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위로였으면 좋겠다

저자 : 최갑수

출판사 : 꿈의지도

장르 : 여행취미/기행문

읽은 기간 : 2015.08.26~2015.08.28

독서 후기

- 역시 휴가 중에 읽은 책이다.

 벳푸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유후인에서 하카타역으로 가는 유후인노모리 기차 안에서

 후쿠오카 공항에서 부산으로 가는 대한항공 안에서

 그리고 대구에 돌아와서 아내와 함께 서문시장에서 집으로 오는 시내버스 안에서.

 한동안 여행서적을 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일본 여행의 기행문을 읽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일본이 아닌 그저 여행을 하고 느낀 것이 쓰여진 이 책을 말이다.

 솔직히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순전히 제목 때문인지도 모른다.

 선교를 마치고 돌아와 사역을 하느라 에너지를 쏟았던 나에게

 못난 남편 덕에 사모라는 자리에 앉아 늘 애를 썼던 아내에게

 이 여행이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 책 제목 '위로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그렇게 와닿았나보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에는

 그렇게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베트남의 풍경이나, 런던의 풍경이나

 터키 카파토키아의 풍경이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로라기 보다는

 어색함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감정이

 이 책을 읽는 초반의 마음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 책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던 부분은

 다시 돌아와야 할 시점과

 집으로 돌아와서 휴가를 마무리할 때부터였다.

 

 이 책에는 그동안 읽었던

 기행문과는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행자라는 신분의

 참된 정체성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여행자가 머무는 곳은 집이 아니다.

 여행자가 머무는 곳은 타지일 뿐이다.

 여행자가 머무는 곳은 종점일 수 없다.

 그렇다.

 여행자의 참된 정체성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돌아갈 곳이 인식이 되어 질 때에야

 비로소 본인이 여행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내가 인생의 여행자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그저 대구의 편안한 집이 아닌

 그 집을 넘어서 가야할 곳 있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곳,

 해야만 할 일,

 만나야 할 사람,

 사랑해야 할 존재들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나에게 위안을 주고

 나에게 위로를 준다.

 책 제목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위로였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위로였다고.

 

인상깊은 구절

- 여행을 떠나오면 알게 된다. 우리는 반드시 돌아가야 할 존재라는 걸. (p.207)

제목 : 매스커레이드 이브(マスカレ-ド.イブ)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양윤옥 역)

출판사 : 현대문학

장르 : 소설/일본추리소설

읽은 기간 : 2015.08.24~2015.08.25

독서 후기

- 휴가 중에 읽은 책이다.

 부산에서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 안에서,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오이타 공항으로 가는 전일본공수 안에서,

 그리고 벳푸의 료칸에서 잠든 아내를 옆에 두고 읽은 책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몇가지 기억에 담아두는 책이 몇 권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매스커레이드 호텔'이다.

 이 책의 제목은 '매스커레이드 이브'다.

 '이브'라는 말은 성탄절 전야인 크리스마스 이브로 익숙한 단어다.

 그렇듯, 이 책은 지난 번에 읽었던

 매스커레이드 호텔의 앞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주인공들의 명 때문이었다.

 호텔리어로서 긍지를 가지고 손님을 대하는 야마기시 나오미나

 형사로서 긍지를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닛타 고스케나

 사명을 붙잡으며 살아가는 이들이었기에

 주변에 호텔리어를 꿈꾸는 이들이 있으면

 이 책을 추천하기도 할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출간예고부터 기대하고 기대하던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이들의 성장과정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또한 네개의 단편으로 엮인 책이라

 빨리 읽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마지막 사건의 경우는

 나의 추리가 적중했다는 점에서도

 기분을 좋게 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행중에 읽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야마기시 나오미는 호텔리어다

 그녀는 호텔을 찾는 사람은 저마다 가면을 쓰고 있으며

 호텔리어는 그 가면을 지키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호텔과 료칸에 투숙을 하면서

 나 역시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음을 되새겨 본다.

 그리고 그 가면은 어떤 가면일지 상상해본다.

 무엇보다도 그 가면 아래의 민낯은 어떤 민낯일지 생각해보게 한다.

 그 가면 아래의 민낯을 생각해 보았을 때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여행하며

 여행이라는 즐거움과

 독서라는 즐거움이 더해진

 밝은 민낯이기 때문이다.

 내 밝은 민낯을 발견한 것이 기분 좋아서일까?

 호텔과 료칸을 체크인 하면서

 같은 곳에 머무르는 이들의

 가면을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인상깊은 구절

- "전에도 말했지만 호텔을 찾는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있어. 손님이라는 가면. 그걸 벗기려고 해서는 안 돼." (p.12)

제목 : 가면산장 살인사건 (仮面山莊殺人事件)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 김난주 역)

출판사 : 재인

장르 : 소설/일본추리소설

읽은 기간 : 2015.08.01~2015.08.07

​

독서 후기

- 여름이 되니

 미스터리를 찾게 된다.

 예전에 사두었다가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기 시작한다.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읽는데 한참 걸린 책이다.

 사실 이 책은 1월 즈음에 구입한 책이지만

 이러저러한 바쁜 일정 때문에

 이제야 읽게 되었다.

 도모미라는 여인이 운전 부주의로

 절벽에서 추락사한 지 얼마 후

 그의 약혼자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아버지에게

 별장에 와서 지내다른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는 다카유키와 도모미의 부모를 포함

 8명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그 별장에

 경찰에 쫓기던 2인조 강도가 침입하고,

 탈출을 시도하던 가운데

 인질 중 한 사람인 유키에가 등에 칼이 꽃힌 시체로 발견된다.

 강도들은 범인이 아니고...

 인질들 가운데에 범인이 있다는 정황 가운데

 시작되는 미스터리다.

 별장이라는 외부와 단절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추리소설에서 흔히 만나는 배경이기도 하다.

 즐겨 읽는 만화인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과 같은 만화에서도

 흔한 배경으로 등장할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흔하디 흔한 배경에

 강도와 인질이라는 인물의 특수한 관계를 부여하여

 긴장감을 더한다.

 그리고 사건의 용의자들에서

 강도들은 제외됨으로서

 긴장감이 더 배가 된다.

 인질이라는 긴장감 속에서

 의심이라는 긴장이 가미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의 해결 장면에서

 반전이 등장하며 긴장감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조금 아쉬운 점은 그 반전이

 조금은 예상했던 반전이기에

 조금 김이 빠지는 듯한 감은 없지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반전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전개 방식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조금씩 조금씩

 끊어서 읽느라

 이 이야기를 읽는데

 오래걸린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인상깊은 구절

-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여기 왔을 때는 분명히 있었던 현관문 위의 가면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p.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