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뒤 세상의 끝을 맞이하는 힐즈타운 이웃들의 이야기.
10가구의 이웃들중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이들이 있다. 또 종말때문에 같이 살게된 가족들도 있다.
종말선언에 대한 한차례 고통을 겪은 지금... 안정이 찾아들고 있다.
한두명씩 슬슬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본다. 과연 소행성은 지구를 찾아올 것인가....
죽음이 다가온다는 슬프고도 씁쓸한 분위기야 하지만, 어쩐지 이야기들은 가슴 한켠을 따뜻하게 해준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지금 이순간만은 열심히 살아가고자하는 희망이 삐꼼 고개를 드는것같이.
정말 3년밖에 안남았다면 난 뭘하고 있을까? 우리 식구들과 무사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루하루를 악착같이, 미친듯이 보람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겠지만, 상황이 과연 받쳐줄까?
종말이 언제인지 몰라선지, 역시나 오늘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버리고 있군.
이사카 코타로의 얘기에 귀 기울이라고! 응?
책을 읽다가 중간에 옛일들을 생각나게 했던 부분이 있어 옮겨 보았다.
===
"아, 그래" 고마쓰자키 씨가 말하더니 툇마루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고 말했다.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집에 박혀 있으면 애인은 생기지 않는다는 거야. 어쨌거나 위험하지 않은 시간에 바깥으로 나가 여기저기 가봐. 누군가 쓸 만한 남자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쉽게 되겠어요?" 나도 일어섰다.
"연애란 쉽게 시작되는 경우도 많아, 그러다가 만약 아무도 없으면, 그땐 나한테 와."
"에-." 하고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럼, 고마쓰자키 씨가 애인이 되겠단 말예요?"
"최악의 경우엔."
"싫어요, 그럴 거면 혼자 동면할래요."
"다구치 미치, 다섯 과목 475점. 네가 맞다." 그렇게 말한 고마쓰자키 씨가 입을 크게 벌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따라 웃었다.
- 동면의 소녀 中 -
나에바 씨가 나타나면 체육관 안 분위기가 변했다. 5년 전까지, 그러했다.
거울 앞에서 줄넘기를 하는 사람, 주먹을 내밀고 거울을 마주보는 사람, 코치가 든 미트를 발로 때리는 사람, 샌드백을 차는 사람, 그 누구든 나에바 씨가 모습을 보이는 순간, 잠시나마 깜짝 놀란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래도 연습은 하면서, 숨을 멈추고 힐끗 보는 정도이지만, 체육관 안을 떠돌던 먼지가 스윽 가라앉아 공기가 소금을 발라놓은 듯 조여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 순간이 좋았다.
- 강철의 킥복서 中 -
아흠) 나.. 아무래도 이사카 코타로를 무지무지 좋아해버릴것 같아..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