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1
늑대야, 너도 조심해 글 그림 시게모리 지카

늑대가 나오는 세 편의 명작동화를 한 그림책에서 만나요

늑대야, 너도 조심해는 책의 제목이면서 할머니가 옛 동화책을 읽어주며 손자에게 당부하는 말이기도 하다. 늑대와 일곱 마리의 아기염소, 빨간 모자, 아기 돼지 삼형제는 모두 늑대가 비참하게 죽는데 늑대 입장에서 보면 무서운 대상은 늑대가 아니고 꾀를 써서 늑대를 죽인 염소와 돼지, 빨간 모자다.

늑대는 무섭고 사납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늑대입장에서 보면 잔혹하게 죽임을 당한 늑대 조상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반면교사로 삼는다. 늑대는 세편의 전래동화를 읽고 염소와 빨간 모자, 아기 돼지 삼형제를 조심하면서 그들을 먹을 계획을 세우나 염소와 빨간 모자, 아기 돼지 역시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그들만의 생존전략을 펼치므로 늑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지 않는다.

원작도 동시에 읽게 되는 독특한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림책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가엾은 늑대

할머니가 읽어준 그림책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늑대는 그림책에서 본 그대로 조심하려고 하지만 조금씩 기대가 어긋난다. 늑대의 문제는 늑대가 읽은 그림책에 대한 정보는 늑대만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상대편은 알지 못한다는 잘못된 전제로 그림책과 동일하게 실행하며 조심하지만 그들을 결코 잡아먹을 수 없다.

책만 들여다 보느라 일부만 보고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불쌍한 늑대!

사납고 무섭기보단 소심하고 어리석어 짠한 늑대를 만나게 된다.

면지엔 원작의 스토리를 8장면으로 재미있게 담아내고 있다.

겉 표지를 넘기면 그림으로 가득한 면지를 만나는데 면지엔 그림만으로 세편의 원작을 담아내고 있다. 그것도 8개의 작은 그림으로 코믹하게 담아내고 있다. 원작을 아는 아이들에겐 이야기를 말해보게 할 수 있고 원작을 모르는 아이는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꾸며보게 할 수 있다.

면지를 통해 먼저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이 작품을 읽는다면 반전의 즐거움을 크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감상

늑대가 나오는 세 편의 전래동화의 원작과 함께 비교해 볼 수 있는 패러디 작품을 즐겁게 감상해봤다.

깊이 있는 반전패러디 동화라기 보다는 코믹한 반전동화라고 할까?

예상치 못한 결말에 아이들은 재미있다며 환호한다.

패러디 작품은 고정된 스토리와 닫힌 결말에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새로운 관점을 부여해 결말을 자유롭게 이끌어 아이들도 자신만의 결말과 스토리를 창작하게 하는 힘이 있다.

세 편의 원작의 이야기와 변화된 이야기가 함께 나오면서 이미 알고 있는 원작의 스토리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예상하지 못한 코믹한 결말에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웃게 되는 묘미가 있다.

늑대야, 너도조심해, 미운오리새끼

 

보누스	2015.07.25
도형이 쉬워지는 인도 베다수학 마키노 다케후미 지음

구체적인 손가락이나 도형이미지로 곱셈을 계산해요

인도 초등학교에선 구구단을 굳이 외우지 않고도 곱셈을 쉽게 할 수 있는데 간단한 손가락 규칙만 배우면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암호같기도 하고 게임처럼 보이는 손가락 계산법은 초등 1~2학년 아이들이 수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사각형의 넓이는 가로 x 세로인데 두 수의 곱셈을 사각형 넓이를 이용하여 쉽게 계산하며 공통된 원리들을 뽑아내어 적용한다.

숫자를 도형으로 표현하기

소수점아래의 숫자가 반복되는 소수를 순환소수라고 하는데 순환소수는 분수로 표현이 가능하고 순환소수를 베다서클을 이용하여 도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 꼭 애니어그램 도형처럼 대칭적인 도형이 만들어지는데 도형은 숫자의 또 다른 표현임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9X9의 배다 마방진의 한 줄을 도형으로 표현해 볼 수 있는데 기하학적이면 반복적인 독특한 문양이 만들어진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도형의 넓이를 쉽게 구하기

피타고라스 정리를 모르더라도 대표적인 대표적인 직각삼각형과 대각선 길이의 비 4가지 사례를 제공하여 그 비를 이용하여 평행사변형, 사디리꼴, 마름모의 넓이를 도형의 넓이 공식을 외우지 않고 계산할 수 있다. 이 때도 도형의 일부를 자르거나 뒤집고 연결하기 등으로 도형을 변형하여 계산한다.

