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식!
왠지 이름만 들어도 캐릭터 파악이 다 되는 듯하다. 이름부터 복선을 깔고 시작한다.
"그러니까요, 저는 이런 걸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핵전쟁이 난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든가 무인도에서 식량을 구하는 법, 추락하는 인공위성에 맞아 죽지 않는 법, 외계인과 만났을 때 전자총에 맞지 않게 인사하는 법......" (p14)
뉘 집 자식인지 당차다. 이런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교사야 어이없고 난감하기 짝이 없겠지만, 유식과 같은 당돌한 아이가 주위에 있다면 지루할 틈 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녀석 탐난다!!! ㅎ ㅎ
유식은 어찌 보면 태어날 때부터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왜냐하면 그의 가족은 사이언스 패밀리니까!
발명가 아빠, 과학 선생님 엄마, 과학 영재 누나. 그 속에서 과학쟁이 유식이 탄생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과학지식이 쌓일수록 그와 관련된 능력이 생기는 유식. 그런데 이 능력이란 게 별로 유용해 보이진 않는다. 몸이 전기를 만들어내지만 결국 누나를 감전되게 만들고 빛을 통과시키는 유리처럼 투명인간이 되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아 본의 아니게 가족들에게 발가벗은 모습을 보인다거나 눈으로 적외선을 뿜어내어 리모컨을 대신다거나 하는 초능력이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 유식아 네가 고생이 많다.
초반부에는 깊이도 있고 자세하기도 한 설명이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전기'에 대한 설명은 초등학생의 수준을 조금 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빛과 소리는 개념 설명 정도로 끝난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맞추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뒤로 갈수록 내용이 가벼워져 읽기는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