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섯잔의 칵테일(大事なことほど小聲でささやく)

저자 : 모리사와 아키오(森澤明夫/이수미 역)

출판사 : 이덴슬리벨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5.10.18~2015.10.21

독서 후기

-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래서 이 기분 좋은 일을 위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잘 구입하는 편이다.

 어느 순간에서부터인지

 일본 소설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그 가운데에 이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도 좋아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작년에 구입해서 읽으려고 했지만

 작년에 인도선교를 떠나는 바람에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기분 좋게 이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역 앞의 허름한 골목 지하에 위치한

 바, '히바리'.

 그곳의 마담은 2미터가 넘는 키에

 근육질의 스킨헤드인

 곤마마라는 게이다.

 그리고 그 주위에 모인

 다섯명의 특이한 듯 하면서도

 평범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솔직히 말해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마음의 상처와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평범한 일상 속에서 풀어간다.

 물론, 이 책 역시

 이 상처와 고민들을 평범한 일상 속에서 풀어나간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이야기 구조 가운데에서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여섯잔이라는 숫자와

 히바리의 특이한 손님 다섯이라는 차이에서 나타난다.

 여섯에서 다섯을 빼면

 하나가 남는다.

 솔직히 책을 읽는 가운데에

 이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서

 그 한사람이 바로 곤마마임을 알게되면서

 다른 책들과는 다른 점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보통의 일본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치유하고는 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주인공은 치유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한다.

 

 그러나 곤마마 역시

 치유가 필요한 똑같은 사람이었고

 그 역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 관계 속에서

 치유를 해나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텐더 카오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런 점에서 모리사와 아키오의 다른 소설인

 '무지개 곶의 찻집(​虹の岬の喫茶店)'이 생각났다.

 무지개 곶의 찻집 주인인 에쓰코 여사 역시

 곤마마처럼 주인공이면서도 상처를 치유받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섯잔의 칵테일의 역할이었다.

 칵테일의 의미를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저 하나하나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칵테일이지만

 그 칵테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작은 의미하나가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임을 생각하니

 우리 주변의 꽃말이나 보석의 의미와 같은

 사소한 것들의 의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함을 생각한다.

 그리고 칵테일과 더불어

 헬스클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운동에 필요한 용어들과

 운동 방법 역시 여섯잔의 칵테일처럼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고 다가오는 것들에서도

 내 주변의 모든 일들 하나하나를 가볍게 여기지 말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책을 덮으며

 여전히 모리사와 아키오를 좋아하는 마음을

 놓지 않게 된다.

 그리고 사소한 의미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져감을 느끼며 책을 덮는다.

인상깊은 구절

-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과거를 슬퍼하면 모처럼 살고 있는 '지금'이 불행해질 뿐이야.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불안해할 필요도 없어. 소중한 '지금'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면 안 되겠지?(p.287)

제목 : 커피 기행 

저자 : 박종만

출판사 : 효형출판

장르 : 여행취미/기행문

읽은 기간 : 2015.10.14~2015.10.17

독서 후기

- 예전에 사역하던 교회에서

 카페를 운영했었다.

 그 곳을 3년간 섬기다보니

 커피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그 애착으로 인해

 이젠 집에서 생두를 구입해

 볶아서 원두로 만들어 커피를 마시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래서인지

 서점이나 인터넷 페이지에서

 커피와 관련된 여행기를 보면

 읽고 싶어진다.

 커피도 좋아하는 판국에

 더 좋아하는 여행과 만나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책이라는 것과 만난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기분 좋은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을 잡게 된 과정을 설명 하다보니

 서두가 너무 길어졌다.

 이제 책을 읽은 감상을 이야기 해야겠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라나 최초의 '커피박물관' 관장이다.

 커피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기가 이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지부티, 예멘, 그리고 터키...

 이런 나라들을 다니며 커피의 발자취를 찾아가고

 또 각 나라별로 커피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의 노력과 시스템을 상세히 기록했다.

 이런 점을 통해

 가까이 붙어 있으면서도 다른 이들의 커피 문화를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었다.

 에티오피아가 기원인 커피가 가까이 있는 나라인 케냐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예멘을 거쳐 케냐로 들어갔다.

 이런 점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의 커피와 케냐의 커피가 맛이 다른 이유를 

 맛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점이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저자의 마음이었다.

