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기독교인에게 필수인 책이기도 하지만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스로마 신화와 함께 꼭 읽어야할 책이다. 하지만 방대한 양과 어려운 내용으로 인해 기독교인들도 일독 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성경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쉽게 소설처럼 쓰인 것이다.

<더 바이블>은 2013년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를 소설로 출간한 책이다. 성경의 내용을 대폭 줄여 대표적인 사건들 위주로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 성경의 내용을 줄이거나 설명을 덧붙인 기독교 책들은 보통 간단하게라도 성경의 내용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하는 데에 반해, 이 책은 특정 사건을 자세히 다루며 나머지는 과감하게 생략한 것이 많다. 소설의 특성상 사건 위주로 전개되다 보니, 역사서 내용이 많고 시가서, 예언서 등의 내용은 거의 빠졌다.

 

책의 구성은 서막, 1~10장으로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된다. 서막에서 5장까지는 구약, 6~10장은 신약시대를 다룬다. 성경의 구성이 구약이 월등히 많은데 비해 이 책의 구약과 신약의 분량이 거의 비슷하며, 특히 예수님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5장까지 구약에서는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모세, 다윗 등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족이 페르시아 점령기 때 약속의 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난다. 성경에서는 그후 느헤미야가 성벽을 재건하는 것이 나오는데 이 책에선 그 전에 포로 귀환으로 구약이 끝난다. 

신약은 6장부터 10장 앞부분까지 사복음서 내용이 나온다. 그리고 10장 중간은 성령이 오신 것과 교회 형성 과정, 선교 과정 등 사도행전의 내용이 나온다. 마지막은 요한이 밧모섬 유배지에서 예수님을 만난 것으로 끝난다. 밧모섬은 요한계시록을 기록했다고 알려지는 곳이다. 이 책에선 계시를 받았다는 것만 나오고 요한계시록의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요한이 예수님을 만났을 때의 기쁨과 예수님의 눈을 통해 별처럼 무수히 많은 사람을 보는 것으로 끝난다. 이는 구약에서 아브라함에거 별처럼 많은 자손을 주겠다는 것과 예수님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연결되며, 성경의 구약과 신약, 처음과 끝이 관통하며 성경이 하나로 완성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요한이 예수님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성경을 책 한권으로 담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인물의 특징을 잘 살린 소설이라 성경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를 소설화한 것이라 그런지 책을 읽으면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느낌이 든다. 성경을 읽으면 인구수, 단위 등이 나와서 어렵고 느껴질 때도 많은데, 이 책은 그런 것들이 빠지고 인물의 성격과 행동의 묘사를 잘 해서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페이지가 많고 글자도 빽빽한 편인데 지루하지 않고 계속 읽게 된다.아브라함, 예수님의 생애 등 성경에서 중요한 내용도 거의 빠짖 않고 담고 있다. 하지만 야곱의 축복은 빠지고, 비교적 성경에서 덜 중요한 삼손 일화가 나오는 등 앞부분에서는 캐릭터 위주, 흥미로운 사건 위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앞부분만 읽었을 땐 흥미 위주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후반부에 예수님의 사랑과 가르침 위주로 전개되는 점에서 성경의 본래의 뜻을 잘 담은 것 같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일화를 플라톤이 엮은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교과서에도 지문이 등장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런지 쉽게 읽힌다. 

크리톤은 친구 크리톤과의 대화인데, 대화가 길어서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이 책을 사서 읽다가 덮어두고 다시 읽었다.

 

향연을 제외하곤 소크라테스가 감옥에 투옥되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향연은 플라토닉 사랑의 기원으로 정신적인 사랑에 대한 찬양 등이 나온다.

이 책은 플라톤이 기록해서 소크라테스만의 의견인지 플라톤이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건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크라테스의 사상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으로 서양철학사와 법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다. 

소크라테스가 목숨을 걸고 지킨 진리에 대한 신념과 일관성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할 때 소크라테스의 언변과 사고에 감탄이 나왔다.

소크라테스의 주장이 꼭 옳다고 볼 순 없지만, 스스로 신념과 태도에 일관성을 보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본받을만한 거 같다.

그리고 대화를 하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식이과 진리에 대한 겸손을 일깨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대가 바뀌고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꾸준히 영향력을 준다는 게 신기하고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좁은 문>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었다. 

어릴 때라 줄거리 파악 위주로 읽었던 것 같다.

서양고전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다시 읽게 됐다.

 

앙드레지드는 사촌동생 마들렌과 결혼했다. 마들렌을 모델로 하여 좁은 문을 썼다고 한다. 소설에선 사촌 누나 알리사가 죽지만, 실제론 사촌 동생 마들렌과 결혼한 걸로 봐선 사촌끼리 좋아한다는 설정만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주인공 제롬의 시각에서 기술한다. 제롬의 눈으로 본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제사실과 제롬의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추측해야하면서 읽어야할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좁은 문은 다양한 해석이 많다고 한다.

 

제롬을 사랑한 또 한명의 인물인 사촌동생 쥘리에트는 예쁘고 쾌활한 여성이다. 제롬 눈에는 알리사가 더 우아하고 사랑스럽게 보여 쥘리에트를 철없는 동생 정도로 여기지만, 쥘리에트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독서도 좋아하고 피아노도 잘 치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제롬과 언니인 알리사가 서로 사랑하지만, 알리사가 쥘리에트와 제롬이 결혼하길 원한다. 그러자 쥘리에트는 자신에게 청혼한 남자랑 사랑없는 결혼을 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제롬을 그리워하지만, 행복한 척 많은 아이들을 낳으며 살아간다. 쥘리에트는 현실순응적인 평범한 인물인 것 같다.

 

알리사는 제롬을 사랑하지만, 하나님께로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또 다른 소망이 있다. 알리사는 제롬과의 사랑보다 종교적 합일을 더 높은 가치로 생각한다. 그런데 좁은 문에 이르고자하지만, 하나님보다 제롬이 눈이 더 먼저 들어온다. 그래서 알리사는 제롬이 하나님께로 이르는 길에 자신이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자, 제롬을 멀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보다 뛰어난 제롬이라도 하나님께로 이르길 원했던 것이다. 알리사는 현실에서 하나님과의 합일을 추구했던 인물이고, 그것이 알리사의 가치관이자 알리사만의 사랑의 방식이었다.

 

제롬은 알리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알리사의 죽음 후 일기장을 보고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제롬을 향한 알리사의 생각과 행동을 개신교를 잘못이해하여 파멸로 몰고갔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숭고한 희생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앙드레지드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나라면 제롬과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택했겠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른만큼 알리사의 가치관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이 책은 종교에서 영감을 얻었다지만, 종교적 판단을 떠나 알리사의 사랑에 눈길이 간다.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하고 희생하며, 그 사랑을 종교적 가치로 승화한 건 현실에서 보기 드문 사랑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