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

저자 : 문지혁

출판사 : 쉼

장르 : 여행취미/기행문

읽은 기간 : 2015.09.29~2015.09.30

독서 후기

- 여행을 다녀와서인지

 아니면 선교라는 여행을 꿈꾸고 있어서인지

 요즘들어 여행서적을 읽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나 그렇게 원하는 여행서적은

 여행지의 정보를 담은 그런 책이 아니다.

 그저 여행 후,

 느끼는 수 많은 감정들과 여행의 마음이 담긴

 그런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이 'In The Blue'시리즈를 잡았다.

 여행의 감성이 묻어있는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에서 그려낸 유럽의 도시는

 행복, 달콤함, 낭만, 그리움, 설렘, 추억과 같은 감정들로 가득했다.

 마치 그 도시를 걸으며 그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런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이번의 홋카이도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이 책의 중간중간

 여행의 정보같은 소개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소개들이 나쁘다거나

 소개들이 쌩뚱맞다거나

 소개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혹은 소개들이 잘못된 정보라는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행의 감정,

 특히 혼자가 아닌 시간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그려냈을까 기대하던 나에겐

 중간중간 나타난 여행 정보는

 그 감정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아쉬움은

 전적으로 나만 느끼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점에서 이 아쉬움은 그냥 묻어두고자 한다.

 이런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오랜만에

 여행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짧은 문구 속에서

 깊이있는 여행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거기에다

 이 책에 소개된 홋카이도의 세 도시

 오타루, 삿포로, 하코다테는

 내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더욱이

 오타루와 삿포로는

 나 역시 겨울에 이곳을 여행한 기억이 있다.

 

 눈이 가득한

 추운 겨울의 홋카이도를 걸으며

 느꼈던 감정들과 추억들이

 이 책을 읽으며 아련히 그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전국여행당시

 일정상 가지 못했던

 하코다테에 대한 기대감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을 덮고

 눈을 감으니,

 새하얀 눈이 가득한 홋카이도가 떠오른다.

 겨울의 맹추위로 인해

 쓸쓸할 것만 같았던 홋카이도는

 포근한 눈과

 따뜻한 음식,

 아늑한 사람들로 인해

 쓸쓸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혼자 있으면서도

 혼자가 아닌 시간을 보낸 듯하다.

 여행의 감정을

 살짝 불러 준 이 책...

 동질감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아내와 홋카이도의 겨울을 느껴보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 그 답은 영원히 알 수 없었으면 좋겠다. (p.23)

제목 : 달려라 메로스 (走れメロス)

저자 :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전규태 역)

출판사 : 열림원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5.09.25~2015.09.28

독서 후기

- 2014년 일본 전국 여행 당시,

 삿포로에서 도쿄로 내려오는 야간열차 호쿠토세이에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人間失格)'을 읽었다.

 단지 이 열차가 아오모리를 지나간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1년 6개월 가량 지난 지금

 오랜만에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소설 10편이 모여있는 책이다.

 책의 제목이며 탈무드의 유명한 우정 이야기를 다룬 '달려라 메로스(走れメロス)'를 비롯,

 가룟 유다의 고백적인 이야기를 소설로 다룬 '직소(駈込み訴え)'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설화한 '도쿄팔경(東京八景)'과 같은

 다양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다자이 오사무라고 하면

 일본 젊은이들이 우상화하며 좋아할 정도로 많은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소설가다.

 즐겨 읽는 추리소설 시리즈인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시리즈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니 말이다.

 많은 이들이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 속에 나타나는 허무, 실패, 좌절, 덧없는 이상과 같이

 젊은이들이 자주 부딪히는 감정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다자이 오사무는 이런 감정을 소유한 작가다.

 다자이 오사무의 글에는 이런 감정들이 배여 있다라는...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읽었다.

 물론, 그 예상대로

 첫번째 작품인 '후지산 백경(富嶽百景)'부터

이런 감정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런 감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하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의 두 번째 작품인

'나태의 가루타(懶惰の歌留多)'를 읽던 도중

 묘한 느낌이 들었다.

 다자이 오사무 특유의

 물흐르는 듯한 글귀와 표현은

 그의 독특한 정서에 빠져들게 하는 것을 느꼈다.

