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저자 : 주경철

출판사 : 사계절

장르 : 역사풍속신화/세계사일반

읽은 기간 : 2013.12.01~2013.12.03

 

독서 후기

- 얼마전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인과 문화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리고 그 특강 속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문화 속에는 그 시대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고...

 이 책은 나의 강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학은 문화의 한 모습이다...

 그리고 역사는 그 시대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문학과 역사가 상호보완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문학 속에서 역사의 모습을 발견하고...

 역사 속에서 문학의 모습을 발견한다...

 역사적 상황 속에 탄생할 수 밖에 없었던 문학 작품...

 문학 작품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문화로 인한 역사적 사건들...

 이처럼 문학과 역사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 서로서로를 살펴보는 책이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역사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좋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이솝 우화집'을 통해 고대 그리스의 사람들의 삶을 살핀다...

 그 중에서도 노예인 신분과 같이 소수자들이 살아 남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단테의 신곡' 가운데 '연옥'편을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후 세계를 살핀다...

 로마 가톨릭의 사후세계 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힌두교, 이란, 고대 그리스의 사후세계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신밧드'의 이야기를 통해...

 아랍의 뛰어난 상업적 능력과 독특한 문학이 세계로 알려지는 과정을 살폈다...

 '드라큘라'를 통해서 단지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동방의 문화가 서구를 위협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작가들의 통찰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가벼운 공상과학 소설로 생각하는 소설들...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나 조지 허버트 웰스의 '타임머신'...

 이 소설 속에서 작가들은 미래를 통찰했다...

 특히 쥘 베른 같은 경우 바다를 지배하는 것이 결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일이라 생각했고...

 결국 강력한 힘을 가진 국가가 통제하는 지금의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즘의 소설을 읽다보면 요즘의 모습이 보인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이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과거의 문학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살펴보니 이 진리가 더 절실히 와닿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학을 읽을 때...

 결코 가볍게 넘겨 읽기만은 아쉬운 이유...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문학과 역사의 상관관계말이다...

 

인상깊은 구절

- 역사란 사람들이 살아가며 남긴 흔적을 되짚어 보면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것일진대, 사실 그 말은 거의 그대로 문학에도 적용되는 바이리라. (p.5)

 

제목 : 도쿄 뒷골목 이야기

저자 : 강석균

출판사 : 넥서스BOOKS

장르 : 여행취미/기행문

읽은 기간 : 2013.11.29~2013.11.30

 

독서 후기

- 내가 좋아하는 여행 코스가 있다면 그것은 골목이다...

 부산의 보수동 헌책방 골목길...

 서울 삼청동 골목길...

 그리고 내가 사는 대구의 청라언덕 골목길...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이웃 나라 일본의 골목길도 좋아한다...

 도쿄의 야나카, 센다기, 네즈...

 닌교쵸 골목길...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 뒤쪽의 골목길...

 교토의 산넨자카와 니넨자카...

 그리고 이시베코지까지...

 내가 골목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화려한 대로변은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한 거리이다...

 화려한 대로라는 보여지는 거리는 치열한 거리이다...

 삶을 이어가기 위한 절실함이 배여있는 거리이다...

 그에 반면 좁은 골목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리이다...

 남들에게 보여지기보다 그저 내가 살아가는 거리이다...

 삶을 살아가는 거리이다...

 골목을 걷다보면...

 사람들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우연히 중고서점을 찾았다가...

 골목이라는 단어를 보고 그냥 집어든 책이다...

 나에게도 어느덧 익숙한 도쿄의 뒷골목...

 과연 그 뒷골목을 어떻게 이야기할까라는 궁금증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잘 선택했다는 즐거움이 몰려들었다...

 이 책에서 골목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골목을 좋아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골목길에서 만나는 여러가지의 일상을 소개하는 책이다...

 공중목욕탕 순례기...

 라멘과 우동의 이야기...

 오차, 우롱차, 그리고 커피의 이야기...

 벼룩시장의 이야기...

 과거가 남아 있는 골목의 이야기...

 이렇게 사소한 것을 이야기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한 글들이 재미있었다...

 이제 그 재미는 나에게 추억과 기대를 선물했다...

 내가 걸었던 닌교쵸의 거리...

 내가 줄을 서서 사먹었던 붕어빵 가게...

 저자 역시 줄을 서서 붕어빵을 사먹는 모습이 나의 도쿄 골목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붕어빵 이야기에 도쿄 여행을 추억한다...

 그리고 혹시나 또 만날지도 모르는 일본의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이 거리에서 느껴지는 삶의 모습...

 저마다 다른 문화 속...

 하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어쩌면 비슷한...

 그 삶의 모습 말이다...

 골목길...

 이래서 좋다...

 

인상깊은 구절

- 다른 나라를 잘 알려면 그 나라의 언어를 잘해야 한다. 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p.276)

 

제목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吾輩は描である)

저자 : 나쓰메 소세키 (夏目漱石/진영화 역)

출판사 : 책만드는집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3.11.26~2013.11.28

 

독서 후기

-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을 읽으면서 이 책을 생각했었다...

 '도련님'속에 담겨있는 나쓰메 소세키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다른 책들을 읽느라 밀려서 이제야 읽게 되었다...

 장편의 소설이다...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 본 인간세상을 그린 작품이다...

 동물들의 수명과 인간들의 수명은 다르다...

 동물들의 1년이 인간의 몇년과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고양이가 고작 2년 남짓한 세월을 살아가며 바라본 인간 세상의 이야기다...

 이 책 역시 나쓰메 소세키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가 잘 드러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모습은 가식적이다...

 위선적이고 허위의식이 강하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쓴다...

 자신에게는 아무 것도 없으면서 많은 것이 있는 양 드러내려고 한다...

 고양이의 주인인 중학교 교사 구샤미 선생이 그렇다...

 구샤미 선생의 가족들도 그렇다...

 그 집에 출입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모두 허위의식이 가득하다...

 사람들 뿐만이 아니다...

 주인공 고양이와 연결이 되는 다른 고양이 검둥이에게도 마찬가지다...

 오직 애인이었던 미케코만큼은 부정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다...

 이 모습을 보면서 이 고양이가 참 중립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누구에게나 똑같이 냉소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극히 객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냉소의 수준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이 고양이의 이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신학자들 가운데에는 남녀 불평등의 원인을 아담이 하와에게 이름을 지어주면서라고 한다...

 그렇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소유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소유권에는 여러가지가 작용하게 된다...

 자신을 기르는 주인에게는 적어도 냉소적이 아닌 옹호적인 입장을 펼칠 수도 있다...

 반대로 주인에게 적대감이 있다면 냉소적인 것은 고사하고 철저히 적대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이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기에...

 소유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고양이도 아는 듯하다...

 고양이가 주인에게 주인이라는 호칭만 인정할 뿐...

 주인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오직 미케코에게만 옹호적이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랑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이러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냉소 덕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냉소적인 글을 계속 읽다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아니면 그 냉소에 지칠 수도 있다...

 고양이의 인간을 향한 냉소 속에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불편할 수 도 있다...

 아무리 책이라고는 하지만...

 동물이 인간을 평가할 때 냉소적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철저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 덕에...

 그 냉소를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게 된다...

 무작정 욕을 해대기 보다...

 무작정 화를 내기 보다...

 무작정 불편해하기 보다...

 수긍하며 읽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혹 중간중간 비쳐지는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수긍하면서...

 언뜻보면 불편하게 만들 듯하지만...

 불편하지만은 않은 책이다...

 

인상깊은 구절

- 인간의 심리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