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945 히로시마(Hiroshima)

저자 : 존 허시(John R. Hersey/김영희 역)

출판사 : 책과함께

장르 : 역사풍속신화/일본사

읽은 기간 : 2015.09.04~2015.09.05

독서 후기

- 1945 히로시마라는 제목과 표지에 있는 원폭 돔...

 이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

 2014년 일본 전국 여행에서

 히로시마(広島)를 여행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방문했던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자료관(広島平和記念資料館)에 전시된

 시계가 생각났다.

 그 시계는 8시 15분에 멈춰있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에 리틀보이라는

 폭탄이 떨어졌고

 이 원자폭탄으로 인해

 공식집계 24만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이 책은 원폭의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에 거주하던 사람중

 피폭자 여섯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에선 이들을 생존자라 표현하지 않고 피폭자라 표현한다고 한다.)

 공장의 여직원인 사사키 도시코,

 개인 병원 의사인 후지이 마사카즈,

 재단사의 미망인 나카무라 하쓰요,

 예수회 소속 독일인 사제 빌헬름 클라인조르게,

 적십자병원 의사인 사사키 데루부미,

 히로시마 감리교회 목사 다니모토 기요시,

 이 여섯명은 평범한 사람이다.

 이 평범한 사람들의 원폭 체험기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폭탄이 터지는 순간부터

 대화재가 일어난 순간,

 그리고 종전 전후의 히로시마와

 종전 후 치료과정

 그리고 원폭 투하 40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통의 역사책같은 구조가 아닌

 르포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책이라

 장면을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연속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 순서대로 이 사람 저사람 왔다갔다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더욱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나오지 않고

 어떨 땐 이 사람이 먼저 나오다가

 어떨 땐 저 사람이 먼저 나오는 등의

 뒤죽박죽인 전개라

 집중하고 읽지 않으면 조금 혼란스러울 우려가 있었다.

 아무튼,

 그런 혼란을 뒤로하고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나서

 몇가지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원폭이 터지는 순간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생각해본다.

 폭격기가 히로시마를 폭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흉흉한 가운데

 원자푹탄이 터졌고,

 

 그 폭탄의 위력이 너무도 막강하기에

 사람들은 우왕좌왕했으며

 어쩔줄 몰라했다.

 폭탄의 위력 앞에

 무기력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 역사적 사건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음을 깨닫는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일본인 특유의 '시카타나이(仕方無い)'문화였다.

 

 시카타나이란 '어쩔 수 없다'는 뜻의 일본어다.

 원폭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피폭을 당해

 고통받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이들의 수동적인 태도를 보며

 이하하지 못하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예를 들어

 등록증만 받으면 무료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그것을 받지 않는 점이라던지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카타나이 문화를 통해

 일본 사람들의 특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천황이 일본의 패배를 인정하는 라디오 방송을 보냈을 때

 일본 사람들이 전쟁에 졌다는 인식보다

 천황이 친히 방송을 했다는 것에 포커스를 두는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원폭이라는 거대한 재앙이 지나간 후,

 다른 이들과 함께 

 이 문제를 대면하고 알리려는 모습을 보이는 이가 있는 반면

 현실을 외면하며

 이 문제에서 멀어지려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보며

 문제 앞에 반응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깊이 생각했던 부분은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점이다.

 사실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우토로 마을이 방송되고

 또 하시마섬이 예고로 나오면서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됨으로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했다는 점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지만,

 그 원폭 투하로 인해

 24만명의 생명이 사라지고

 더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아이러니를 생각할 수 있었다.

 광복70주년을 맞는

 2015년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광복이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해방이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이

 결단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이 깨달음을 위해

 역사를 잊지 않고

 역사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을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인상깊은 구절

- 1945년 8월 6일 일본 현지 시각으로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 상공에서 원자폭탄이 폭발했다. (p.15) 

제목 : 잃어버린 여행가방

저자 : 박완서

출판사 : 실천문학사

장르 : 에세이/한국에세이

읽은 기간 : 2015.09.01~2015.09.03

독서 후기

- 여행하며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된 도서다.

 사실 이 책을 여행 중에 읽고 싶었다.

 하지만 여행 중에는 다른 책을 가지고 가버렸기에

 이 책을 다녀와서 읽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이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저자는 중요함을 차지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두부' 등...

