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스톤	2015.09.26
42가지 마음의 색깔 크리스티나 누녜스 페레이라/라파엘 R. 발카르셀 지음

 

다양한 마음의 감정을 알아채고 그 미묘함을 구분해봐요

빛의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우리의 기분상태를 얼마나 섬세하게 그 차이를 구분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대표적인 몇몇 감정만을 인식하고 나머지 미묘하게 다른 감정들을 대표감정으로 뭉뚱그려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들을 잊고 살지 않았던가?

자녀들과 함께 무려 42가지나 되는 감정들의 표현과 구체적인 사례들을 함께 읽으며 주로 표현하는 감정들과 그 동안 표현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알아 볼 수 있다.

보통 비슷한 감정들은 비슷한 다른 감정들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데 이 책에선 연쇄적으로 반응하는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같이 묶어놓았다. 포근한 감정은 사랑을 불러일으켜 포근함에서 사랑의 감정을 연상시키며 사랑의 정반대는 미움, 미움이 행동으로 표현되면 화, 화나기 전에 싫은 것을 계속할 때 느끼는 감정 짜증처럼 기분에 따라 비슷하지만 다른 연상되는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다.

자녀 연령별에 따라 읽는 방법을 가이드해주는 책

이 책을 읽기 전에 자녀 연령에 맞게 읽어주는 요령을 안내해준다.

3~6세 아동, 7~9세 아동, 10~12세 아동에게 짧지만 인상적인 책 읽기 가이드를 해주고 있어 이 책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게 돕는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

한 명의 그림작가가 아닌 여러 작가가 여러 감정의 삽화를 그려 넣어 감정에 따라 삽화가 다 달라서 삽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귀여운 삽화부터 만화일러스트처럼 친숙한 삽화, 스팀펑크아트가 연상되는 페데리코 콤비의 독특한 삽화는 초현실적이며 우울하고 기괴하다. 감정을 표현하는 작가들의 독특한 그림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감상

한참 반항심이 많은 10살 아이의 분노도 풀어줄 겸 퀴즈형태로 감정 맞추기를 하며 42가지 감정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반감을 가져 반항하는 아이는 자신이 왜 내게 반항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나는 아이의 섬세한 감정을 무시하고 살고 있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기분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한 일러스트도 감상하면서 최근의 감정상태들도 점검해 볼 수 있었으며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의 쓰임과 표현들을 아이들과 함께 배워볼 수 있었다.

 

42가지마음의색깔, 레드스톤

작가와비평	2015.09.19
땅콩집 이야기 7080 강성률 장편소설

주인공은 6남매의 장남이자 한 집안의 가장인데 대학시절 ROTC 장교, 군생활, 교수임용의 기다리며 더럽고 치사한 고된 대학 시간 강사를 전전하다 결국 국립대학 교수로 임용되는 과정까지 그리고 있다. 60년부터 80년대까지의 한국의 어둡고 슬픈 현대사를 마치 한국사를 보듯 자세히 보여주면서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한 개인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잘 보여준다.

지금도 한국사회엔 많은 사건들이 무수히 쏟아져 정신 없는데 이 책을 읽으니 한국사회가 한시도 조용한 적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60년대 70년대의 한국정치 경제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랩가사마냥 빠른 전개에 정신이 없지만 자서전적이 소설임에도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두운 한국 현대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사이사이 낭만적인 대학생활과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인가보다. 내 이전 세대의 이야기라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집안에 쥐가 살던 시절이 떠오르며 내 어린 시절을 회고하게 된다.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매우 낯설고 무슨 의미인지 추측하는 정도로 읽어나가서 읽는데 불편했지만 오늘날의 한국을 바라보는데 과거의 기록만큼 중요한 것도 없지 않나 생각된다.

대학의 파벌이나 밥그릇 싸움과 부패한 교육계. 전임과 시간강사의 차별대우, 폭압적인 군부독재의 탄압은 일상적으로 빈번한 폭력으로 나타난다.

부모가 장남에 대한 엄청난 기대, 가장으로서의 생계에 대한 묵직한 책임, 아들 선호사상과 제사를 중시 여기는 풍습은 많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땅콩집이야기 7080]은 저자의 삶의 기록이지만 평범한 소시민-정치에 관심은 많지만 스스로 나서지 않는-의 전형을 보여준다.

대학교 박사학위를 받고 국립교수가 된 지식인이지만 속으로 불평이나 비판할 뿐 실제로 행동하지 않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이기에 그 시대를 살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게 아닐까?

60년부터 80년에 일어났던 한국의 굵직 굵직한 사건들과 그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어 그 시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땅콩집이야기7080

어린이작가정신	2015.09.16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 형제 원작 · 레나테 레케 엮음 · 리즈베트 츠베르거 그림

 

하멜른하면 떠오르는 건 피리 부는 사나이다.

피리를 불어 단숨에 쥐떼를 강으로 유인해 쥐떼를 박멸했던- 세스코보다 더 탁월한 그는 마법사일까? - 피리 부는 사나이는 계약한 돈을 주지 않은 시장과 주민들에게 끔찍한 복수를 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상황이 좋아지면 힘들 때는 잊어버리고 별일 아니었던 것처럼 망각하는 모순적이고 탐욕적인 인간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쥐 떼를 몰아낸 낯선 이방인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어긴 시장과 마을사람일까? 그 보복으로 도시의 아이들을 모두 데려간 피리 부는 사나이일까?

재협상이나 경고 없이 아이들을 데려가서 어떻게 했을까?

사냥꾼의 복장인 쥐 사냥꾼의 아름다운 피리 연주는 세이렌의 유혹처럼 아이들을 홀려 아이들은 쥐떼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를 따라 나선다. 결말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아이들의 운명이 비극적임을 분위기를 통해 암시하고 있다.

빈 유모차를 끄는 여인, 축 처진 어깨의 남성이 아이가 가지고 놀았던 인형을 잡고 있는 뒷모습과 동네 사람들의 넋 나간 듯 허우적 거리는 장면으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하멜른의 슬픔과 고통을 잘 전달한다.

은은한 파스텔톤의 수채화풍인 리즈베트 츠베르거의 삽화는 아름답다기 보다는 기묘하고 정적인데 이야기와 결합하여 독자에게 공포감을 조성한다.

감상

어린이 작가정신 클래식 시리즈인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1284년 6월 26일 하멜른 도시에서 130명의 어린아이들이 실종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여간 충격이 아니다. 지금도 피리 부는 사나이가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진 거리에선 노래와 춤을 금한다고 한다.

미해결 난 130명 아이들의 실종의 배경엔 여러 추측들이 있는데 맺음말에 이 이야기의 배경과 추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이야기의 배경 시간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당시의 하멜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여러 추측과 배경들에 관심을 갖게 한다.

 

세월호로 300여명의 목숨이 수장되어 단원고는 하멜른의 도시처럼 텅 비어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하다.

 세월호참사의 원인은 아직도 미해결이며 자본주의의 탐욕으로 발생한 참사라는 초기 진단과 달리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점과 추측을 낳고 있다. 언론의 오보와 엉터리 기사 및 정부의 비협조적인 자세, 세월호 조타수와 해경의 법정 거짓말로 사건은 더욱 더 미궁에 빠졌는데 꼭 해결하겠지만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이야기를 만들어서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린이작가정신, 하멜른의피리부는사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