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2015.11.03
정리교육, 지금 시작합니다.

우리 집의 문제는 나중에 치울 수 있는 지정 자리가 없고 아이가 쉽게 물건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항상 어수선해서 깨끗한 상태의 쾌를 알지 못한다. 지저분해도 별 상관이 없다.

30평형인 우리 집 보다 훨씬 작은 집인데 그 집에 맞게 정리정돈이 잘 돼있어 집 크기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집이 크고 수납함이 많으면 눈에 보이지 않게 수납할 수 있어 비교적 작은 집보다는 깔끔할 수 있지만 정리정돈을 못하는 사람은 큰 집에 살 경우 더 많은 잡동사니를 끌어 모으기 때문에 지저분해 질 수 있다.

이 책은 정리정돈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양육서에 더 가깝다.

성인인 나도 잘 못하는 정리정돈을 아이가 못한다고 잔소리만 해댔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아이가 잘 할 수 있게 돕거나 아이 눈높이로 맞추지 못하고 야단만 친 꼴이다. 교육도 뭣도 아니었다.

아이들 역시 가족의 일환이기에 아이들이 정리정돈 할 수 있도록 아이들 눈높이에서 고민하고 실천하고 기다려주는 부모의 양육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인상적인 방법 중에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건 신발모양 시트로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법을 훈련하기, 신변용품 로커로 필요한 물건을 쉽게 찾는 법인데 내가 바로 실천한 부분은 [신변용품 로커]다.

오자마자 책가방을 거실에 내동댕이 치고 입고 온 옷도 여기 저기 벗어두고 서재에서 꺼내든 책은 제자리에 꽂아두지 않아 나도 모르게 고함을 쳤는데 [신변용품 로커]를 화장실 앞에 두니 두 가지 문제가 바로 해결되었다. 그 동안 잔소리해도 개선되지 않았는데 장소지정만으로 바로 해결되다니!!!

[신변용품 로커]는 집에 있는 3단짜리 책꽂이를 활용하여 책꽃이 맨 위는 책가방, 첫 칸엔 입고 온 잠바, 둘째 칸엔 빨 옷, 셋째 칸엔 잠옷과 수영가방 두는 곳으로 지정하니 책가방과 잠바는 지정칸에 바로 넣는다. 잠바를 잘 개서 넣는 건 아니더라도 때론 잠바와 입었던 옷, 양말을 한꺼 번에 쑤셔 넣어도 아무렇게 아무 장소에 벗지 않는다는 사실!

아이가 사용하기 쉽게 한 칸에 용도 하나로 지정한다면 정리정돈을 못하는 아이들도 바로 실천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상의 자녀 교육 중에 정리교육만한 것이 있을까?

그 동안 나는 무슨 자녀 교육을 했던 것일까? 치워라고 잔소리하면 저절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자녀와 함께 정리교육을 하면 엄마가 아이들 뒤치닥 거리를 할 필요가 없으면서 자기 주도의 아이가 될 수 있다. 또한 남도 배려할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녀처럼 즐겨야 하며 끊임없이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이 책은 가족과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하고 지켜나갈 수 있게 도우며 무엇보다도 저자의 교육철학과 자녀 사랑이 잘 느껴지는 책이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어 강추한다.

책의 두께는 얇지만 내용이 매우 충실하고 편집상태도 훌륭해 읽기가 편하다.

에밀, 정리교육지금시작합니다

가람어린이	2015.11.03
괜찮아, 내 손을 잡아

표지를 보면 계단에 얼굴을 파묻고 쭈그리고 앉은 여자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 짓는 소년이 보인다. 아이랑 표지를 보면서 무슨 내용일 것 같은지 물어보니 표지와 제목만 보면 왕따 당하는 여자아이를 친구가 도와주는 내용일 것 같다고 했다.

표지와 제목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서울에서 잦은 패싸움과 새엄마와의 갈등으로 할머니 집으로 오면서 전학 온 남자 주인공 재형이와

어릴 때 헤어진 아빠한테 편지 한 장, 전화 한 번 받지 못해서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분노가 있는 여자 주인공 홍마리.

재혼가정의 아이들의 심리적인 갈등, 이혼가정 아이들의 외로움과 이혼한 엄마가 남자친구를 사귀면새 아빠가 갑자기 생기게 될까 봐 걱정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우울하고나 칙칙하지 않게 잘 풀어내고 있다.

부모들이 왜 헤어지는지 다같이 함께 잘 살면 안될까? 아이들 입장에선 가정이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

엄마와 홍마리 모두 남자 친구가 생겨서 핑크 빛 분위기도 현실감 있게 잘 표현하고 있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문제 있다는 편견들을 깨고 어느 가정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상을 소소하고 재미있게 잘 다루고 있다.

결론은 초등학생 대상의 책이라 해피엔딩으로 건전하게 잘 마무리하여 모든 갈등이 일소에 해결되지만 전체적으로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 5학년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들이 대상이라 또래 아이들의 시기 질투와 풋사랑, 우정을 담아내고 있으며 책 속의 아이들은 진지하지만 유치한 우리 집 아이들같이 친근하다.

초등 3학년 여자아이가 있어 읽은 책인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캐릭터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아기자기한 삽화를 맘에 들어 하고 재미있다며 두 번 이상 읽었다.

 

가람어린이, 괜찮아, 내손을잡아

사계절	2015.11.03
미궁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실타래를 들고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러 미궁에 들어가는 테세우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미궁에 들어가면서 테세우스의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 그리고 현재 테세우스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중 한 명인 테세우스의 내면을 천작해 들어가는 소설 미궁은 실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지만 테세우스를 통해 인간 내면의 심연을 미궁으로 표현하고 있다.

 

라비린토스 즉 미궁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테세우스- 테세우스가 모험을 떠나는 동기와 6가지 모험이야기- 미궁이 만들어진 연유인 미노스왕의 이야기-아버지 아이게우스와의 재회와 아버지 아이게우스의 이야기- 미궁을 헤매는 테세우스의 내면 탐사-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의 싸움-귀환으로 귀결되면서 우리 삶과 관련된 주제들을 던지고 있다.

미노타우르스란 괴물의 실체를 맞닥뜨리기 전의 미궁이란 끝을 알 수 없는 미로를 홀로 헤매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문턱을 넘나들며 생명의 죽음이 무엇인지 철학적 사유를 우리에게 던지며 괴물 미노타우로스와의 대결에선 영웅(선)과 괴물(악)을 생각해보게 하며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의 날개에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자유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은 중편의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자유, 선과 악, 삶과 죽음과 같은 살면서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두려움을 모르는 용감한 영웅담보다는 한 영웅의 정체성의 고뇌와 스스로 선택하였지만 미궁속에서 나약한 인간으로서 발가벗겨지지만 아리아네드가 준 실꾸리와 용기로 잃지 않는다.

미궁은 물리적인 건축물임과 동시에 인간의 삶의 여정에서 직면하는 내면의 모험에 대한 은유다.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와 연관된 그리스 신화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데 이전에 읽었던 서사적인 사건중심의 신화를 벗어난다.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은 극단적인 모습-사랑과 질투에 눈 먼 메데이아가 부모와 형제 자식까지 살해하는 모습은 인간의 통념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런 극단적인 인물들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욕망, 질투들을 가식없이 보여주었다면 [미궁]이란 이 책에선 인물들이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보여줌으로서 그들을 우리와 동일선상에서 이해하게 한다.

미궁, 고명섭,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