 나에게 인상적인 작품을 남긴 저자의 글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자에 의한 선택은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기행문이 모인 산문집이다.

 여행을 다녀오고 난 뒤의 감상인 기행문이 여러편 수록되어 있다.

 국내 여행도 있고, 해외 여행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중요한 것 두가지를 깨닫는다.

 먼저 국내 여행에 관한 부분이다.

 나는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내가 나에게 해외여행 말고

 국내여행도 연구해보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휴가를 얻게되면

 가급적 우리나라 바깥을 떠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남도 기행, 하회 마을 기행, 섬진강 기행, 오대산 기행 등의

 국내 여행에 관한 글을 읽고나서

 국내 여행도 이렇게 아름다운 감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특별히 하회 마을 같은 경우는

 여행해 본 적이 있는지라

 그 때의 기억을 추억하며 읽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깨닫는 것은 여행의 목적이다.

 물론 저자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저자가 떠나는 여행은 모두가 목적이 있는 여행이었다.

 

 그저 단순히 놀기 위해

 쉬기 위해

 즐기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에 충실한 여행이었다.

 그 목적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 목적에 맞는 감성을 느낀다는 것이다.

 티베트 여행이라던지

 에티오피아 여행이라던지

 여행이라고 말하지만

 목적이 있기에 여행을 넘어선 감성을 얻고 돌아옴을 생각하게 된다.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자부했지만

 이 작가의 여행법도 배워볼만 하다.

 국내 여행도 기록해보고

 또 여행을 떠날 때에 그 목적에 충실하도록 해보기를 다짐해 본다.

인상깊은 구절

- 타는 사람보다도, 나는 사람보다도, 뛰는 사람보다도, 달리는 사람보다도, 기는 사람보다도, 걷는 사람이 난 제일 좋다.(p.252) 

 

제목 : 설령(塩狩峠)

저자 :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김병로 역)

출판사 : 설우사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5.08.29~2015.08.31

독서 후기

- 언젠가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미우라 아야코를 선택하게 된다.

 

 그녀는 크리스천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녀의 신앙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그녀가 크리스천이라는 것이 그녀를 존경하는 이유는 아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 있는 통찰력에 감동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그녀를 존경하게 된 이유다. 

 작년 2월

 일본 전국 여행을 하는 가운데

 홋카이도 지역을 여행하며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氷点)'을 읽었다.

 

 그리고 그 소설에 감동해

 아니, 미우라 아야코의 신앙과 사명에 감동해

 아사히카와(旭川)의 미우라 아야코 기념 문학관을 찾았다.

 그 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우에무라 미치코(上村美智子)라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녀는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시오카리 고개를 읽고

 그리고 그 시오카리 고개의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을 알고 그것에 감동해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노라고 했다.

 그 할머니를 만난 이후

 나도 그 소설을 읽고싶어졌다.

 시오카리 고개의 이야기를 다룬

 시오카리 고개에서 목숨을 바쳐 승객의 생명을 구한

 나가노 마사오(長野政雄)의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간절함 끝에 이 소설을 찾았지만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느날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 즉시 구입했다.

 그러나 이 책을 간절히 원했던 열망과는 달리

 몇번의 시도끝에

 이제서야 제대로 읽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역시나였다.

 이 책은 마음 속에서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주인공이 복음을 받아들이기까지 망설이는 과정을 비롯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과정

 그리고 목숨을 바치면서 다른 사람을 구하는 그 이야기는

 읽는 내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지만,

 때로는 잠시 멈추어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덮으면서

 강한 확신이 든다.

 후기에서 저자가 스스로 이야기하듯

 이 책의 주인공인 나가노 노부오의 신앙은

 실제 주인공인 나가노 마사오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확신 말이다.

 그리고 그 확신과 더불어

 나에게 도전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선교에 헌신하면서

 선교사로 살아가겠노라고 고백하면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복음을 받아들였다면,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삶

 그 삶은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 도전받게 된다.

 이 책...

 내 평생 소중히 간직해야 할 책이 될 것이다.

인상깊은 구절

-  "내가 본 나가노씨의 희생의 죽음은 유언보다도 무엇보다도 저에게는 훨씬 더 큰 유언입니다." (p.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