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우 3 - 신세계 질서 (ジウ. 3 : 新世界秩序NWO)
저자 : 혼다 테쓰야 (譽田哲也/한성례 역)
출판사 : 씨엘북스
장르 : 소설/일본추리소설
읽은 기간 : 2013.12.06~2013.12.07
독서 후기
- 지우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그간 읽은 추리소설과는 달리 전개가 엄청나다...
총리를 납치하는 테러라던지...
신주쿠의 가부키초를 점령한 집단이라던지...
쉴새없이 터지는 폭탄과 총격전이라던지...
솔직히 나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 현실적인 내용을 더 좋아한다...
물론 신주쿠에 테러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정도의 전개는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책을 덮을수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을 덮지 않고 끝까지 읽은 것...
비현실적이라고 대충 읽어넘어가지 않은 것...
그렇게 결말까지 읽은 것은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우의 결말이 이 책의 비현실성을 현실성으로 바꿔주었기 때문이다...
중국 밀입국자 사이에서 태어난 지우...
밀입국자의 자녀이기에 국적이 없다...
부모와 헤어지며 자신의 존재에 의문이 생긴다...
생명을 가진 사람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존재...
그런 지우는 늘 '나 여기 있다'라는 말을 외친다...
특이하게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체질 덕에 거친 신주쿠에서 자라나지만...
그의 주변에는 정상적인 만남은 없다...
그를 돌보는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를 신봉하며 그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 뿐이다...
그리고 그 잘못된 영향이 결국은 테러라는 상상하지 못할 결과를 낳게 된다...
사건의 배후였던 사람이 내뱉었던 '나 같은 사람은 또 나타난다.'는 말...
소설이나 영화 속 악당들의 뻔한 대사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잘못된 만남이 만드는 불편한 진실일런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지우라는 캐릭터에 연민의 정이 든다...
지우가 올바른 만남을 가졌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우라는 아이가 당당하게 세상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도록 살 수 있는 만남을 가졌더라면...
아니, 지우가 조금이라도 사랑을 받으며 살았더라면...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외되고 버려진 아이들을 향한 무관심이 낳은 비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이 책을 덮으면서 나의 비전을 다시 한 번 새기게 된다...
올바른 사랑이나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자라나는 세계 속의 아이들을 향한 비전 말이다...
그 아이들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키워내는 나의 비전이 다시금 마음 속에 새겨진다...
물론 나의 비전이 이루어지더라도 세상 속에서 지우와 같은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사라지지는 않지만 줄여나갈 수는 있다는 믿음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가도쿠라와 아이가 약속하는 손가락에서 그 믿음을 확신한다...
인상깊은 구절
- 그것은 짧고 가늘었지만 진실로 굳센 맹세가 걸린 새끼손가락이었다. (p.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