 누구냐고 물어보았을때 속으로 뜨끔하였다. 나도 처음 듣는 고전속의 인물이다. 

그래서 아동책이지만 같이 읽어가며 고전속의 주인공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어렸을때부터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읽혀주려고 할때 빠지지 않는것이 고전이다. 교과서에도 인용이 많이 될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생각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전은 문장이나 단어의 쓰임 등이 아이들에게는 낯설고 어렵게 다가 올 수 있다.

이책은 이런 부분을 고려해 책을 펼치면 재미와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글자체에 다양하고 재미있는 효과를 주어 몰입도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

 

 

 

큰 소리를 지르는 대목에서는 글자 크기를 키웠고 뒤로 넘어지는 장면 묘사는 기울임꾤로 표현하여 글자체를 통해 다양한 행동의 묘사를 보여 주고 있다.

 

 

아주 어렸을때 큰아버지가 배를 타고 나가셨다가 돌아오지 않으셨다. 할아버지댁에서 굿을 하셨는데 제법 크게 굿을 한것으로 기억된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선조들은 이승과 저승에 대해 서양과는 다른 방식으로 마음대로 왔다 갔다하며 저승에서도 이승과 똑 같은 삶을 사는것으로 판단한다. 서양은 사람이 죽으면 공포스러운 괴기 영화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저승에서도 또 다른 삶을 살기에 굿을 한것이다.

 

강림도령은 이런 우리 선조의 사상을 유쾌하게 표현한 고전이다.

할로윈데이같은 말도 안되는 외국 문화가 우리 아이들에게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어린 학생들이 고전과 친해지면서 선조의 숨결과 지혜를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본 도서는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