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해피 해피 브레드(しあわせのパン)
저자 : 미시마 유키코(三島有紀子)
출판사 : 블루 엘리펀트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4.04.26~2014.05.01 & 2014.10.10~2014.10.16
독서 후기
- 아주 오래 전 읽은 책이다.
지난 4월 말에 처음 읽었으니 무려 8개월 만에 감상을 쓰는 셈이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5개월간의 인도 선교를 준비하느라
감상을 쓸 마음이 아니었다.
결국 인도에서 돌아와 호주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다시 읽어야만 했다.
그리고 호주 여행이 끝내고서도 무려 한달하고도 열흘이라는
게으름의 시간을 보낸 뒤에야 이 책의 감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감상을 쓰는 작업이 밀린 책들이 꽤 있다.)
어쨋건...
이 감상을 쓰기 위해 책을 두 번이나 읽었고,
그리고 또 짧게나마 훑어봤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읽긴 했지만
처음 이 책을 읽을 당시의 감정이 기억이 났다.
따뜻한 봄이 절정에 이르는 4월 말,
따뜻한 내용의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따뜻한 내용으로 인해 내 마음도 봄이 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홋카이도의 쓰키우라
그곳에 세워진 작은 카페 마니...
미즈시마와 리에라는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이지만
이곳은 그냥 카페가 아니다.
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마음에 상처와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별의 아픔,
헤어짐의 아픔,
혼자라는 아픔...
누군가와의 단절이라는 아픔을 가진 이들이
이 카페 마니에서 시간을 보내며
외로움을 치유하게 된다.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이 치유 되는 동안
나 역시 책 속의 사람들 처럼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갓 구워낸 빵의 향긋한 향기와
부드러운 속살 같이
이들을 감싸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후반부로 갈 수록
그 따뜻한 마음은 점차 다른 책들과 다른 특별함을 가지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이 전해주는 따뜻함은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자주 접하게 된다.
평범한 삶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소소한 행복,
일상이라는 친근함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
주변에 있기에 바라보지 못했던 평범한 따뜻함.
이와 같은 일상의 감동은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자주 접하게 된다.
물론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 속 인물들도 소소한 행복, 작은 기쁨, 평범한 따뜻함을 통해 치유를 받는다.
그렇다고 나에게 찾아오는 감동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나 역시 이러한 감동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내고 있었지만
이 책의 이야기에서는 그 감동이 몇배로 더 해졌다.
그 이유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리에의 상처를 드러내는 데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소소한 일상을 통해 누군가를 치유하는 사람은
그저 치유자에 그쳤다.
그들은 상처가 없는 듯 했다.
그들은 상처가 있어도 깊숙히 감춰두거나
그들의 상처는 이미 해결된지 오래였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상처를 가진 사람이 상처를 가진 사람을 이해해 주었고
상처를 가진 사람이 상처를 가진 사람을 공감해 주었다.
자신은 상처를 해결했다면서 다른 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진심어린 위로를 건내는 이들이었다.
상처입은 이들을 위로하며
상처입은 이들을 격려하며
상처입은 이들을 보살피며
이들 스스로의 상처를 만져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카페 마니를 찾아온 손님들만 성장하고 성숙하는 것이 아닌,
카페 마니의 주인들도 성장하고 성숙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에
이 책이 전하는 감동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 것이었다.
오랜만에 감상을 쓰는데도
여전히 이 책의 감동은 아련히 남아있다.
긴 시간을 보냈어도
어쩌면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을 만져가는
주인공들의 모습 때문에
그 감동은 잔잔하게 지금도 남아있다.
정말로
누군가에게 권하고픈 책이다.
인상깊은 구절
- 리에 씨는 드디어 찾은 것입니다.
자신을.(p.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