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적이고 시적인 시편 23편
어쩌면 너무나 유명해서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그 한 편으로 책을 쓰다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시편 23편을 읽으면서 순례자처럼 성지 순례를 다녀오는 내용이 아닐까 했는데..
여지 없이 나의 상상은 빗나갔다. 책은 내려놓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행을 떠나긴 전 이런저런 생각들과 준비를 한다.
가져가야 할 목록들을 적고, 하나하나 챙기면서 다시 생각한다.
꼭 필요한 물품만 챙긴거 같은데 왜이리 짐이 많은거야? 이걸 다 들고 갈 수 있을까?

P 11
나는 가벼운 차림으로 여행하는 법을 모른다. 하지만 배워야 한다.
당신의 말이 내 귀에 들리는 듯하다.
머가 그리 힘들다고? 그냥 짐을 내려놓으면 그만인 걸. 짐이 많으면 도무지 여행을 즐길 수 없잖아.
좋다. 나도 하나 물어보자.그러는 당신은 여태껏 가벼운 차림으로 여행했는가?

P 14
가벼운 차림으로 여행한다는 것은 지지 말아야 할 짐들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뜻이다.

가벼움 차림으로 여행하는 것이 여행을 참맛을 알기에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내 삶 속에 쓸데없는 짐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두려움, 불안, 공포, 슬픔, 우울, 그런 감정들을 내려놓으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시다.
온전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하느님께 의지하고 믿으며 나아가는 것.

이렇듯 공감가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재치도 가득하고, 감동도 있고, 성경 구절도 계속 되고,
아내와 있었던 일화라든지, 같은 교회에 나오는 성도이야기 또는 베드로나 하는 사도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성경은 어렵고 딱딱한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꼭 신앙인이 아니여도,무신론자나 그냥 자기개발서를 읽고자 하는 일반인이 읽어도 좋을 듯한다.

교회를 다니면서 가끔은 궁금해하면서도 선뜻 타인에게 묻지 못했던 나같은 사람도 주님이 받아주실까 같은 민감하지만 궁금했던 질문,
또한 기도를 다 열심히 함에도 왜 여전히 아픈 사람들은 존재하고, 배고프고 굶어죽는 사람이 존재하는가? 하는
하는 그런 물음들 말이다.

글을 참 재미있고, 그리고 너무나 공감되는 적저한 비유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읽게 되었다.
실제로 목사님의 연설을 듣는다면 어떨까? 동영상이라도 좀 찾아봐야겠다.

말씀공부라고 하여 끝에는 꼭 중고등학교때 예배 후에 가졌던 그런 선생님과의 교리문답 시간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빙긋이 웃음이 나왔다.

p 164
마음에 깊이 새기라. 결코 혼자가 아니다.
가족이 다 등을 돌려도 하나님은 그러지 않으신다. 친구들이 다 배반해도 하나님은 한결같으시다. 광야에 홀로 서 있자니 외로움이 사무쳐오는가?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주님이 당신과 함께 계신다. 그리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외로움은 물러가고 사랑이 느껴진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면 남들의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다.

겨울 칼바람이 아무리 매서워도 눈은 녹고 봄이 오듯이, 나의 마음의 빗장도 벗고, 온전히 하느님의 사랑을 갈구해야 겠다.
타인에게 구걸하지 말고...

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모나리자를 보며 목사님의 얼굴을 떠올릴 그 날을 그려본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마더 테레사와 함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유명한 그런 분인데..
생각해보니 왜 그 분의 본명이 따로 있을까를 생각하지 못했나 보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나도 성당을 다녔었다.
세례를 받아 세례명이 있었고, 대모도 계시고, 그리고 영성체도 꼬박꼬박하고 고해성사도 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상하게 그 시절이 기억나지는 않았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나 가지지 않은 사람이나 읽으면 좋은 책인 듯하다.

그가 태어났던 시절은 독일의 나치가 세계를 지배하던 그 시절이였다.

 

1부 폴란드 시절 -주님 집으로 가는 길
교황님의 부모님과 성장과정 그리고 비이탈리아인인 그가 교황으로 선출되기 까지의 과정이 나온다.
이 부분을 읽을때는 나도 모르게 안나 프랑크가 생각났다. 독일의 나치와 2차 세계대전이 나오기 때문이였으리라.
또한 종전 이후에는 공화당정부가 조직되면서 종교와 사회와 젊은이들의 행동 모두가 제약을 받아야 했었다는 사실을 첨 알았다.
폴란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생겨났다.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1970년대 우리나라 군부독재도 떠오르면서...

 

2부 교황직 시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그저 좋은 말만 가득적은 것이 아닌,
그 당시 여론과 사회에서 교황을 비판했던 그런 부분도 언급하고 있어서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전쟁이 시작됨을 애석하게 생각하셨고, 무엇보다 솔직하셨고, 그리고 가끔씩 위트가 넘치는 농담을 하셨던 부분이 서술된다.

