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로드	2016.03.26
우리 아이들 빈부격차는 어떻게 미래 세대를 파괴하는가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언론에 주목 받는 각 영역의 스타들을 통한 개인능력주의를 확산시키며 우리들에게 성공신화를 퍼트리지만 아웃라이어서도 이미 언급했듯이 개천의 용도 온전히 개인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주변의 도움이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우리 아이들]이란 책에선 보다 다양하고 유의미한 통계데이터, 사례로 나온 청소년과 부모들의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인터뷰와 분석결과로 보여준다.

기회격차는 계급격차를 낳고 세대로 대물림 한다

50~60년대의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된 세대와 70년 이후 현재 세대들의 기회에 영향을 주는 가족, 양육, 학교교육, 공동체를 통해 비교해서 현재의 아이들의 과거 아이들보다 부모의 직업과 소득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50~60년대 포트클린턴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 조사했을 때 가정환경의 영향(부모의 소득, 재산,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절반이 대학교를 들어가 부모들의 성취보다 더 높은 성취를 이루며 계층이동에 성공했다. 부자들은 자신보다 가난한 공동체 속에서 부유함을 과시하지 않고 가난한 이웃과 어울려 살았으며 부자의 아이들이나 가난한 아이들이나 함께 어울렸으며 학년이 낮은 부모들이 대학진학의 중요성을 잘 모르더라도 주변의 어른들 학교선생이나 이웃의 조언으로 대학을 진학할 수 있었던 조건의 평등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은 그런 조건의 평등이 무너져 안정된 삶을 사는 소수의 계층과 고립되고 불안정한 낮은 경제 계층의 양분된 모습을 실제 사람들의 10여 년간의 조사와 인터뷰로 보여준다.

통계자료를 보면 소수층은 증가하고 중류층은 줄었으며 하류층이 증가했다.

과거엔 부모의 배경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성취에 따라 계층이동이 가능했다면 현재는 저학년출신의 부모들의 소득은 낮고 부모들의 교육과 소득수준이 가정배경에 따라 자녀들의 삶도 부모들의 삶을 되물림하여 개인이 아무리 자신의 수준을 올리려고 노력해도 진입장벽이 너무도 높음을 보여준다.

기회의 불균형이 가난한 사람들의 자녀와 부유한 사람들의 자녀들의 미래의 격차를 만드는지 정밀하게 분석하여 보여준다.

빈부격차의 문제점

불평등한 기회는 소득격차를 낳고 소득격차는 정치적 소외를 통해 고립되고 소외된 저소득층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어 사회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며 민주주의를 기능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어 정치 악순환을 통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또한 기회를 박탈당한 하층계급들에 대한 정부지출의 증가로 사회비용은 더욱 증가한다. 사회경제적 격차의 증대는 경제와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한다. 빈부격차는 개인의 질적인 삶이 문제가 아닌 세대, 이웃 나아가 한 나라의 미래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안임을 알 수 있다.

해법

저자는 부유한 사람들의 도덕적 책무에 대한 호소뿐 아니라 전국적인 차원의 유아기 교육을 제도화하거나 노동 계급의 임금 증대라는 근본적인 대책 제안하며 당장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선 근로소득 보전세제확대, 빈곤퇴치 프로그램, 데이케어 센터의 돌봄 서비스의 질 개선과 확대, 교사임금을 높여 양질의 교사수급으로 학교의 질 증진, 학교와 지역공동체 연계인 멘토링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계성

수년간에 걸친 팀프로젝트로 양적, 질적으로 연구한 결과물로 만들어진 책이라 높은 신뢰를 가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지원한 기관들은 록펠러, 포드, 켈로그 같은 거대 기업이다. 다국적 기업의 소득과 개인 소득의 격차는 다루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책에선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불로소득원으로 고소득을 유지하며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례로 다루지 않는다.

양극화의 원인을 세계화와 지역의 공장폐쇄로 인한 실직, 노조약화, 공동체붕괴, 상류층과 하류층의 지역 분리 및 경제성장둔화 등처럼 눈에 들어나는 요인들만 언급한다.

감상

미국과는 사회정치가체계가 다르지만 그 나라의 경제모델을 따라가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의 불평등의 심화(기업의 소득과 근로자의 소득 불평등)와 유사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직장생활 때 미국 유학생활을 했던 동료는 미국사람들은 자기 삶에 만족해서 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는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계층이동의 사다리였던 교육의 힘을 알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 사람들은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에 비교적 관심이 덜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저소득과 저학년의 부모를 둔 자녀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부모들에 의해 더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잇는 기회를 차단당해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앞으로의 미래세력인 청소년들과 아이들의 소득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회의 불균등을 해소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은 매우 전문적이고 고급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일반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어 두께가 있는 책임에도 잘 넘어간다.

우리아이들, 페이퍼로드

Lago	2016.03.26
Night View  classic collection

아동 미술체험이나 북 아트에서 접해본 스크래치북이 아닌 성인들도 따라 해 볼 수 있는

스크래치북이 있다.

