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처음이다. 익히 명성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딱히 손이 가지질 않았는데 영화에 대한 소개와 내용이 흥미롭다고 느껴 읽어보게 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독특한 제목이 많다.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할 만큼!  책을 읽어보니 왜 이 작가의 작품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알 것 같다. 우선 재미있고 군더더기가 없는 구성이 그렇다. 이 책의 제목이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것에 벌써 호기심이 발동했다. 용의자의 헌신이라니 무엇을 사건에서 헌신했다는 말일까? 용의자가 헌신한다는 구조 자체가 모순같기도했다. 사건은 어디까지나 고의적이었거나 우발적이었거나 헌신'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았음으로...!

사건을 감추며 알리바이로 두터운 방어벽을 쌓으려는 자와 그 방어벽을 허물고 파헤치려는 자의 숨막히는 혈투라고 짐작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그건 아무래도 흥미를 끌기위한 미끼였던듯하다. 사건의 내용은 전혀 다른 곳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사건을 일으킨 자와 그 사건을 무마하며 살인자를 보호하려는 자' 게다가 그 용의자는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다른 살인을 저지른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 주인공이 모두 미남으로 알고 있는데 원작에는 수학교사 이시가미는 얇은 눈에 퉁퉁한 모습이다. 날렵하고 핸섬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유도부 출신으로 대학때 수학으로 이름을 날리던 천재였지만, 생활에 밀려 대학에는 남지 못하고 고등학교 교사를 하고있다. 그에 비해 대학에서 물리학 조교수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천재인 유가와는 거의 대학교에서 실험을 하며 보내는 분위기이지만 여러방면에 관심도 많고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이 두사람의 추리대결일것이라 기대했는데 서로에게 적대감이 없는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연민의 감정도 있다.

 

이시가미는 수학공식을 푸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는 사람이다. 그리고 거의 매일 옆 집 야스코가 일하는 도시락집을 드나들며 그녀를 보는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그러던 어느날 야스코의 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 이 사건을 계기로 야스코의 인생에 이시가미가 개입하게 된다. 모든 사건의 사후처리를 그가 맡아 하게되고 야스코는 두렵고 주저하는 마음이지만 - 이시가미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어 도와주는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 수학교사가 결국 용의자X가 되는 셈이다. 아무래도 용의자 X'라는 것은 수학공식을 떠올리게 된다. 수학의 공식에 대입해서 사건을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이시가미가 사건을 그렇게 재구성한 것처럼 말이다. -  이시가미는 이 후부터 야스코 모녀의 알리바이를 만들고 수사선상에서 두 모녀를 지키고 보호하는 일을 자처하게 된다. 학생시절부터 모든것을 공식화하고 시뮬레이션화하려 했던 이시가미와 수수께기를 풀고 실험에 몰두했던 유가와는 그 사건을 발단으로 서로의 방식대로 사건을 해결하려 든다. 사건을 감추려는 자와 그 공식을 풀고 해답을 찾으려는 자는 대결구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문제가 있으면 해답이 있는것을 알고 있던 두 사람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답을 찾고 있는것이다. 아무래도 수식을 새로 만들어서 공식화하는 사람이 그것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려는 사람보다 불이익인건가?  어떤 수식에도 예상치 못한 헛점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 소설에선 누구 한 사람의 억울한 결말은 없었다?  사건은 모두 파헤쳐지고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받는 공식으로 정리가 된다. 정의롭게 결론이 나니 그것 또한 깔끔했던거 같다. 어떤 건 미궁 속으로 빠지고 누구는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결말이 아니라서 그것도 마음에 든다.

 

자신의 가장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순수한 사랑'이 밑바닥에 깔려있는'  살인사건이라....,

추리소설이 이런 끝 맛을 남길줄을 몰랐다.