 

책 전체가 인터뷰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고,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읽기가 조금 힘들었다.
또한 시대를 넘나들고 있어서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든다.
바로 앞 페이지에는 1991년 당시가 서술되고 다음장에서는 1985년 인터뷰 내용이 나오고,
다시 1991년으로 돌아가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해서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스타니스와프 지비시 추기경이 이야기 하는 부분이 인터뷰 형식의 파란색으로 나오고
서술하는 이야기 까만 글씨가 잔프랑코 스비데르코스키의 정리가 이어진다.

개인적 삶을 포기하고 종교적인 삶을 선택하신 성스러운 그 분의 인생의 단면을 조금이나마 엿보는 거 정도밖에는

교황님의 삶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이 책 한 권으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분의 성스러운 행위에 대해 우리는 아니 나는 지금까지 너무 모르고 살았기에 이 책으로나마 그 분의 성직자의 길을 다시금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1978년 그가 교황으로 선출
p 128
'로마(Roma)'를 거꾸로 읽으면 '사랑(amor)'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이탈리아 인이 아니라 폴란드에서 온 교황이 필요했던 것이다.

1991년 걸프전 당시
p 229
"모든 종교가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 이게 바로 우리에게 피요한 거라네!"

 

2005년 임종 직전
p 281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요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하시면 선종 하셨다.

 

천국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시며 여전히 안타까워 하실 것 같은데,
정말 전쟁이 사라지고 굶주리고 헐벗은 이웃들이 없어지는 그런 평화가 우리와 함께하는 날을 기다려 본다.

블링블링
제목이 일단 호기심을 자극했다.
블링블링한 남자를 사수하라!
29살. 확 다가오는 나이이기에 이 책을 나도 모르게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해가 가면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되는 것이지만, 29살과 30살은 어감이나 느낌이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아직은 20대, 20대의 마지막을 즐기자 하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직 접하지 않은 29살의 이야기를 미리 접하고 싶었다.

골드 미스 3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직업도 화려하고 부와 경제적 능력도 탁월하다.

마놀릭 블라닉 구두, 베라왕 드레스와 티아라 이런 말을 듣고 있자니,
시즌 5까지 이어졌던 섹스 앤 더 시티에서와 영화로도 개봉되었던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 나오는
캐리가 열광하는 마놀로블라닉 구두와 캐리가 자신의 결혼식에서 입으려고 했던 베라왕 드레스와 티아라
그런 것이 떠오르는 것이 우리의 작가우리의 작가 정수현님이 섹스 앤 더 시티를 너무 재미있게 또 즐겨 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평소 즐겨보던 위기의 주부들, 가쉽걸 등이 나오니 더 반갑기는 했다.

한국판 칙릿 소설은 처음 접해 보았다.
한 때 열광적으로 보았던 쇼퍼홀릭을 빼면 칙릿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에 접한 것이 이번이 두번째 인 듯하다.
그러나 쇼퍼홀릭을 볼 때 열광적으로 빠져들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웬지 어디서 접한 듯한 이야기인데 주인공들의 이름이 한국사람이고 한국이 배경이니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사실 압구정동이든 청담동이든 그렇게 부자들만 오고가고 항상 쿨하고 멋진 사람들만 오고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많이 비판받고 있는 그저 소시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고 가끔식 기분전환으로 많이 들르곤 하는 그런 곳도 있으니 말이다.
파티와 클럽, 브런치와 호텔.
꼭 잘나가는 그녀들만 가는 곳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를 착각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그런 곳에 가면 멋진 근사한 남자들이 짠하고 나타날 거라는...

혹시 이렇게 되는게 아닐까 예상한 부분이 역시나 그렇게 되어 버리니 조금은 실망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기분전환으로 한 번 읽기는 나쁘지 않았다.

책 중간에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출판사가 의도한 것인지 큰글씨와 다른 색상의 글씨가 눈에 띄는데
구성의 참신함에 돋보였다.

하지만 지금보다 컨디션이나 상황이 더 좋을 때 읽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경기 불황에 월급이 안 나오는 회사도 수두룩 하다고 하는 이 시점에 박봉의 월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는 내가 지금 읽기에 이 책을 더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명품PR매니저인 지은과 일본어학원 원장인 서정과 작가인 시현을 부러워 하기에 시샘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들의 블링블링한 연애와 사랑과 인생이 내게도 일어나는 그런 상상을 해 본다.

172
연락을 기다리다 지친 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기 시작했다.
식욕이라도 채워 불안한 감정을 날려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욕과 감정 둘 다 비어버린다면.
나는 정말로 슬퍼질지도 모른다. 지금 감정을 채워 넣을 수 없다면.
식욕이라도 채워야 한다.

다른 공감가는 구절과 내용들도 많았지만, 이 구절이 가장 맘에 들었다. 감정의 혼돈과 식욕.
흔히 스트레스성 살이 찌고 있는 지금 내게 가장 절실히 닿는 구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