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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을 읽다보면 짧은 호흡에도 응축력있게 하나의 힘이 느껴진다.

하나의 줄거리에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보니 한 숨 돌리며 보는 것도 나름 매력이 있고, 한 작가의 글에서 다른 분위기를 풍기면 그 이야기에 또 빠져들게 되기도한다.

단편선을 추천받은 것 중에 안톤 체홉의 것과 오 헨리의 것이 있었는데 체홉을 읽을때는 좀 난해하고 철학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다른 사고를 하는것 그 사고로 다른 느낌을 전달하는것이 재미있었다면 오 헨리의 단편들은 <마농의 샘>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운명의 힘'에 가슴을 찔리듯이 파고들던 그 영화에서처럼 강하고 거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말해주던 <운명의 길> 결국,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사람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게 아닌가'라는 인간이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족쇄처럼 운명을 말해주고있다.

많이 알려진 <크리스마스 선물>의 부인이 탐스런 머리카락을 팔아 남편을 위해 시계줄을 사고, 남편은 부인의 아름다운 머리칼에 어울리는 머리빗을 장만했다는 크리스마스선물의 이야기는 서로에게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선물을 주었지만, 벅찬 그 무엇! 물질로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으로 상대를 위한 선물을 장만했다는 가슴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크리스마스선물이 어떤 의미인지를 실감나게 이 한편으로 말해주고 있다.

짧은 글 속에 훈훈함과 비극, 운명의 소용돌이와 감동도 모두 선사하고 있는데, <시계추>라는 단편에서는 결혼한지 2년이 지난 신혼부부를 통해 위트까지 보여준다.

늘 일상적인 부부관계로 지내오다 케이티가 갑자기 어머니의 와병으로 병원으로 달려나가버린다. 존에게는 달랑 쪽지 한장 남겨두고 말이다. 불현듯 케이트의 자리가 커다랗게 비어버렸다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낭패감을 느끼는 존이다. 케이티가 자신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과 자신이 그동안 케이티에게가 아니라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써왔다는 후회를 하기에 이른다. 다시 케이티가 돌아오면 아내에게 집중하고 자신이 어울렸던 패거리들과는 절교를 선언할 것이라 반성하기에 이른다. 케이티를 그리워하며 눈물짓고 있었는데, 케이티가 돌아온다 - 어머니의 병이 호전되었다는 소식을 받고 되돌아온다고 말하면서 - 존은 그 순간 망설이지 않고 예전의 자신의 생활로 돌아간다. 아무렇치 않게~

짤막한 만화 한 토막같은 이야기인데, 공감도 되고 우습기도 하고 그랬다.

가장 임팩트있게 읽은 <운명의 길> 은

미래의 운명을 찾아서 나는 여러 가지 길을 간다. 지혜의 빛을 찾아 강렬한 마음과 사랑을 품고서, 바로 그것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고 지배하는 싸움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이 아닐까 「데이비드 미뇨의 시 중에서 」

데이비드라는 청년이 그래 결심했어 나는 1번을 선택할꺼야, 아냐 나는 2번을 선택할꺼야, 자신 앞에 놓여진 길 위에서 어떤 길로 자신이 선택을 하든지간에 운명의 힘 앞에서 인간은 자유로울수 없다는 내용이다. 운명론적인 말이기도 하고, 또 운명의 힘'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신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 세상에는 불가사의한 일들 천지이고 말이다. 너무 운명론자가 되는것도 그렇고 중용을 지키며 살아가는것이 중요한거같다. 물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꿔어야 보배' 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운명의 충격>은 로또복권 맞듯이 상상도 못하게 떨어진 돈에 행복해하거나 즐거워하는게 아니라 당황하고 두려워하고 자신의 앞날을 무서워하던 한 남자가 그 모든것이 뒤집어지자 화내거나 현실을 못받아들이는것이 아니라 더 평온해하고 안심하며 예전의 생활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사람이 분수에 넘치는 복을 하늘에서 받게되면 그 사람의 운명이 거의 대부분 불행한 곳으로 향한다는 이론도 있다. 일확천금이 생긴 복권 당첨자들의 말로가 별반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증명되는 것이지만.

여러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단편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우화를 통해 사람의 길'이란 무얼까 라는 근원적인 물음도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