 더욱이 이런 점은

 가룟 유다의 고백과 같은 '직소'를 읽을 때에

 좀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직소' 속의 고백은 성경적인 고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책은

 정신을 차리고 읽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으로 수록된 '달려라 메로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정서를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정서 없이도 다자이 오사무의 글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작품인 '도쿄팔경'을 통해

 그의 고백적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자이 오사무의 정서를 다시 한번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무조건 빠져드는 것이 아닌

 적절한 수용 속에서 말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기를

 다짐하며 이 책을 덮었다.

인상깊은 구절

- "그러니까 달리는 거야. 믿음을 받고 있으니까 달리는 거야. 아직 늦지 않았다고. 늦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니야. 인간의 목숨도 문제가 아니고. 나는 뭐랄까. 좀 더 어마어마하게 큰 것을 위해 달리고 있는 거야. 따라오라고, 피로스토라토스!"(p.228) 

제목 : 이름없는 선교사들의 마을, 블랙마운틴을 찾아서

저자 : 한병선

출판사 : 홍성사

장르 : 기독교/선교

읽은 기간 : 2015.09.22~2015.09.24

독서 후기

-  나와 함께 선교사의 꿈을 꾸는 아내,

 선교한국에 후원을 하고 있다보니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아내가 선물 받은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선교사 후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초기 선교사들의 2세와 3세들을 찾아

 조선시대와 해방 이후,

 혹은 그 이후의 시대 속에서

 선교 사역을 감당했던 선교사님들과

 그의 후손들을 인터뷰 한 내용이 담겨있다.

 

 선교사들의 후손이 모여사는

 블랙마운틴을 비롯

 미국 곳곳을 다니며

 취재한 생생한 이야기이다.

 예전에  선교훈련을 준비하면서

 아주 오래전 KBS 일요스페셜에 방영되었던

 '린튼네 사람들'편에서

 블랙마운틴을 접한 기억이 있기에

 조금은 친숙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처음에는 아쉬움과 답답함으로 다가왔었다.

 그것은 생생한 기록 속에

 첨가된 불필요한 이야기들 때문이다.

 일행 중 한명이

 입국장 앞에서 다음날로 예정된

 그러나 본인의 기억에는 한참 뒤로 새겨져있는

 강의를 확인하고자 하는 전화를 받는 부분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걸 어쩌랴.'라는 부분과

 이동 중 서로 마구 짐을 싣다보니

 다른 사람의 짐을 착각하고 가져온 부분이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짐을 가져온 부분에서는

 가져다 줄 수 없다는 듯의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었다.

 선교사를 만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를 취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이기적은 행동은

 정말이지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책을 덮어버릴까 고민했지만,

 선교사님들의 만남이 이 책의 주목적이기에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선교사님들의 은혜와 감사의 고백들이

 이 책에 내가 내리는 평점의

 3.0을 만들게 했다.

 선교사님들의 고백 덕에

 그나마 3점을 얻은 것임을 밝힌다.

 

 이들의 이런 고백은

 이 리뷰에서 초반에는

 선교사들로 시작하지만

 이후로는 선교사'님'이라 표현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교사님들의 수 많은 인터뷰가

 하나같이 감동적이다.

 그 감동이 가득하기에

 일일이 하나하나 이 감동을 기록한다면

 리뷰가 너무 길어질 것 같다.

 아직도 한국의 문화를 인정하고 살아가는 점이나

 노년의 나이에도 은퇴는 없다는 고백이나

 우리의 고향은 없다는 고백이나

 나이가 많기에 어린 손님을 대접하는 점이나

 한국의 자료들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으며

 그것을 정리하는 점이나

 검소하게 살아가며 모은 돈을

 선교지로 보내는 점들까지...

 

 선교사님들의 이런 삶은

 마음 속에 울림을 주었다.

 앞으로 선교사로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나에게

 선배 선교사님들의 삶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충분히 가르쳐 주고도 남았다.

 사명을 감당하는

 아름다운 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 한국의 양화진 묘지에 가보면 매우 잘해놨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제겐 위대한 곳이라기보다는 겸손케 만드는 장소입니다. 그저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종으로서 적절하게 존경받고 기억되어야 하겠지요. (p.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