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어서 박경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인관계, 처세에 관한 책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 사이에 통하는 건 진심이지 그런 기술이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책 소개에 "그녀만의 관계 맺기 노하우는 바로 사람에 대한 사랑, 열정, 그리고 진심"이라는 글을 읽고 나서부터 였다.
어떤 마음과 태도로 대하길래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다 그녀를 좋아하는 것일까?
박경림씨의 사람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책을 꺼내들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채 꼬박 다 읽게 되었다.
책은 소제목의 에세이를 엮어서 가볍게 읽기 좋은 내용이다.
사실 참신한 내용은 없다.
박경림씨의 사람 대하는 법 위주로 나와있지만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어떻게 보면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 메세지'보단 '역경을 이겨낸 용기있고 마음 따뜻한 여인'이라는 소제목이 더 어룰릴듯 싶기도 했다.
책 소개에서 약간 더 살붙이기를 한 느낌도 들고, 기대했던 조금 더 깊은 내용도 없었다.
어릴 때부터 늘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뛰어난 유머 감각과 말솜씨로 주목받고 인기 많았던 사람(책 내용을 봤을 땐 아마 전교에서 가장 인기 많고 친구가 많은 사람이었을 것 같다.)의 대인관계에 대한 책이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충분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책 곳곳에 숨어있는 박경림씨의 사람에 대한 진심과 용기는 끊임없이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내가 박경림씨라면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유명디자이너를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었을까??
아마 나라면 주어진 환경을 탓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사람 자체로 본다는 것... 마땅히 그래야 하지만.. 참 어렵다..
배경을 보고 사람을 사귀는건 아니지만, 학벌, 외모, 재산의 정도 등 다른 것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람 자체만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연봉과 능력으로 사람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처럼 여겨지는 요즘. 누구나 다 아는 유명인이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평가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하다.
이 책 역시 특별한 사람 사귀는 노하우가 나와있는건 아니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것들. 마땅히 그러해야하지만 하지 않는 것들이 나와 있다.
우리는 그동안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