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탱 파주 지음
이승재 옮김
정택영 드로잉
문이당
아침마다 믹서에 넣고 돌리는 나만의 칵테일 재료는 수면제, 마취
제, 발작증상 억제제, 안검 경련 치료제, 근육경련 억제제약간, 우
울증 치료제 다섯알, 진정제 삼십알, 리튬약간, 카페인 오십봉, 항
히스타민과 암페타민 가루약 한주먹, 딸기향 기침해소 시럽 조금,
아스피린 열다섯알, 보드카 한잔, 위생란 두개, 천식 치료 가루약,
비타민 대용 유기농 오렌지 주스 한잔, 고칼슘 고랭지 우유와 바나
나 한개, 시리얼 한 주먹 그리고 초콜릿 가루 한 스푼이다.
이걸 믹서에 갈아 밀크셰이크처럼 거품을 만들어 아침 식사 대용으
로 마신다.
그후 난 죽는다......
스물 다섯살 그에게 완벽한 하루란 세상과 이별하는 완벽한 오늘이었다.
책은 점점 상상에 도를 넘어 내 머릿속 까지 복잡 미묘하게 만든
다. 몸속에 뛰어 노는 백상어가 있고, 매달 3.334권의 문고판 에밀
리 디킨슨을 구입하기도 한다는 괴상한 글들이 무수히 나열되어 있다.
작가는 이 책을 당시 겪었던 느낌과 심리 상태를 옮겨놓은 자전적 소설이라 했다.
"자명종이 울리며 눈을 뜬 순간 부터 매일 죽고 싶었지만 그 쓰디쓴
절망속에 광기에 가까운 아이디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이
야기들을 얻어 낼수 있었다."
작가의 말이 없었다면 나는 나의 뇌를 꺼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
고 싶었다. 날마다 죽음을 꿈꾸며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주인공이
한번쯤 망상에 빠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나 할까?
암튼 이상한 상상에 빠져보고 싶다면 읽기를 권해봄직한 소설이다.
마르탱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