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쓰미의 반딧불이(夏美のホタル)

저자 : 모리사와 아키오(森澤明夫/이수미 역)

출판사 : 이덴슬리벨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5.09.19~2015.09.21

독서 후기

-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발견하면 기분이 좋다.

 그것도 중고서점에서 말이다.

 이 책은 신간에 속한다.

 초판 인쇄일이 올해 7월이니까...

 그런데 우연히 들러본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새책만큼이나 깨끗했다.

 신간을 깨끗하게

 중고서점에서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발견한다는 건,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최고의 행운일 것이다.

 깊은 산 속에 자리잡은

 작고 낡은 가게인 '다케야'...

 그곳에서 살아가는

 야스 할머니와

 그의 아들 지장 할아버지.

 그리고 우연히 그곳을 발견해

 그곳에 잠시 머물게 된

 나쓰미와 싱고.

 거기에 이웃인 운게쓰가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며

 모리사와 아키오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를 마음껏 경험할 수 있었다.

 그간 읽었던

 '무지개 곶의 찻집'이나

 '쓰가루 백년 식당',

 그리고 '당신에게'에서

 배경을 묘사하는 글들에서

 서정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서정적이 마치 폭발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적한 시골마을과

 유유히 흐르는 강,

 그 강을 한가로이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던지

 그 강 주변에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라던지

 그 강을 비추는 반딧불이라던지

 강의 모습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마치 시골의 강변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인상적인 것은

 그 서정적인 느낌이

 결코 정적인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싱고가 시골 생활을 하면서

 지장 할아버지로부터

 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강의 새우를 잡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강 주변의 나물을 캐고

 강 안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담아내는 장면은

 잔잔한 역동성을 느끼게 해 주었다.

 서정적이라는 것은

 역동적이라는 말과 정반대의 느낌을 전해준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발견하는 서정적인 느낌은 

 역동적인 느낌을 가져온다.

 그리고 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싱고가 이 장면을 사진에 담을 때

 그 역동적인 느낌이 잠시 정지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이 책의 글에서

 역동적인 서정적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런 점은 작가 후기를 보면

 더욱 수긍하게 된다.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

 책속의 나쓰미와 싱고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가

 다케야의 모델이 된 가게에 들렀고,

 그 가게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친분을 쌓게 되었다는 고백이 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이

 이 글에 비추어졌기 때문에

 이런 폭발적인 서정성이 드러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을 읽게 되면

 일본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세계관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그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세계관이

 나의 세계관과는 충돌하는 부분이어서

 읽는 가운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들의 세계관을 이 책을 통해

 배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은

 나의 꿈인 선교를 행함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되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나니

 시골길을 걷고싶어졌다.

 

 여름날의 시골길,

 가을날의 시골길,

 겨울날의 시골길,

 그리고 봄날의 시골길을 걸으며

 서정적인 느낌으로 빠져들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 "정말 일어나는구나. 기적이라는 거." (p.215)

제목 : 철학자의 여행법(Théorie du Voyage)

저자 : 미셸 옹프레(Michel Onfray/강현주 역)

출판사 : 세상의모든길들

장르 : 인문과학/교양철학

읽은 기간 : 2015.09.17~2015.09.18

독서 후기

- 얼마 전에 읽었던 박완서씨의 기행문

 '잃어버린 여행 가방'과 마찬가지로

 여행하며 읽기에 좋은 책으로 추천된 책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여행 중에 철학책을 읽는 것은 조금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즐기며 머리를 식히는 가운데

 사고를 한다는 것은 아직 나에겐 어려운 일인가보다.

 그래서 휴가가 시작 되기 전 구입했지만,

 휴가가 끝난 지금에서야  책을 읽었다.

 물론 휴가 때는 다른 책을 가지고 갔다.

 어쨋건,

 이 책을 읽으면서 먼저 저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일단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니체주의자라는 것에 시선이 갔다.

