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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주니어 |
2012.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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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맘을 몰라 재니호커 글, 앤서니 브라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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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리즈의 나이가 나오지 않지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잘 그리는 아이로 섬세한 감정을 지닌 소녀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상으로 받은 아끼는 스케치북에 우스꽝스런 누드화를 그려놓은 오빠 앨런으로 너무 화가 났는데 아빠마저 웃어서 너무 상처를 받는다.
리즈의 분노와 속상함은 “그녀는 멀리, 아주 멀리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라는 글을 통해 잘 들어난다. 가족 곁으로 되돌아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솟구치는 분노를 그림 밑에 글로 표현한다.
오토바이 경주에 함께 참가하는 아빠와 오빠 앨런의 틈바구니에서 들러리 같은 존재인 리즈의 입장에선 곤욕스럽다.
특히 짓궂게 여성을 비하하는 말장난으로 리즈의 심기를 계속해서 건들이고 오토바이 정비로 상처입은 리즈의 마음을 다독이지 못하는 아빠가 몹시도 서운한 리즈이다.
해마다 반복적인 오토바이 경주대회로 주말휴가를 보냈던 리즈가 이번만큼은 자신의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어 칼튼 홀의 정원을 둘러보며 어제 만났던 한때 남자였던 할머니 샐리 벡 할머니를 만나고 셀리 벡 할머니의 젊은 시절이야기를 듣게 된다.
샐리 벡 할머니는 가난하고 억압된 가정에서 자유를 얻기 위해 오빠의 옷을 걸치고 집을 나와 오빠의 이름인 잭 벡으로 칼튼 홀의 정원사 컴스티의 보조로 취직하며 처음으로 자유를 얻는다.
90평생을 살아온 정원사 컴스티는 어느 날 잭 벡에게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해준다.
“나무를 인위적인 모양으로 다듬는 가지치기야말로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사악한 기술이다 이거지. 오직 한 신사 양반의 눈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연스러운 것을 부자연스럽게 바꾸는 데 내 구십 평생을 바치면서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란다”
가슴을 졸이며 남성으로 살아가던 샐리 벡은 유부남과 정을 통해 임신한 하녀 리디의 모함으로 자신의 ‘성’을 밝히고 자신 본연의 모습으로 칼튼 홀의 정원사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리즈가 잭이었던 시절이 그립지 않냐고 샐리 벡 할머니에게 묻자 할머니는
“행복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갈 때가 훨씬 더 행복했어!”라며 단호하게 소리친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남성으로 살아야 했고 그 대가로 형제들과 인연을 끊고 때론 고독하게 살아가지만 대단히 용감하다.
샐리 벡 할머니처럼 나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를 얻기 위해 저렇게 모험을 감내할 수 있을까?
성장기의 아이들은 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모가 원하는 상에 맞추려고 하거나 또래 집단의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 모방을 하기도 한다. 부정적인 일탈행위에 가담하기도 한다.
타인의 인정에 대한 욕구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면서 왜곡되며 갈등하게 된다.
인위적인 어색함과 불편함은 자아와 충돌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게 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지점에서 자신과 화해한다.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자신이 살아왔던 모습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 정체성과 주체로서의 자아에 눈뜨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해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그림을 앤서니 브라운 작가가 그려서 대단히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살짝 못 미쳤다.
앤서니 브라운의 개성적인 느낌을 느끼지 못해서 책 표지에 그림 그린이에 대한 강조가 없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듯하다.
세밀한 나무 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릴라의 털 묘사와 비슷하지만 작가가 표현한 독특하고 기이한 정원의 모습이 너무 밋밋하게 그려져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개성적인 앤서니 브라운 만의 그림의 맛을 느낄 수 없었다.
푸른숲주니어,
아빠는내맘을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