트와일라잇 (twilight : 여명, 황혼, 어스름, 해가 지기전의 어둑한 상태) - 제목에 좀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어서 이 제목이 무엇을 의미할까 한참 생각해봤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소설이니 뱀파이어들이 좋아할 만한 시간을 선택한건가? 아님 계속 이어지는 시리즈의 제목들이 달을 소재로 하고 있으니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작해 달이 떠오르고 달이 서서히 지고 그렇게 지고나서?  그 순간에 벌어지는 뱀파이어들의 시간을 말하는 건가 싶기도하다. 4권까지 시리즈가 나란히 책장에 보이는데 <트와일라잇>을 읽고보니 단숨에 읽히는게 흡입력이 있는것같고, 게다가 왜 여자들 사이에서 열광적이었는지 알 것같다. 계속해서 언급되는 깎은듯한 꽃미남 뱀파이어 에드워드의 현혹하는 모습이 지치지도 않고 등장한다. 게다가 무엇보다 헌신적으로 인간인 벨라’를 지키고 사랑하는 그의 모습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방불케 하며 게다가 그는 불멸의 존재 ,위험하고 야릇한 악마적 포스마저 마구 내뿜는 뱀파이어’가 아닌가!  그런 존재에게 사랑받는다는 대리만족이 여성들을 달뜨게 하는 요소인거같다. 초자연적이고 거친 야성적인 매력의 소유자인 동시에 천사와 같은 조각미남이  작고 여린 존재인 인간여자 벨라’를 사랑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이혼한 엄마와 살던 벨라는 엄마와 재혼한 새아버지의  불규칙한 직장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돌아갈 결심을 하게된다. 아버지는 포크스’라는 빛보다는 언제나 구름끼인  습한 도시에서 경찰서장으로 홀로 살고있다. 어쩔 수 없이 가게된 아버지의 집에서,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하게되는 벨라’ 그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창백한 얼굴에 지나치게 아름다운 모습을 한 컬렌 형제들이 그들이었다. 학생들과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그들의 존재중에서도 단연 벨라의 눈길을 끈 사람은  막내 에드워드였다. 자신을 보자 놀라고 적대감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모습에서 당혹감과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자신의 시선이 에드워드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황스러워하게된다. 에드워드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벨라 ’

 에드워드의 찌르는듯한 시선과 마주칠때면 얼어붙을듯,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첫사랑은 불같이 타오른다고 했던가. 낯선 설레임, 강하게 이끌리면서도 더 이상 다가서면 벨라를 다치게 할 수도 혹은 자신으로 인해 죽을 수 도 있다는 위험한 사랑을 벨라와 에드워드는 하게된다. 벰파이어가 무엇인가! 사람의 피를 먹고산다는 전설의 존재가 아니던가’ 물론 여기에 의사인 컬렌의 가족들은 인간의 피 대신 동물을 사냥하며 인간과 접촉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의 몸 속에는 인간의 피’를 보면 흥분하고 자제하지못하는 짐승같은 뱀파이어의 차가운피가 흐리고 있다. 아마 이런 설정 자체가 이 소설을 흥미롭고 조마조마하게 만드는것같다. 사랑하지만 자신 때문에 위험에 쉽사리 노출되는 연인을 지키기위해 벰파이어인 에드워드의 앞으로 여정이 험날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뱀파이어인 에드워드보다 인간인 벨라’의 위험이 더 극에 달할 것이다.

 

중반부에 등장하는 서로에게 질문하며 묻는 대목이 있는데, 서로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해지고 사소한것까지 다 알고 싶어하는 장면은 여느 연인들 못지않은 애틋함이 나타난다 - 사실 이 부분을 보고 이건 여성작가가 썼다는걸 알게된다. 확실히 드라마도 그렇고 남자와 여자의 접근 방식에 차이가 두드러지는 부분은 여성심리를 건드리는 부분이다. 남성이 여자에게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가’ 남자들이 죽었다 깨나도 이해못할 간지러운 표현들이 여기에도 나오는데 에드워드의 시선은 멋진 남자가 자신을 어떻게 봐주길 어떤식으로 접근해주길 바라는 여자의 심리가 엿보인다. 다정하지만 단호하고, 완벽한 보디가드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사랑앞에서는 한 없이 나약하고 섬세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 많은 여성들이 환호하는 부분이 이것이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벨라주변을 그림자같이 지키고 보호하는 에드워드의 모습은 흡사 일본만화에 나오는 꽃미남 집사의 모습과는 같았고, 하이틴 로맨스에서 여자주인공의 손짓하나에 멈칫하는 조각미남의 환타지는 여기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아마도 내가 십대였다면 혹하지 않을 수 없는 표현들이 많았다. 물론 십대가 아닌 지금도 환상속의 남자’라는 생각이 드는건 사실이다.

 

" 왜 떠나고 싶지 않았어? "

" 너랑 멀리 있으면........초초해져. "

강렬하고도 부드러운 그의 눈빛에 온몸에 뼈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내 피를 갈망하는 뱀파이어를 사랑한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거부할수없는 마력의 소유자로 나오는 뱀파이어 : 에드워드 .

나약한듯  섬세한  인간소녀 : 벨라

솔직히 벨라가 매력적인것은 차가운 그’ 뱀파이어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독특한 구성과 전개가 이 소설을 해리포터에 버금가는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환상과 현실을 오고가는 배경에 애틋한  사랑이야기까지 더했으니 말이다. 앞으로 뉴문,이클립스로 이어지는 다음권이 기대된다.

파리를 사랑하는 분들 위해
한 잔의 진한 쇼콜라 쇼에
일상의 시름을 녹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사진으로 말하고
글로 위로하는 저자의 이야기도 기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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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듬지 기획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