 더욱이 열렬한 니체주의자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런 점에서 조금은 선입견을 가지고 읽을 수 밖에 없음을 미리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은 여행을 갈망하는 행위에서부터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여행을 가는 사이에 일어나는 상황들과

 여행 중에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여행 후에 얻는 것들과

 다음 여행을 계획하는 과정으로

 여행을 세부적으로 나눈다.

 그리고 그 세부적인 틀 속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다양한 철학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실 니체주의자라는 점 때문인지

 몇몇 주장들은 내 생각과 어긋나는 것들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독교의 신은 방랑을 거부하고 정착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이 뒤로 넘어가면

 가톨릭 선교사들이 현지의 문화를 무시하는 부분으로 연결이 된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께서는 세계 복음화를 위해

 이 땅의 수많은 선교사들에게 정착이 아닌 여행의 삶을 요구하셨다.

 물론 개중에는 그 땅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그곳에서 정착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결국 내가 경험한 선교의 삶은 여행자의 삶이라는 점에서

 이 말들을 반박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현지의 문화를 무시하는 점에서는

 그것은 우리의 잘못임을 명확히 인정하며

 지금의 선교사들 가운데에는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자들이 더 많음을 고백하게 된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철학적 의견들 가운데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음 여행을 꿈꾸는 부분이었다. 

 가장 최근에 끝낸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내고도 남았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미 하나의 여행이 마무리되는 시점.

 즉, 공항 안에서 다음 여행을 꿈꾸고 갈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이 책이 이야기하는

 여행의 과정 속에 일어나는 수많은 철학적 사고들은

 순환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책을 다 읽은 순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여행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동의가 되지 않는 점도 있기는 하지만

 여행에 대해 철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철학 책을 읽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을 기다리며

 철학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인상깊은 구절

- 따라서 다음 여행을 고려하는 것은 반복이라기보다 혁신이다. (p.158)

제목 : 양치는 언덕(ひつじが丘)

저자 :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서치헌 역)

출판사 : 소담출판사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5.09.13~2015.09.16

독서 후기

- 미우라 아야코의 책을 읽는 것은

 나에겐 특별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그 기대감의 근원은

 미우라 아야코의 책을 통해

 신앙적인 메시지를 많이 접하기 때문이리라.

 그런점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미우라 아야코의 책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빙점'과 같은 유명한 소설은 구하기 쉽지만

 미우라 아야코의 그 외의 소설은 서점에서 쉽사리 만날 수 없다.

 그러던 가운데

 한 중고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고,

 그 자리에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은 결론은

 그 기대감은 헛된 것이 아님을 고백한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보통의 아침드라마의 내용과 다를 바 없다.

 주인공인 나오미와 그의 남편 료이치,

 나오미를 연모하는 다케야마와

 그런 다케야마를 사랑하는 나오미의 친구이자 시누이인 교코,

 거기에 불청객인 데루코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흔히 만나는 삼각관계와

 불륜으로 인한 불화가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보통의 아침드라마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미우라 아야코는 그녀의 믿음과 신앙을 통해

 특별한 글로 바꾸었다.

 그 속에는 참된 용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회개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용서를 구하는 사람과

 용서를 해야 하는 사람

 과연 그 가운데 누가 진정으로 용서 할 수 있으며

 누가 진정으로 용서받느냐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인간을 심판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진정으로 그를 용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군가에게 용서를 베풀었다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이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용서할 듯하면서도

 용서하지 못하는 나오미의 마음과

 용서를 빌어야 하면서도 용서를 빌지 못하는

 료이치와의 관계를 보며

 용서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믿는자로서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져오는지를 느끼게 된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나오미의 아버지,

 히로노 고스케를 보며 이런 영향력을 느낀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하나님 앞에 바로선 모습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과

 그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도 용서를 받았기에

 용서를 전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결국 료이치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빨리 읽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 깨달음을 되새기기 위해

 오히려 천천히 읽으며

 내용을 음미했다.

 마음 속 깊이...

 이 책에서 느낀 깨달음이 울려퍼진다.

 미우라 아야코의 다른 책...

 꼭 구해서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