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류의 소설이라는 것도 모른 채 이책을 선택했네요..

물론 잘 알고 보는 책도 좋겠지만, 잘 모르고 보면서 우연히 알게된 이  책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모르고 봐도 그 재미도 쏠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도 녹녹한 책은 아니더군요...

모든것이 통제된 사회에서 사는, 죽음이 무엇인지, 고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는 그런사회

얼듯보면, 완벽한 사회인거 같지만

기억이 철저히 통제되는 사회...

그 속에서 나는 통제된다는 사실도 모른채, 모든것에 길들어 갑니다.

그러나 어느날 알게된 기억전달자의 역할.

이 사회에서 유일하게 전의 일들을 기억하고, 그것을 다음 사람에게 전달해주는 역할.

기억전달자가 이 세계의 브레인의 역할을 하지만,

모든 기억을 전달하고 났을때 그는 모든 힘을 잃습니다.

이것을 알게된 요나르.

요나르는 이 세계를 박차고 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편안함이 보장된 사회를 벗어나, 고행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그런 사회에 산다는것을 알게 되었을때,

나라면, 뛰쳐나올 생각을 했을까? 그냥 대다수 처럼,,같이 어울려 살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지금 살고 있는 내 생활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알지만, 모른채 나의 일상에 젖어 버리거나, 새로운 도전을 거부하고 있는 그런삶을 살고 있지요. 어쩌면 모를때 보다 더, 죄악이 아닌지..나의 삶에 대한 도전을 내가 거부하고 있는거는 아닌지..

 

이 소설은 그런 사회를 뛰처나와, 다른 세상을 도전하는 요나르를

응원하라는 책인거 같네요......

나의 수동적인 삶을 한번 자신있게 넘어보라고...채찍하네요

방귀쟁이 며느리

         By 신 세 정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장님3년.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새로 시집가는 새색시들의 필수코스였죠 합이 9년. 9년동안 듣도,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 이제 이런 학대아닌 학대를 강요하는 이는 아무도 없죠. 아마 그것이 요조숙녀라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방귀쟁이 며느리도 요즈음 세월의 흐름에 편승하려나 봅니다. 사흘마다 방귀를 뀌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곱디고운 처가가 있습니다. 이웃집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는데, 시부모님 앞에서 방귀를 뀌지 못하여. 얼굴이 노랗게 메주마냥 들떠버려, 걱정하던 시부모님은 사연을 듣고 나서는 허락을 합니다. 그러나 그 방귀가 집을 날아갈 정도의 마력을 가졌을 줄이야. 며느리는 방귀 한번 뀌고 나서 친정으로 쫓겨가던 중, 길가에 있는 맛있는 배를 따주고는 그 대가로 얻은 비단으로 시댁의 사랑을 다시 찾는다는, 사연 많은 며느리의 해피엔딩이야기 입니다.

며느리가 시댁어른 앞에서 방귀를 제대로 뀌지 못한다는 설정은 있지만, 이야기는 ‘누구나 갖고 있는 스트레스는 쌓아두지 말고 날려버려라’하고 이야기하는거 같습니다. 그것도 애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방귀를 소재로 말이죠.  책에 그려져 있는,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듯 방귀를 뀌는 며느리의 표정은 정말 이세상 무엇과도 견줄수 없는 행복한 표정이죠. 얼굴은 화색이 돌고, 주변은 오색찬란한 광채가 나죠. 이게 바로 쌓인 것을 날려버렸을 때의 인간의 표정이 아니가 싶습니다.

간만에 애 어른 구분없이 모두가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도란도란 즐길 수 있는, 게다가 색감마저 화려하여 눈이 호강하는 재미난 동화를 만났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자라는 애들은, 3,3,3,의 세월을 겪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불량가족 레시피 

                        By 손 현 주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를 보면, 도저히 가족이라 부를 수 없는 이들이 가족을 만들고 있다. 남매 사이보다는 연인같아 보이는 남매, 그리고 그 동생이 20년 연상녀를 데리고와 새살림을 차리고, 엄마의 애정라인을 정리하면서 살아가는 딸이야기등 우리가 보기에는 전혀 가족을 이룰 수 없을 거라는 인연들이, 가족을 만들고 이리저리 굴러가며, 어찌어찌 하다보니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고있다. 위태위태 하면서도, 살아나가고 있다. 그것도 잘,

 

 불량가족 레시피에 나오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채권추심 하청일을 하며, 툭하면 여자를 바꾸는 아버지 덕에, 엄마다른 3남매들. 그리고 그들 뒷바라지 하는 할머니. 그리고 명문대 출신이지만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가족을 모두 잃어버리고 백수로 지내는 삼촌. 이들의 문제는 여기서가 아니다. 각자의 성격이 모두 다르다.

이책의 화자 막내딸은 코스플레이 하며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고, 친엄마 찾아다서는 언니는 집나가고, 그리고 20살이면서도 기저귀를 차고 다녀야하는 오빠도 나가버리고, 백수로 살지않겠다고 무시하는 사람을 떠나겠다고 하면서 삼촌도 나가고, 아빠도 유치장에 갇혀버리고..남은이는  주인공 나와 제발 양로원에 보내 달라고 외치는 할머니.

 

 그러나 문득 바라본 할머니의 곤히 잠든 모습에서, 주인공은 어딘가 모르게 나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느낀다. 그렇다. 모든가족은 불협화음인듯 보여도 닮은 구석이 있다. 그것을 빨리 느끼던 늦게 느끼던, 그게 가족이라는 것. 닮은꼴을 느꼈을 때, 가족의 위기는 나의 위기로 다가오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나오는 불량가족의 이야기들은 희망이 보인다. 닮은 꼴을 보았으니. 앞으로는 위태위태 하지만, 살아 나갈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든다. 그것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