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렸을 적 접했던 동화들은 하나같이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을 맺는다. 아름다운 공주와 왕자가 등장해서 아무 역경없이 사랑에 빠지고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이쁘다는 이유 만으로 난장이들도 왕자도 첫눈에 사랑에 빠진 백설공주는 남의 유혹에 얼마나 쉽게 넘어가는 바보인가? 그리고 세번의 유혹끝에 잠시 죽음을 맞지만 이 또한 우연에 의해 걸렸던 사과가 목에서 빠지며 멀쩡하게 살아난다. 그리고는 또 행복하게 살았단다. 자신의 앞에 닥친 역경을 단 한번도 슬기롭게 헤쳐보지 못했던 백설공주는 스스로 거울을 보며 조금씩 늙어가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보톡스도 없던 그 시절에. 또 왕자는 오로지 백설공주 얼굴에 반한건데 성격이나 버릇은 다 용서가 될까? 저자는 이런 백설공주에 대한 불만을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시대>를 통해 스스로 능동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대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이야기로 연결시킨다. 이렇게 동화를 통해서 느끼는 불합리와 모순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연스레 인문학책으로 넘어가며 생각의 고리를 연결시키고 있다.        남의 말에만 귀 귀울이다 당나귀를 잃고마는 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인 <당나귀와 아버지와 아들>을 통해 우리의 사고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한병철'의 <피로사회>로 들어가 이야기한다. <인어공주>의 사랑을 지켜보며 '롤랑바르트'의 <사랑의단상>속 문장을 통해 광기어린 사랑을 되짚어보기도 한다. <로빈슨 크루소>의 내용이 얼마나 우월주의에서 나왔는지를 돌아보고 그 원인이 결국 <총균쇠>속 복골복으로 받은 지리적인 영향에서 기인함을 돌아본다.    이 책은 동화속에서 생각을 끌어내어 인문학책으로 연결시켜 좀 더 쉽게 인문학에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를 끌어내서 재미를 주고 있었다. 다만 끌어낸 이야기에서 인문학책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그닥 매끄럽지 않았고, 동화이야기에 비해 인문학책에 관한 언급은 너무 짧아서 인문학책을 그냥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 굉장히 많은 동화와 인문학책을 연결하고 있어서 각각의 분량이 짧았던 탓인거 같은데 다양한 이야기보다는 서너개의 이야기일지라도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로 채워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다보면 유난스레 마음을 끄는 문장들이 있다. 그럴때마다 문장들을 적어두긴 하지만, 따로 똑 떨어진 문장들은 훗날 읽으면 처음 읽을 때만큼의 감흥을 주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앞뒤 전후가 빠진 문장은 아무래도 그 빛을 잃게 마련이다. 신경림시인은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산문들을 골라뽑아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책 <뭉클>은 문학적으로 괜찮은 산문이 아닌, 자신에게 특별히 <뭉클>하게 다가왔던 산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책속엔 정말 다양한 작가들이 등장한다.  시인 정지용, 이해인,노천명,김용택,  박목월, 종교인인 법정, 김수환, 문익환, 소설가 박민규, 이광수, 그밖에 방송인 손석희, 내가 좋아하는 고장영희교수, 고신영복교수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글들을 만날수 있다. 신경림 시인의 마음을 울린 산문은 어떤 문장들로 채워져 있을까? 많은 기대를 갖고 책을 펼쳤다.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들, 자신이 팔아버린 개를 그리워하며 쓴 글, 아내에게 전하는 사랑가득한 편지, 연인에게 쓴 간절한 편지등 내게도 가슴을 울리는 뭉클한 글들을 만날수 있었다. 반면 너무 낯설고  작고한지 오래된 숨겨진 작가의 글들이 많았던 탓에 시대를 공감하지 못한채 낯섬만을 남긴 글들이 더 많았던거 같아서 아쉬웠다.    역시나 같은 책을 읽어도 그 느낌이 서로 같을수 없다는게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싶다. 많은 기대를 하고 펼친 책이었음에도 내겐 그다지 울림을 주지 못했던,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책이었다.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평범한 사람들은 늘 궁금하다. 무엇이 그들을 성공이란 반열에 올려놓았을까?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욕망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바람일 것이다. 그 가려움증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싶은 작가가 내 놓은 책이 이 책 <타이탄의 도구들>이다. 저자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거인이란 뜻의 '타이탄'으로 부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하고, 가장 지혜롭고, 가장 건강한 사람들의 비밀뿐 아니라 매체를 통해서만 접했던 모습이 아닌, 화려함 뒤의 진솔한 모습까지  그들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알람소리에 깨서 아침도 못 먹고 허겁지겁 출근하기 바쁜 보통사람들. 하지만 이  책의 첫부분을 채우고 있는 '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 을 읽어보면 우리가 얼마나 하루의 시작을 잘못하고 있으며 첫단추부터 잘못 꿰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1.잠자리를 정리하라(3분) 2. 명상하라 (10-20분) 3. 스트레칭으로 한동작을 5-10회 반복하라 (1분) 4. 차를 마셔라 (2-3분) 5.아침 일기를 써라 (5-10분) 다 합쳐봤자 20여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여유가 우리에겐 늘 없다. 아침은 늘 분주하고 생각이 머리속에 들어갈 작은 공간조차 없다. 그들이 이 다섯가지를 통해서 얻는건 거창한게 아니다. 이불을 개놓았다는 사실은 뭔가 했다는 작은 성취감을 주고 돌아왔을때 기분을 좋게 한다. 남들 보다 조금 일찍 깨어났다는 성취감, 남들보다 먼저 뭔가를 했다는 성취감이 우리가 보기엔 우습지만, 삶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은 크다고 말한다.       늘 원대하고 대단한 것만 생각하고 사는 현대인들의 월척심리는 사실 이 책 속 타이탄들이 보여주는 작은 성취감은 의아할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분야의 타이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건 '일기쓰기'였다. 일기는 현재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게 하고 혼란한 생각들을 정리해준다고 하니, 결국 성공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 최고를 만든다는걸 느끼게 한다. 물론 케톤식이요법을 할 정도까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기가 질리게 하지만, 대부분의 타이탄들의 목소리는 기본에 충실하다.이룰수 있는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해나가라, 길은 하나가 아니니 내가 현재 실패했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실패가 아니다, 자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킬수 있는 일을 하라, 항상 타인을 섬기며 배우는 자세를 가지라는 등 자신의 기본 마음가짐도 전하지만, 디로딩시간을 가지거나 배가본더가 되어보라는 등 휴식이나 이완이 재창조와 집중력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 또한 강조하고 있다. 그들은 타이탄으로 부를 만큼 거대한 존재로 느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들이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지에 더욱 놀라게 된다. 그들도 시작은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특별한 생각과 노력보다는,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늘 실천을 미루고 못하는 것들이었다. 결국 우린 이미 타이탄이 될 수 있음에도 게으름과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늘 그들을 바라만봐야 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었던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럼 가장 기본부터 시작하라.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어지러진 잠자리부터 정리하라! 밤에 돌아와 평소와 다른 자신의 잠자리에 작은 성취감을 느낄것이고 그 작은 성취감들이 쌓여 당신이 타이탄이 되는 길을 열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