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 공부를 핑계로 봤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케익에 반해버렸다. 워낙 베이커리에 관심이 많고, 만드는 취미 (물론 지금은 잠정 중단이지만) 도 있다보니 관련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먼저 반갑다. '내 이름은 김삼순' 때도 삼순이, 진헌이도 좋았지만 케익, 과자에 반해 베이커리 만들기에 열을 올리곤 했었는데 말이다. 

 

이야기는 잔잔하다 남자친구를 만나기위해 상경한 시골처녀 나츠메가 코안도르에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양과자점 안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 최고의 파티쉐임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케익을 만들 수 없는 평론가 토무라의 이야기.

 

큰 사건도 자극적인 이야기도 없지만 쉴세없이 나오는 케익을 보고 있노라면 눈도 입도 너무 즐겁다. 게다가 나츠메역의 아오이 유우양!!! 어쩜 이렇게 맑고, 향기로울 수가 있을까? 난 평소 그녀 스타일을 좋아해서 패션지에서나 봤지 연기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너무 이뻤다. 연기인지 아닌지 구분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에 케익 아이싱이나 장식할때 장면을 보면 연습 많이 한 것 같다. 일부러 그 장면만 딴게 아닌 듯 싶게 익숙함(능숙함이 아닌 연습시간이 많았을 것 같은 익숙함 말이다)을 느낄 수 있었으니깐 말이다.

 

한 조각의 케익은 꿈을 이루기 위한 대상이며 아픈 기억이며 삶의 위로가 된다. 세상에 무엇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지만 작은 케익 한 조각에 행복을 느끼고, 위로 받을 수 있다면 세상은 아직도 살만한게 아닐까? 

 

요즘 빵집도 프렌차이즈가 대부분이라 서울도 부산도 분위기가 다 똑같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동네마다 유명한 빵집이 있고, 대표 메뉴가 있어 일부러 찾아가서 먹곤 했었는데 이젠 그런 재미를 찾을 수 없다. 갈수록 추억할 것들이 줄어들어 아쉽기만 하다.

 

저기 저 골목을 돌아서면 코안도르가 있다. 오늘 아침도 견습생 나츠메는 빵집 문을 열고, 장사 준비를 한다. 오븐이며 반죽기 돌아가는 소리가 부산스럽고, 이내 고소하고, 달콤한 빵냄새와 커피향이 골목골목 퍼져나간다. 피곤한 하루도 이 정도면 기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