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해야 할까 아니면 잘못된 표현이라 해야 할까 어쨌든 '번역'을 기대한다면 실망이 클 것 같아요. 독해,작문 정도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번역 스킬이라든지 테크닉을 배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런 비유가 딱이지 않을까요?

'쌍화탕'을 구매하려 했는데 사고 보니 '쌍화천'이었을 때의 배신감과 허탈감이 이 책의 펼쳤을 때의 처음 받는 느낌이었어요.

시나 소설의 일부를 발췌해서 몇 군데 밑줄을 긋고 뒤편에 해석이 되어있습니다. 그래서요? 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과연 초벌에서 완역까지 가능할까요? 정말이지 알 수 없는 구성과 내용입니다

그나마 뒤표지에 기본원칙을 설명하고 있네요.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성이에요. 표지에? 굳이 표지에만?

 

'알기 쉬운 문장을 만들기 위한 기본원칙 베스트 10'

1. 가급적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어구를 쓴다

2. 특별한 계층만이 쓰는 어구는 피한다

3. 읽어보고 여운이 좋은 어구를 쓴다

4. 가급적 추상적인 어구는 피한다

5. 신조어보다는 보통 쓰는 단어를 쓴다

6, 무턱대고 과장되게 쓰지 않는다

7. 무턱대고 외국어를 쓰지 않는다

8. 무턱대고 전문용어를 쓰지 않는다

9. 참고서나 교과서에 나오는 어려운 어구를 그대로 인용하지 말고 자신이 쓰는 말에 맞추어 쓴다

10.저속한 말을 쓰지 않는다

 

하~ 별 하나는 이 열가지 기본원칙 덕분일 겁니다.

정말 많이 아쉬운 교재였어요 ㅠ ㅠ

책장을 정리하다 보니 이런 책이 다 있네요^^ 중학생 때 한참 이런 영한 대역 문고를 사서 공부하곤 했었죠. 너무 오랜전 일이라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책에서 자주 보던 영어 문구로 시작해야 할 것 같네요. Once upon a time~

재밌는 건 강제적으로 외웠던 문장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절~대 실생활에 응용은 되지 않는 유용성 전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이랄까 강점이랄까 구어체 표현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비슷한 내용의 다른 많은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죠. 영어는 똑같은 표현 반복을 싫어한다더니 정말 그렇군요.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처음 등장하는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데요.

Six Days to go.

to go의 해석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 않나요? 물론 친절하게 아래 뜻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문장들을 읽다 보면 이것의 뜻을 어렵지 않게 유추 할 수 있습니다.

It was only six days until her seventh birthday

이 정도면 짐작하실 수 있겠죠?

only six days left

다음 장에서 확실한 뜻을 말해 주는 군요.

이처럼 어린 아이들이 사전을 찾지 않고도 읽어가면서 뜻을 유추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전체 해석이 뒷장에 있기도 하고요. 내용은 쌍둥이 자매의 생일 파티와 선물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른인 저로서는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군요.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전해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글씨도 큼직하고 틈틈이 삽화와 문화 설명도 곁들이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중학생 때 그림을 잘 그리고 만화를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밑그림을 그리고 명암을 주는 용지를 사서 오려 붙여 만화책의 한 페이지를 그대로 재연해 내곤 했었다. 그 친구 덕분에 알게 된 만화가가 원수연 작가였다. 그 당시에 한 만화 잡지에 '렛 다이'가 연재되고 있었는데 '동성애'라는 소재가 나에겐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는지 반응이 시큰둥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권해준 것이 풀하우스였다. 역시 소녀 감성엔 이런 까칠한 나쁜 남자와 도도한 예쁜 여인네가 등장해서 싸우고 정들고 사랑에 빠져야 하는 법! 홀딱 빠져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추억이란 놈이 돈이 들지 않는 것이라면 좋았으련만. 부담이 되었는지 6권까지밖에 구매해 놓지 않았다. 게다가 읽지도 않고 방치해 놓기만 하다가 책장을 정리하며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다. 내용이야 여러 차례 리메이크 됐던 터라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익숙하지만 그때를 떠올리며 그 추억에 젖어 그 기분에 취해 다시 중학생의 아직 소년 같은 여학생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영국에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 한국 아가씨 엘리. 아버지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풀하우스가 그녀를 지탱해 주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그녀 모르게 풀하스가 팔려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되어버린 것. 그것도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탑모델이자 영화배우인 라이더베이의 이름으로 말이다. 우연히 그의 차에 치이는 사고를 계기로 그와의 질긴 인연이 시작되는데......

내가 이곳에 혼자 남아 이렇게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크리스틴과...... 아버지가 남겨주신 이 멋진 집 때문이다.

따뜻한 햇빛을 안고 신기루처럼 초록 풀들 속에 평화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라니... 게다가 현대식 건물이었던 것도 마음을 끈 것 중 하나였소.

내용도 느낌도 그때 그대로이지만 남자 주인공의 의상에선 웃음이 날 정도로 촌스러움이 느껴진다. 라이더베이가 배바지라니.ㅋ ㅋ 오랜만에 만화를 정독했다. 졸업앨범을 찾아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