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북피니언 지수는 6,000점을 넘겼다.
쪽지함을 열었다.
거기엔 9월 15일에 보낸 새내기에서 초승달로 등업 되었음을 알리는 쪽지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9월 25일에 초승달에서 반달로 한 번 더 등업이 되었다.
새내기를 탈피하는 기준이 1,000점이고
다시 반달로 등업하기 위해선 4,000을 넘어야 하니, 그 사이 3,000점을 더 쌓았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는 5,000점을 넘은 시점에 등업이 됐으니 4,000점이다.
불과 10일 만에 4,000점이라니. 
하루에 대략 400점씩 쌓아 나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블로그는 여전히 허접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블로그라고 해 봤자 볼건 별로 없다. 예쁘지도 않고, 아기자기한 맛도 없다.
그나마 유용하다 싶은 건 이벤트란인데, 사실 그것도 찾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즉, 생색낼게 없다는 뜻이다.)
다른 블로그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품만 나온다.
블로그가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한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난 애초에 그렇게 생겨먹었는 걸.
블로그의 외면에 치장하느니 그 내부에 내용을 꽉 채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볼품없는 블로그임에도
방문객은 꾸준히 늘어 어느새 760을 넘고 있다.
어쩌면 이 달이 지나기 전에 800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아마도 한번 왔던 사람들 중 다시 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겠지.)
게다가 글도 꾸준히 늘어 어느새 77이다.

어쨌건 대견하다.
내 스스로에게 작은 박수와 치하를 해 주고 싶다.

웅진 주니어에서 나온 이 책은 
어느 꿀이 유명한 고을에 욕심많은 사또가 부임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 조금 난감한 면도 없지 않다.
왜냐하면, 늘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이코틱한 사또에, 
그 사또를 처벌하는 동네 사람들의 처벌 방식은 잔혹하기까지 하다. 
만일 이것이 동화가 아닌 일반 소설이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엽기적이다느니 혹은 고어적이다느니 말들이 많지 않았을까?
하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전래 동화 다운 건지도 모른다.
사실 전래 동화는 결코 아름답지 않다.
그것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다르지 않다.
계모의 발에 철 신발을 씌워 뜨거운 철판 위로 걷게한 백설공주의 원 이야기나
자기 자식들을 죽게 산에 버린 비정한 부모의 이야기가 나오는 헨젤과 그레텔이라든지
결국 남의 것을 도둑질해 한탕하는 것이 제일이라 가르치는 재크와 콩나무라든지.
뭐, 따지고 든다면 이것저것 할 말도 많고, 가릴 것도 많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수 많은 전래동화들을 버려야 할 것이다.
(사실 그래서 난 이 웅진판 전래동화가 원 전래동화를 고스란히 살렸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잔혹하기까지 한 동화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글쎄? 아직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아동심리학자가 아닌 이상 어떻게 그런 것을 일일이 알 수 있을까?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본 세상은 전래동화에서 나온 잔혹한 이야기보다 몇배는 더 잔혹하고 끔찍하다는 것이다.
그래, 어쩌면 우리는 광기와 야만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 또한 강해야 하겠지.

독일의 동화 대부분이 그렇게 끔찍했던 이유는,
그들의 역사가 끔찍스럽고 야만적이었던 것도 한 이유인 듯이.

난 이 동화를 통해, 그 안의 내용을 알든 모르든,
아이들이 온실 안의 화초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좀 더 강하고, 부당한 것엔 맞설 줄 아이들이 되길 바래본다.

이 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첫째보단 둘째다.
지금은 가을철이라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이 파리란 놈은 상당히 귀찮은 놈임에는 틀림없다.
붕~하고 날개짓 하는 소리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서는데다
슬쩍 몸에 날아와 앉을 때는 짜증이 팍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이 책은 바로 그 귀찮고 하찮은 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읽어 줄 때, 마음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왜 하필 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런데 읽어주는 동안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는 자세하게 묘사 된 파리의 그림을 하나 하나 뚫어지게 눈여겨 보고
초등학생이 첫째는 파리에 대한 설명에 더 관심을 보인다.
이건 성격의 차일까? 아니면 나이에 따라 관심이 달라진 때문일까?

그리고 맨 마지막 장을 읽었을 때 재미있는 구절을 발견했다.

[파리는 썩은 것을 먹어 없애며, 새, 개구리, 거미등의 먹이가 된다. 
자연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흐음. 읽고보니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다.
사실 파리가 귀찮고 하잖은 것은 어쩌면 우리 인간의 기준에서일지도 모른다.
자연은 쓰레기를 처리하고, 곤충들의 먹이가 되는 파리가
어쩌면 늘상 자연을 파헤치고, 뽑아 없애 버리는 인간보다 더 소중할지도 모른다.
항상 가치는  그 가치가 지니는 값보다
외부에서 그 가치에 매기는 값이 더 큰 법이니까.

끝으로 한가지 바램이라면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연에서 쓸모 없는 것은 없으며
아주 작은 파리조차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