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피렌체의 귀족이며 시인인 단테가 직접 하나님의 은총으로 스승인 베르길리우스와 연인인 베아트리체의 도움으로 지옥.연옥. 천국을 거슬러 올라가며 겪은 체험적 내용을 담고 있는데, 책 내용의  반 이상이 지옥이며 그 나머지의 반 이상이 연옥'이 차지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이 세상에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대부분이며 죽기전에 회개를 하여 연옥(죽은 사람의 영혼이 정죄를 위하여 머무는 곳)에서 천국을 가기위해 준비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구나 죽은 후의 세계를 궁금해하거나 두려워하기도 한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았든 가본 적 없는 죽음 이후 '를 여행한다는 내용이 흥미진진했다.

지옥편

지옥은 영원히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길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말을 들은바 있다. 무엇보다 가장 두려웠던 말이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육체를 가지고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을 되풀이해야한다는 말이었다. 지옥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테지만 현실에서 지옥을 경험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은 아무리 우울해도 일주일 이상은 계속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스트레스나 죽을 것같은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강도가 점점 약해지기 때문이다 .  하지만 지옥'에서는 죽을 것같은 고통이 계속 더한 고통으로 반복되고, 게다가 나 스스로 육신을 죽일수 없는 (이것도 큰 죄에 속한다) : 어떻게 보면 스스로 나를 살해하는 행위'인 자살은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는 것만큼 죄로 분류된다고 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내 스스로에게 끼치는 가장 강력한 폭력인것이다. 타인을 살해하는 것만큼  나 자신을 죽이는 행위도 지옥'에 갈 만큼 위중한 죄'라는 뜻이다. 나 하나 죽으면  끝나는것'이라고 여기는 자살이 자신에게 끼칠 수있는 커다란 죄이고, 결국 그것이 신에게 대한 커다란 불순종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빠지는 모든 세상적인 쾌락'들이 모두 지옥에 가기 쉽게  큰길'로 열려있다. 성경에는 좁은문'으로 가길 힘쓰라고 했다. 가기 쉬운길이' 살아가기 쉬운 길'이 곧 바른 길은 아니며, 그 길이 곧 지옥으로 가는 직행'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여기에선 성경과 신화 속의 신들이 대거 등장하며 단락단락을 연결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텍스트와 그림이 적절히 조화되어 글의 이해를 높이고,  극적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지옥의 밑바닥을 맴도는 구슬픈 영혼들의 처절한 흐느낌과 살과 뼈가 타고 오물을 뒤집어 쓴 망자들의 몸무림이 일러스트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지옥의 끝' 신에게 더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았으나 극악한 배신을 한 타락천사 루시퍼가 내뿜는 얼음 바람에 모든것이 얼어붙어있다. 가장 큰 죄, 예수님을 배신한 유다가 그랬듯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과 신뢰를 받아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것을 감사하거나 충성을 맹세하는 대신 씻을 수 없는 죄: 신뢰를 져 버리고 뒤에서 칼을 꽂은 배신'이라는 죄를 지은 것: 여기에서 다시한번 드는 생각은 무한사랑을 베풀었던 상대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이 느끼는 좌절감과 자괴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일것이다. 지옥에 여러 구역이 있고 상중하가 나뉘어 있다는 설정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연옥편

지옥의 숨 쉴수 없고, 빛도 없던 곳에서 벗어나 별빛이 보인다.

한가닥의 빛도 없던 곳에서 별빛이나마 빛의 형태가 나타난 것이다. 그 곳은 죽기전 영혼의 구원을 받았으나 자신의 나약한 죄' 때문에 

천국으로 가기 위해선 고난을 겪고 참회를 하는 단계인 연옥'  - 죄를 정화하고 천국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는 영혼들이 모이는 곳

지옥에 떨어진 사람은 소용없지만, 연옥에 있는 망자을 위해선 다른 이가 기도를 해주면 천국에 들어가는데 도움이 된다. 기독교에선 중보기도'의 개념인데 여러사람이 모여 다른 이를 위해 합심해서 기도를 해주는 것-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다른이를 위한 기도를 드리는 것을 말한다 - 하지만 기독교에선 행위로 인한 구원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여기에선  천주교와 신화를 섞어, 신화적 해석도 첨부되어있는듯 하다.  죄를 씻기위한 자기 스스로의 고난의 시간을 가져  자신의 행위로 영혼의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인데, 성경적으로 해석하자면 인간의 행위로 인한 구원은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조금쯤은 가지고 있는 자만과 오만: 다른이를 업신여기는 것, 나를 타인보다 높이는 행위' 에 의한 죄를 씻기위해 무거운 돌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돌의 무게때문이라도 허리는 굽힐수있을만큼 굽어져있다.  자신을 최대한 낮추는 벌을 받는것인데, 우리가 현세에 깨달아야 하는것이고, 알아야할 것들이 여기에 경종처럼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