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성	2016.02.24
북유럽 신화 케빈 크로슬리- 홀런드 지음

 

기원전 10세기 전후로 형성된 북유럽 신화는 고대 그리스신화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어 북유럽에 퍼져 지금까지 판타지 소설과 게임,영화, 만화에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음에도 그리스 신화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북유럽 신화의 신 [토르]를 영화화하면서 북유럽 신화에 관한 책이 소개되어 한편으론 반갑다.

이 책은 신화 32편에 앞서 서론부분을 통해 북유럽 신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북유럽사람들의 정신세계와 신화의 배경, 출전, 문화적 구조 등을 별도로 서술한다.

서론부분은 방대한 북유럽 신화를 압축적으로 요약하여 서술하고 있어 읽어나가기 힘들지만 배경설명과 신들의 특징, 신화속의 은유들을 살펴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본문의 신화를 읽어나갈 때 더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거인은 신들과 대립하는 갈등적인 존재이지만 신들만큼 강하면서 천지창조에 기여하는 존재이다.

천지창조파트에선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환경을 알 수 있으며 우리나라 제주도 마고설화처럼 스케일이 웅장하고 거침없다. 천지창조에서 서리거인의 조상인 이미르의 시신과 오딘형제들이 세상을 만들어가 가는 과정을 통해 고대 북유럽사람들의 우주관을 엿볼 수 있다.

꼭대기엔 세계수 이그드라실이 있고 그 밑엔 신들의 세계인 아스가르드, 중간수평층엔 인간들, 난장이, 거인들이 살고 중간 세상을 감싸고 있는 뱀 요르문간드가 있고 맨 하층은 죽은 자의 세계(지하세계)로 총 아홉세계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신들의 탄생과 거인과의 전쟁과 갈등, 로키로 인한 발로의 죽음은 신들과 로키를 대립하게 하고 결국 라그나로크(종말)로 끝난다. 라그나로크 세계의 멸망은 멸망과 동시에 평화와 또 다른 생명의 부활을 의미한다.

개별 생명체의 생명의 시작이 있으면 죽음이 있듯 시작과 끝이 있는 직선적인 구조를 가지면서 개별체의 생명의 죽음과 별개로 세계는 다른 또 다른 생명체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세계를 신화를 통해 잘 보여준다.

감상

동일 신에게 불리는 여러 이름과 익숙하지 않은 이질적인 이름들과 용어들은 책 뒤부분에 수록된 용어집을 찾아보며 책을 읽게 해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곤 했다.

그러나 역사가이자 북유럽신화의 민담과 전설을 연구해온 권위가로서 서사적인 스토리에 살을 붙여 이야기를 풍부하게 살리려는 노력들이 엿보여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북유럽 신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현대지성, 북유럽신화

팜파스	2016.02.18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미술 권란지음

 

자신의 삶과 밀착시켜 감상하는 법을 배워요

저자는 미술 감상에 대한 10년의 경력이 있지만 어려운 이론을 드러내지 않는다. 겸손하다고나 할까? 작가에 대한 내용이나 작품 내용도 비평가수준으로 평하지 않는다.

대중적으로 편안하게 접근한다.

우리가 현대미술 감상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 삶에서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과 관련되지 않은 것은 관심도 없지만 말하기도 어렵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에서 출발하여 그림으로 접근한다. 요즘 유행하는 에세이 식 그림감상법이 되겠지만 어렵게만 느낀 현대미술작품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소재의 현대미술

우라늄 목걸이, 일반 사람들의 머리카락, 깨진 그릇, 인형 비둘기, 만들어진 공간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사람, 밤에 목적 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소재가 되기도 한다.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바닥에 떨어져 더러움의 대상인 머리카락이 멋진 작품이 되는 것도 놀랍고 금간 도자기를 금으로 변화시킨 이수경님의<번역된 도자기>도 눈길을 끈다.

난다님의 <시선의 제물>은 그 시선인 타인일까 나 자신의 내면일까? 흥미롭다.

한국의 현대미술가들의 활동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감상

현대미술이 19세기 이전 회화보다 주제부터 소재까지 다양해서 훨씬 어렵다. 특히 추상적인 작품들도 많고 보편적인 것보다는 개인의 은밀한 내면의 욕망을 표현하는 작품도 많으니 어렵다.

골드미스인 저자는 현대미술감상이 어렵지 않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일상의 직업, 고독, 사랑,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에피소드로 소개하며 에피소드에 맞게 예술작품을 감상한다.