8절지 스케치북크기로 유럽의 몇 도시의 밤의 전경을 완성할 수 있다. 이 스크래치북엔 영국의 런던, 독일의 함부르크, 헝가리 부다페스트, 이탈리아의 플로랑스의 야경을 스크래치해 볼 수 있다.

스크래치북은 모두 5장으로 4장은 유럽의 유명도시를 따라 스크래치해 볼 수 있는 본이 들어있고 마지막 장은 본이 없어 독자 스스로 자유롭게 그려보는 장이다.

스크래치용 페이지를 보호하기 위한 도시가 포함된 유럽나라의 지도와 대표 문호의 글귀가 영문으로 수록된 커버가 개별로 들어가 있어 상당히 고급스럽다.

유럽도시의 야경을 그리는 방법은 책 뒷 표지에 영문으로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고 책에 내장된 스크래치용 플라스틱 재질의 스틱과 함께 동봉된 고급스런 펜 타입의 스크래치용이 들어있다.

내장용 스틱은 부드럽게 긁히지도 않고 사용감도 좋지 않다. 반면 펜 타입은 섬세하고 좁은 선을 벗기기가 수월한 반면 넓은 면적은 깨끗하게 벗기기가 어렵다. 나무 젓가락을 연필깎이로 깎아 뾰족하게 만들어 사용하면 넓은 면은 비교적 매끈하고 깨끗하게 벗길 수 있다.

처음에 5장만 들어있어 가격대비 너무 비싸고 도안이 너무 적게 수록되어 아쉬움이 많았다.

런던과 함부르크는 부다페스트와 플로랑스에 비해 긁을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스크래치를 만만하게 봤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회색선만 따라 그리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작은 점으로 표현되는 빌딩과 강에 흔들리는 유영처럼 작고 옅은 점들은 표현하기도 힘들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작업할 때는 긁는 소리가 우리 집 햄스터가 종이 갉아먹는 소리처럼 신경을 거슬리기도 하고 때때로 칠판 긁는 신경을 건드리는 불쾌한 소음이 유발되기도 하며 생각보다 고되어 즐거움이 반감되었지만 거의 다 벗기고 일정거리에서 런던브리지의 야경을 감상해 보니 뿌듯하기도 하다.

보기보다 스크래치 작업이 쉽지 않지만 긁는 과정 중에 유럽도시의 명소를 꼼꼼하게 관찰하게 되어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라고디자인, 스크래치북나이트뷰

 

이마주	2016.03.26
돈벼락 똥벼락 글 원유순/그림 오정택

 

만일 복권에 당첨된다며?

로또가 처음 나왔을 때는 1등이 가져가는 배당금이 높았지만 지금은 10억에서 20억 정도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에겐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이지만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안정적인 직장인 대기업에서 조차 한푼도 쓰지 고 평생 모아야 달성할 수 있는 어마 어마한 금액이다.

8시에 출근해서 늦으면 밤 12시, 평균 10시에 귀가하고 주말에도 근무하는 남편은 로또만 당첨되면 직장을 그만두고 그 돈을 아껴 쓰며 살겠다고 한다. 작년에 연 월차를 거의 쓰지 못해 월급에 가까운 돈이 나왔으니 남편이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이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만큼 직장인 14년 차의 삶은 고달프다. 나도 8년 정도 직장을 다녀봐서 그 고달픔을 조금은 잘 안다.

가난한 사람들이나 평범한 사람들은 로또 당첨을 꿈꾸는데 이 책에 나온 가족들의 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복권에 당첨되면 더 큰집으로 이사 가서 예쁘게 꾸미고 가족끼리 여행 다니겠다는 소박한 꿈.

로또에 당첨되는 것은 벼락을 세 번 맞을 확률보다 낮지만 사람들은 천원으로 일주일간을 행복한 기대로 살아가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로또를 구입한다.

아빠의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부모님 용돈 드리고 주택 대출금을 갚아 나가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장부를 관리하는 대장 엄마의 모습은 한푼 두푼 짠순이처럼 알뜰하게 모으는 예전 엄마의 모습과 겹쳐진다. 요즘에 이런 엄마들 잘 보기 힘들다. 어딘가에 있겠지만 과거처럼 그렇게 아끼지 않는다.

가치관도 바뀌어 절약이 미덕이라는 가치관보다는 내일에 대한 불안정성이 증가되고 주택구입이 과거보다 더 어려워져 행복을 내일로 미루기 보다는 적당한 소비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사는 것을 더 선호해서 주택이 없어도 차를 구입하고 여행을 가는 가정도 꽤 많다.

물론 아직까지 내 집 마련과 아이들 사교육이 가계 지출에 가장 큰 비용이다.

용돈을 인상해달라는 남편과 아들의 의견을 단호히 쳐내는 짜르 같은 여왕군주 짠순이 엄마와 로또와 관련된 해프닝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좋은 꿈을 팔라는 엄마의 복권열망은 매 번 간식을 얻어먹는 주인공 아들과 딸이 거짓말을 해서 용돈을 타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용서해주며 돈에 대한 헛된 꿈인 똥벼락으로 역설적으로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환기하면서 진정한 돈벼락을 맞는 가족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돈벼락똥벼락, 이마주, 원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