 커피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이유에 대해서이다.

 단순히 자신의 커피박물관을 위해

 커피의 발자취를 찾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커피 산업이 뿌리 내리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커피의 산지 가격과

 우리나라의 가격이 큰 차이가 있는 점에서도

 이런 안타까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커피 산업이

 커피 판매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저자가 일본의 커피 회사 사장을 만난 부분을 기록했을 때

 그를 부러워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안타까움을 느끼며

 저자처럼 일본의 커피 산업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보다는

 이해하며 마신다면

 그 커피의 맛은 한층 더 깊어지리라 생각한다.

 이 커피가 나에게 오기까지

 정성들여 경작하는 농부와

 정성들여 로스팅하는 로스터와

 정성들여 내리는 바리스타의

 그 노력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인상깊은 구절

- 어느 부문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는 커피농가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농가에서 아무리 잘 익은 커피체리를 골라내고 품질을 높여도, 여기다 로스터가 아무리 잘 볶아줘도 결국 좋은 커피를 만드는 데는 바리스타의 손을 거치게 되죠. 만약 바리스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 모든 과정들은 헛수고입니다. 바리스타의 손끝에서 커피의 모든 것이 좌우됩니다." (p.99)

 

제목 : 총구-하 (銃口)

저자 :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이재신 역)

출판사 : 한국장로교출판사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5.10.11~2015.10.13

독서 후기

- 지난 주, 두 차례의 체육대회로 인해

 오랜 기간 읽었던 상권을 이어

 하권을 읽었다.

 다행스럽게도

 3일이라는 적당한 기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상권과 하권은

 정말이지 상반되는 분위기를 띄고 있다.

 주인공인 기타모리 류타의 생애를 다룬 이야기 가운데

 상권은 그가 자란 배경과

 교사가 되고 난 뒤의 일들을 다뤘다.

 읽는 내내 잔잔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하권은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긴박함 그 자체다.

 누명을 쓰고 경찰서에 입건된 이야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징집 된 이야기,

 만주에서의 군대 생활과

 패전 후 만주를 탈출하는 과정

 그리고 우리나라를 거쳐

 집으로 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읽는 내내

 긴장감 속에 한장한장 책을 넘기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긴장감이

 책을 읽은 즐거움을 더해줬지만

 미우라 아야코의

 자기반성적인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일제 시대 조선 사람들을

 탄압했던 이야기나

 사상 문제로 자국민을

 터무니없이 괴롭혔던 이야기

 전쟁에서의 살상을 자랑거리로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등

 일본 사람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반성적인 부분들이 돋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며

 일본 사람들을 싫어한다.

 

 그것은 일제시대

 그들이 저질렀던 만행이

 그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미우라 아야코처럼

 자기 반성을 통해

 잘못을 짚어나가고

 그것을 알리는 이가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표현되었듯

 언론의 통제로 인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흔들리지 않는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기타무라 류타는 크리스천이 아니다.

 다만 그녀가 사모하고

 그녀의 아내가 된

 요시코는 크리스천이다.

 사실 사랑하는 남자가

 경찰서에 갇히고

 전쟁에 끌려가는 등의

 비극을 겪게 된다면,

 일반적인 소설 속에서

 요시코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거나

 류타와의 애정 전선이 흔들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류타와 요시코는

 이런 비극 속에서

 사랑의 흔들림이 없다.

 그것은 요시코의 믿음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요시코의 믿음은

 결국 류타가 하나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했고,

 결국 그도 신앙을 가지게 하는 모습으로 이끌어가게 된 원동력이리라 생각한다.

 요시코의 믿음을 보며

 류타가 군대 생활 가운데에

 좋은 선임을 만나거나

 만주에서 탈출 할 때에도

 다양한 도움을 받는 것은

 

 마치 부모의 기도로

 자녀의 일이 잘 풀려나가는

 간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결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책을 읽으며

 마치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웅장하고 대단하다.

 그리고 그 웅장함과 대단함은

 역사를 반성하는 자기 반성적인 모습과

 믿음으로 이어가는 신앙적인 모습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 가운데에

 알 수 없는 웅장함이 벅차오른다.

인상깊은 구절

- 그 소리에 살았다는 듯이 류타는 '돌고 도는 길'을 제목삼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류타의 교사로서 재출발의 첫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p.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