감상

도형이미지로 수 계산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원리들을 배우고 연습해 볼 수 있게 연습문제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면 보수개념을 배우는데 이 책처럼 베다 서클로 배웠다면 수의 기초인 보수를 좀 더 받아들이기 쉬웠을 테고 도형인 원의 이미지와 결합해서 잘 기억할 수 있었을 텐데 먼저 접하지 못해서 아쉽다. 손가락 구구단을 보니 구구단을 굳이 외우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물론 덧셈과 일의 자리 곱셈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구구단을 외워버리면 구구단이 훨씬 간단하게 느껴지며 손가락 구구단이 재미있지만 유용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러나 구구단을 외우지 않아도 구구단만큼 바로 계산이 가능하여 놀랍다. 구구단을 외웠지만 인출이 느린 아이는 손가락 계산법이 훨씬 재미 있단다.

예전에 빠르게 계산하는 법에 관한 책을 접한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인도 베다수학 계산법인데 그때는 왜 그렇게 계산해야 하는지 그 원리가 나오지 않아 잊고 말았다. 사각형넓이 계산 원리를 제공했다면 오래 기억했을 텐데 방법만 제공하고 있어 곱셈할 수의 패턴에 따라 그 방법을 외우는 일이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도형으로 원리를 알고 보니 직접 계산하는 방법보다 훨씬 간단하다. 무엇보다 도형이미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복잡한 곱셈도 사각형 넓이를 변형해서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구구단을 활용한 곱셈이 익숙한 사람들은 도형의 넓이 계산시 도형을 잘라서 도형을 변형하고 곱셈에 사용하는 수에 따라 도형도 변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익숙해지면 이미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고 일반 계산보다 훨씬 간단하며 주어진 도형을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도형을 자르고 옮겨는 변형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고 신기한 수학체험을 통해 수와 도형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익히며 수학의 또 따른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도형이쉬워지는인도베다수학

자음과 모음	2015.07.21
마녀에게서 온 편지 멘눌라라 시모네타 아넬로 혼비 지음

가정부이자 집사이며 집안의 재정까지 담당했던 여인 멘눌라라의 장례식을 통해 살아 있었을 때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일개 하녀인 그녀는 죽어서 로카콜롬바 주민들의 끊임없는 화제 거리가 된다.

재미있는 건 평소 말이 별로 없었고 외골수였던 그녀였기에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저마다 달랐다. 창부부터 사악한 마녀라고 멘눌라라와 개인적인 원한을 진 사람들은 죽은 그녀의 뒤에서 애도는커녕 악담으로 가득하다. 마을 주민 중 일부만이 그녀의 성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고 좋게 본다.

그녀의 실체는 무엇일까? 편지를 배달하는 대리인은 누굴까? 그 많은 돈을 어떻게 모은 걸까?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알팔리페가 자녀들을 오랫동안 돌봤기에 그들을 가장 잘 알았던 멘눌라라는 죽어서도 그들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조정한다. 멘눌라라가 죽은 지 30일을 기념하는 동안 저마다 다르게 기억하는 멘눌라라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된다.

감상

소설책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지만 구성방식이 치밀하고 전개 방식이 매우 흥미롭다. 주인을 섬기는 시종이었던 주인공 멘눌라라 스스로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없다. 유서인 편지조차 대리인을 통해 쓰여지고 전달된다. 그녀는 간접적으로 독자에게 자신을 드러낸다. 명예와 자존심이 높았고 지적 호기심이 강했던 멘눌라라는 죽어서 자신의 주인이며 사랑하던 사람 오라치오 알팔리페가의 무덤에 함께 묻히며 오페라 자선 공연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오라치오를 명예롭게 하며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미스터리 방식으로 한 여인이 자신의 명예와 사랑을 회복하는 스토리는 그자체로 흡인력이 있고 매력적이지만 이 책의 지리적 배경인 이탈리아 로카콜롬바 마을의 문화들을 속속들이 보여주면 아직은 전통적인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지만 현대화로 조금씩 전통이 해체되어 변화는 모습들과 이탈리아의 시대적 흐름들을 읽을 수 있다.

1963년 가난한 한국 농촌의 딸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도시로 가서 가정부로 일하거나 열악한 환경의 섬유공장에서 미싱을 돌리다가 공장장이나 윗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해도 항의할 수 없었던 암울한 시절과 겹쳐진다.

혈연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와 상당히 유사한 이탈리아의 가족문화와 옆집 숟가락까지 알고 지낸 한국 시골의 풍경도 떠오른다. 사건이 터지만 온 동네에 소문이 바로 퍼지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게 되고 소문만 무성하지만 한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단편적인 모습만 자신의 사적 감정과 결합하여 기억하는 인간의 가벼움에 씁씁함을 느낀다

마녀에게서온편지멘눌라라, 자음과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