그녀의 에피소드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에겐 와 닿지 않는다.

나는 꼰대 같이 비틀어진 심사로 사랑 타령하는 그녀의 감상적인 글들은 건너뛰고 작품 중심으로 감상했다. 직장인 싱글녀들은 결혼하여 자식과 남편, 시댁이야기만 하는 유부녀 친구들이 짜증날 것이고 유부녀들은 가정에 얽매임 없이 자신의 일을 멋지게 하면서 스트레스 받으면 옷 쇼핑을 하고 전시장을 마음대로 들락거리는 그녀가 달짝지근한 사랑타령, 맞선이야기, 직장인으로서 어려움을 토로하면 부러우면서도 짜증날것이다. 읽다 보면 생활의 간극이 느껴진다.

 [싱글녀의 오춘기 그림토크]란 부제가 달린 만큼 직장, 사랑, 연애이야기가 많으니 고민이 많은 싱글녀들이 보면 좋아할 책이다. 그녀의 삶이 결코 가볍지 않으나 그녀의 둥글둥글한 모나지 않은 성격을 반영해서 글들은 대체로 가볍고 발랄하다. 싱글녀들이 본다면 공감하리라.

마음에바람이부는날엔, 현대미술, 권란

경향BP	2016.02.18
세계의 귀여운 자수 야자키 준코

 

세계 각지의 전통적인 자수 작품을 만나요

전통자수는 주로 할머니- 어머니- 딸들로 전수하면서 이어져 왔다.

대부분의 자수작품은 테피스트리, 혼례용품, 손수건, 차 받침, 의복 등 그 종류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용품에서 오스트리아의 프티 푸앵 같은 액자그림처럼 장식용까지 실로 다양하다.

유럽의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같은 동부유럽의 전통자수는 붉은색 색실로 커다란 꽃 문양을 새틴 스티치로 매워서 화려하게 수놓는다.

오스트리아의 프티 푸앵은 작은 스티치란 뜻으로 루이 14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엄마인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시대가 전성기였다고 하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텐트스티치로 만든 작품들은 십자수 작품처럼 보인다.

포르투갈의 연인들의 손수건은 여성이 손수건에 사랑의 글귀나 시를 직접 수놓아 남성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 손수건을 남성이 받으면 혼약이 성사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전하면 좋을 것 같다.

중국, 한국의 자수는 꽃과 나비를 수놓는 것이 비슷하다. 조선왕조 시대엔 전 계층 모든 여성들이 노리개를 애용했다고 한다. 여성들의 전통적인 대표 액세서리이면서 나비문양을 통해 부와 자유, 장수를 기원했던 조선인들의 소망을 엿볼 수 있다.

세계 자수 이야기를 통해 각 나라의 전통과 민족의 삶과 만나요

중국, 베트남, 태국 동남아시아 지역의 소수민족인 몽족은 아직도 민족의상을 직접 수공정으로 제작하며 세대로 전수하고 있으며 어릴 때부터 실과 바늘로 자수를 접하여 몽족의 여성들은 자수에 재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라오스 내전으로 난민이 되어 난민캠프에 살아가는 몽족은 자수로 작품을 만들어 공정무역 제품을 팔기도 하고 문자가 없는 이들은 자수로 라오스의 역사를 남겨 세대와 세계에 전하고 있다. 몽족의 아이들이 직접 제작한 자수 그림책도 인상적이며 몽족의 민화를 자수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전달하여 전통과 역사를 전달하는 그들의 모습에 놀랍기도 하다.

감상

전 세계의 자수를 볼 수 있는 화보집이다. 기본 스티치와 본문에 실린 몇 가지 자수의 도안이 수록되어있지만 이 책을 읽고 책의 자수를 따라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계 민족의 다양한 자수와 자수를 놓았던 의미, 나라마다 독특한 전통이 자수에 표현되어서 자수만으로도 각 나라의 독특한 풍습과 문화들을 엿볼 수 있다. 뛰어난 고품질과 고스킬의 작품들도 보이지만 대체로 소박하고 귀여운 작품들도 많다. 나라 마라 주로 사용하는 스티치도 다르고 어떤 작품은 천을 직조하는 과정 중에 손으로 짜서 문양을 넣기도 한다. 문양이 상징하는 의미와 그 나라에 서식하는 동물과 곡식을 넣어 그들의 전통적인 생활모습도 볼 수 있어 자수를 통해 각 나라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세계의귀여운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