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읽기에도 공부하기에도 좋은 구성입니다.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삽화도 자주 등장하고 어려운 어휘는 바로바로 설명이 따릅니다. 또 마지막에는 줄거리와 시험 문제에 나올만한 물음과 답이 수록되어 있으니까요.

흠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 책을 읽고 계속해서 의문이 남았던 것은 책의 문제라기보다는 소설의 내용 때문이었던 같습니다. 소설 초반부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상하다 해야 할지 괴상하다 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보다 더한 군자는 없다는 듯이 덕망 높고 인품 좋은 대감이라 입이 마르도록 설명하고는 길동의 어미를 취하는 부분은 코미디도 이런 저질 코미디가 없습니다. 내용인즉슨 대감이 하루는 군자를 낳을 길몽을 꿉니다. 성질도 급하시지! 당장 아이를 가져야겠단 생각에 대낮에 부인에게 동침할 것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합니다. 이 꿈을 헛되이 할 수 없었던 대감의 눈에 들어온 것이 길동의 어미인 종 춘섬이었고 그녀를 범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예쁜 포장지로도 포장되지 않는 설정인데 말이죠. 오히려 이런 부분이 전개를 부자연스럽게 만듭니다.

'이는 틀림없이 군자를 낳을 태몽이다.'

평생의 길몽을 헛되이 하게 되었다며 탄식하고 있을 때 하녀 춘섬이 차를 올리기 위해 방에 들어왔다. 대감이 찻상을 두고 나가려는 춘섬을 이불 속으로 이끄니......

그리고 또 한가지 율도국을 정벌함에 있어 정당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은 뒷부분에서도 다루고 있네요.

율도국은 태평 성대한 곳이었고 백성들도 평온한 생활을 하고 이었으며 지도자도 인덕이 있는 자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곳을 침입해 정벌한다는 것! 활빈당 활동마저 의심케 하는 부분입니다. 왜 이런 설정을 했을까요?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분명 문제소지가 있는데 말이죠.

제도 가까운 곳에 율도국이라는 나라가 있어 중국을 섬기지 않고 수십 대에 걸쳐 왕조를 잇고 있었다. 그 왕이 옳지 못한 이를 덕으로써 감화하고 직접 궐 밖을 다니며 백성들의 삶을 돌보니,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의 삶도 넉넉하였다.

아쉬움과 의문이 가득한 소설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런 문제점들이 허균이란 작가에 대해서 그리고 조선 시대 시대상에 대해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내일은 뭘 입지? 저는 오늘도 거울 앞에서 울상이 되어버립니다. 또 화창한 주말 오후의 외출이 늦어질 것 같습니다 .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입는 옷도 점점 얇아지고 그것에 비례해서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지는 요즘입니다. 또한, 거울과 옷장 앞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기도 했죠.

문제는 입을 옷이 없는 게 아니라 맞는 옷이 없다는 것이죠. 이상하죠? 몇 년 사이 체중의 변화는 거의 없는데 매번 맞는 치수의 옷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 치수 작은 옷들만 사니 말이죠. 이상한 고집이기도 하고 못난 자존심이기도 하고 허황한 바람 때문이겠죠. 지금 거울에 보이는 모습은 일시적인 것이라 여기며 곧 원하는 몸매를 갖게 될 거라 믿으며 그날을 위한 준비를 서둘러 하지만 결국은 좌절감과 실망감만이 따를 뿐이죠.

이제는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일편단심 살들과 멀어지고 싶네요. 이 책의 도움이 있다면 4주 후에 표지의 모델처럼 건강한 몸매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유형에 맞는 운동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거든요.

그럼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어요.

1. 여성, 몸을 알아야 몸매도 만든다

여성의 체형을 6개로 나누고 있는데요 16개의 설문을 체크하면서 자신의 체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잡지 속 심리테스트처럼 재밌네요^^ 그러면 그에 맞는 운동법이 소개된 페이지를 안내해 줍니다. 참 친절한 구성이에요.

2. 체형에 따라 운동이 달라야 한다

체형별 특징을 소개하며 대략적인 운동법을 설명해줍니다. 삽입된 그림을 보며 깜짝깜짝 놀라고 맙니다. 거울 속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군요. 특징에선 소름이! 점쟁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돕니다. 뭔가 제가 속속들이 해부 된 느낌입니다.

3. 체형별로 4주 동안 체지방을 없앤다.

본격적인 운동법이 소개됩니다. 운동수칙을 시작으로 4주간의 운동법이 나오는데요 동작들이 간단하고 어렵지 않아 거부감 없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만합니다.

4. 부위별로 문제를 해결하는 보디 쉐이핑

마지막 파트에서는 부위별 운동이 소개됩니다. 집중적으로 하고 싶은 운동을 골라 할 수 있겠군요.

작심3일로 끝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운동하러 갑니다. 이 책과 함께.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 이번 회의 주인공인 또래의 친구 같기도 하고 연인 같기도 한 두 사람의 풋풋한 모습이 예쁘고 예뻤다.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화면 속 그와 그녀만큼의 나이였던 그때의 나 혹은 우리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큰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던 도서관에서 마시던 커피, 달콤한 향이 배어 있던 공간에서 수다를 떨며 마시던 핫초코, 카페의 한산한 2층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마시던 녹차라떼... 그 공간에 함께 했던 사람은 먼 기억이 되었지만 마시던 것들의 맛과 향은 아직도 생생하다.

풋풋함과 따뜻함 그리고 아련함은 혼자서 그때의 맛과 향을 쫓게 만들었다.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그곳에서의 햇살과 향과 맛으로 일주일간의 피로와 한 때의 우울 그리고 슬픔이 모두 사라질 것 같았다. 그곳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

하지만 마음과는 생각과는 달리 잡무 때문에 책상에 묶여 있다. 몇 잔의 자판기 커피와 함께. 잠시 짬을 내 이 책을 봤다. 잠깐이지만 달콤한 상상도 할 수 있었고 따뜻한 위로도 받았다.

사진을 보고 또 봤다. 글은 띄엄띄엄 읽었다. 창업노하우는 읽지 않았다. 인런저런 종류의 카페가 소개되고 있지만 북카페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음악과 그림과 커피 혹은 와인.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만 해도 아늑함이 느껴진다.

커피가 부담되는 날에는 애플티와 홍차가 있는 곳도 좋을 것 같아 메모도 해 본다.

다음 주 주말에는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빈티지 가구를 구경할 수 있는 카페부터 들러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