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치마라니... 난 검정치마하면 교복치마가 생각난다. 요즘이야 (세대차이나는 발언이야~) 교복 디자인도 색상도 다양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짙은 색상이 대부분이였다. 남색이 정확하겠지만 대충 검정색으로 무릎아래로 내려오는 치마. 1학년 입학 땐 월남치마였다 졸업즈음엔 길이도 품도 작아져버린 엉덩이가 반질반질 닳아버린 그 치마 말이다. 그런데 밴드 이름이 검정치마란다. 그것도 혼자 음악 만드는 1인 밴드 이름이 말이다.

 

이 사람을 알게 된게 언제였더라?  음악을 이렇게 저렇게 들어보긴 했지만 목소리에 혹하게 된 건 얼마 전 버벌진트의 '좋아보여'를 들으면서부터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목소리를 가진 두 사람의 조합이라 더 귀를 잡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불현듯 '검정치마'에 관심이 생겨 '노래 좀 들어볼까'했더니 1집은 품절!!! 정말 난 왜 이리 느려 터진지 모르겠다. 뭐든 늦고, 늦어서 남들 다 환호할땐 가만있다 뒤늦게 혼자 홀릭이다. 이래서 바쁜 세상 살아가겠는가? (물론 늦은 만큼 싫증 잘 내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긴하다. 한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쭈~욱~ 함께 가야할 것 같은 그런 마음이라고 할까. 다 내 자식같고 말이지.. ^^)

 

그래도 다행히 이렇게 스페셜 앨범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노래 좋다. 목소리는 더 좋다. 그리고 가사는... 말이 필요없다. 난 언제나 무얼봐도 텍스트에 홀릭하는 사람인지라 노래 역시 가사가 좋아야 비로소 맘에 든다 말하는 사람인데 이런 가사 너무 좋단 말이지. 적당히 야하고, 철학적이고, 몽환적이기도 해 듣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가능한 그런 가사라 좋다. (뭔가 표현하고 싶은데 지식이 없으니 달리 표현이 안되서 답답하네 이거... ㅡ,ㅡ) 그래서 결론은 앞으로 '검정치마'노래 많이 들을꺼란 거다. 흠... 1집 좀 듣고나서 2집도 들어봐야겠다. (이거봐라 또 늦는다 늦어!!!)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사랑'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내 사랑'도 좋지만 뭐.. 이렇다할 게 없으니 로맨스 영화가 떠오르고, 크리스마스 즈음 생각나는 영화는 단연 '러브 액츄얼리'겠지만 난 누가 뭐래도 '노팅힐'이 좋다. 너무 좋다.

 

이 영화엔 무엇보다 나의 로망인 '서점'이 나온다. 그것도 여행 관련 서적을 파는 서점 말이다. 여행, 책, 스마트한 서점 주인, 그리고 우연한 만남과 사랑까지.. 로맨틱 영화가 갖추어야 할 것과 내가 좋아하는 장소와 소품(?)에 배우들까지 나오니 이 영화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서점의 외관이 무려 파란색이다. 내가 홀릭하는 푸른계열의 심플하지만 멋진 외관과 책. 난 서점 나올때부터 완전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 이런 서점 주인이고 싶다. 아니.. 이런 멋진 서점 주인이 있다면 서점 단골이라도 좋을꺼 같다. ^^ 

 

물론 이런 만남과 사랑이 현실에선 일어날 확률이 낮다는걸 안다. 하지만 볼 때마다 가슴 두근거리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순 없다. 내가 휴 그랜트란 배우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영화니 말이다. 줄리아 로버츠야 '귀여운 여인'으로 소싯적 꿈많던 소녀의 감성을 휘둘렀으니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로맨틱 영화의 여왕아니던가) 말이 필요없고, 휴 그랜트를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별로였다. 아래로 처진 눈에 그렇게 잘생긴 외모가 아니였으니깐. 하지만 자고로 배우란 연기할 때 빛을 발해야 하는 법. 연기할 때 휴 그랜트는 너무 멋지다. 풍부하고, 어눌하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표정과 눈빛에 스마트한 영국 발음까지.. 이 배우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쳐난다. 모르고 넘어갔다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she'. 기자회견 장면부터 그들의 결혼과 마지막 공원벤치에서의 엔딩 장면까지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노래까지 너무 좋은 거다. 도대체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속을 들어다본건지 나의 로망이란 로망은 죄다 나온다. 햇살 좋은 날 벤치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책읽는 그 장면까지 나온단 말이지... ㅠㅠ

 

'she'의 마지막 가사처럼 The meaning of my life is she    she,she...

이런 사랑을 하는 그와 그녀도 세상 어딘가 있을꺼라 믿어보련다...

가수는 역시 노래를 잘해야하는 거죠. 어릴적 저라면 '노래를 잘한다 = 고음을 잘 소화한다' 였겠지만 지금의 전 얼만큼 잘 표현하나를 봅니다. 네.. 세상엔 다양한 스타일로 노래하는 가수가 많고, 꼭 고음을 잘 질러야 감동스러운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깐요.

 

계피님 목소리에 반했습니다. 음악을 찾아 듣거나 열심히 듣는 편이 아니기에 당연 정보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이 cf등에 나오면서 귀에 쏙~~ '어쩜 목소리가 이럴수가...' 여자인 저도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레몬을 깨문듯 상큼, 발랄. 하늘로 둥둥 떠오를 것만 같은 그런 목소리. 하지만 이내 '브로콜리 너마저'에서 계피님 탈퇴!!!! 이 죽음의 타이밍이라니...

 

그러다 우연히 지인 블로그에 노래가 나오는데 세상에 그녀인겁니다. 그 야밤에 '계피님이다!!!"라며 환호를 질렀습니다. 아~~ 역시 그녀가 어디가나요? 한 소절만 들어도 존재감이 확~~  

 

거추장스럽고, 장식스런 번잡함을 다 빼버린 담백하고, 깨끗한 음악이 고팠나 봅니다. 틀어놓고 책을 읽어도 좋고, 차 한 잔을 마셔도 좋고, 자기 전 듣기에도 부담없는 노래. 게다가 가사 몰입도 100%. 어쩜 이렇게 코드가 맞을 수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랍니다. 아울러 계피님 목소리가 밝은 노래에만 어울릴꺼라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  반하고, 또 반해버렸습니다.

 

요즘 노래는 처음 들으면 확 좋은데 몇번 들으면 이내 지겨워져 반복해 듣기 싫증나는데 이렇게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고, 활동하는 가수들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하죠.. 그러니깐 앞으로 책에 두는 관심만큼은 아니래도 좋은 음악 찾아 듣는 노력(?) 정도는 해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