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눈길이 가시나요? 스포츠 신문 연예면에 나올 법한 제목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표지 속 희화화된 명화들을 보면 더 가관입니다. 소제목처럼 정말 다빈치도 울고 갈 것 같군요. 그런데 뭐 이 정도 쯤이야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성하다 하여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곳에서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하는 정신없으신 분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명화도 그림일 뿐이고 사람들의 상상은 자유이니 말이죠.

미국의 신문기자이자 풍자작가, 또 단편작가였던 암브로스비어스의 말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그림이라는 것은 3차원의 입체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 지루해 보이는 것을 2차원적인 평면 구도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명화 또는 걸작이라는 그림은 3차원에서 보았을 때 천 배 이상 지루한 것을 2차원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말인가? (p38)

이 책이 웃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스운 책은 절대 아닙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도 충실합니다. 단지 시각이 조금 다를 뿐이겠죠.

세상의 명화 앞에서 행여 재채기라도 해서 이물질을 묻힐 경우 여생을 감방에서 보내야 하는 오늘날의 세태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남이 그리다 만 작품을 끄집어내 자기 나름대로 재단을 하고 기둥을 떼어내 액자로 만들 수 있는 그때의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명화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무언가 아름다운 것 획기적이고 감성적인 그 무엇 작가의 피와 땀이 담겨 있는 그 무엇을 하나의 액자에 담아놓는 작업이 필요하다.(p38)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그에 비해 지구력은 부족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미완성 작품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미완성 작품 그리고 가품일지도 모르는 그림을 신성시하며 찬양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하네요.

이 책의 저자를 저는 이렇게 부르고 싶네요. 미술계의 김구라라고. 표현은 과격하지만 사람들이 진짜 가려워 하는 곳을 알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을 궁금해하고 호기심을 느끼는지도. 책 제목도 명화 뒷담화가 더 어울릴법하네요. 책의 내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글이 있어 남겨 봅니다. 뒤표지에 실린 글입니다.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에 관한 충격르뽀, 르누아르의 목요하는 여인들에 대한 정밀하고도 심층적인 분석,X선 필름으로 밝히는 앵그르의 그랑 오달리스크에 숨겨진 치명적 비밀, 다빈치의 모나리자의 미소처러 ㅁ아름다운 초상화를 그리는 비결,위에서 보고 옆에서 본 고흐의 미공개 자화상 유작들......

 

퀸(QUEEN)의 노래를 즐겨듣고 공연 영상을 찾아보며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검색이 잦아지면서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때만큼은 사생팬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상 상태 즉 제정신이 아닌 게 된다 ^^;; 고인이 된 지 오래이기에 만남에 대한 바람이 무의미하지만 흔적이라도 쫓아보고 싶어 마음은 자주 스위스 몽트뢰로 향해 있었다.저자의 '빌 블랑 쉬르 메르 인상' 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스물 네 가지의 그의 모습(동상)을 눈에 담고 싶었다.

그림을 그리고 미술계에 있는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싶다.그림을 감상하고 그려도 보고 공부에 몰두해봐도 해소되지 않을 갈증과 쉬이 잠들지 않는 내면의 꿈틀거림이 그들을 자주 다그칠 것이다. 지금 당장 떠나라고. 이런 다그침과 유혹 덕분에 편히 또 경제적으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소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가의 그림뿐만 아니라 흔적들을 따라가 보는 여정이 담긴 책이다. 소개된 장소의 가는 길(방법)과 관련 사이트도 소개하고 있다.

14명의 화가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장 콕토. 사진 속 그의 매력적인 모습 때문이었다.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인 그는 저자에게도 피카소에게도 질투의 대상이었다. 한 줄의 짧은 시(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를 그리워한다. )만으로도 이미 그에게 매혹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림도 단순하지만 흡입력 강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문학작품이 더욱 궁금해진다.

죽음또한 극적이다.

팔방미인 장 콕토는 파리 근교의 미이 라 포레의 예배당에 묻혀 있다 그는 친구였던 가수 에디프 피아프의 사망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뒤 심장마비로 이 세상을 떠났다. 친구의 저승길에 말벗이 되어 주려는 듯 그렇게 갑자기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p51)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만물박사의 흔한 뇌 구조. 정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상식 혹은 꼭 알아둬야 하는 중요 정보는 아니지만 알아둬서 나쁠 건 없는 지식들이다. 실용성 면에서는 조금 의문이 남긴 하지만 말이다.

본서가 다루고 있는 소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익숙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단지 그 깊이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광고 문구를 빌리자면 '넌 어디까지 가봤니?'란 한 마디가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수의 세계에서는 가장 작은 수에서 가장 큰 수까지(세상에! 노닐리온은 무엇이며 데실리온은 무엇인고? 그동안 알고 있던 수의 체계는 수의 세계 축에도 못 드는 정도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수열과 확률, 완전수,1달러의 비밀... 보다가 웃음을 자아냈던 건 토끼의 번식력 부분이다. 정말 '책 속의 책'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었을까 싶다. 이런 정보의 유무가 문제라기 보다는 과연 이런 궁금증 혹은 의문을 과연 가졌을까 하는 관점에서 말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세 쌍의 토끼를 호주 땅에 풀어놓았다. 이것이 10년 사이에 1,000,000마리가 넘게 불어나서 농사를 위협할 지경이 되었다.

체스게임은 그냥 즐기면 될 것을 양쪽에서 4개의 체스만을 움직여서 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의 숫자는 왜 계산하고 계시는지! 어쨌든 그 가짓수는 318,979,564,000.

로맨스 장에 등장한 히틀러. 히틀러가 자살했다는 것도 죽음을 애인 브라운과 함께했다는 것도 그것이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 아니라 1945년이었다는 것도 모두 놀랍기만 했다. 짤막한 정보만을 담고 있어 감질나기도 하는데 어찌 보면 호기심의 불씨만 살짝궁 남기고 마무리 하는 저자의 센스일지도^^

책장을 덮으며 드는 궁금증 하나. 세상엔 도대체 어떤 일까지 일어날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