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백 작가님의 <고을을 구한 원님>
먼저 글을 읽기 전에 이호백 작가님을 찾아보았습니다. 많은 자료들 중 눈에 띈 것은 <작가와의 만남>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강연을 많이 다니셨더라구요. 아이들에게 재미나는, 도움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더군요. 재미마주 공식카페에 있는 동영상 강연을 http://cafe.naver.com/jaimimage/127 보시면 작가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한국민화를 소재로 하여 새로운 민담을 풀어 쓰셨다 해서 내용을 읽기 전 많이 궁금했더랬어요. 몇 달전 서정오작가님이 쓰신 민담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은터라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받아보고 먼저 든 생각은 그림풍이 좀 특이하다는 것과 책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을을 구한 원님>의 내용을 살펴보면 어느 고을에 양산을 쓴 새로운 원님이 부임해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입니다. 몇 년째 계속된 가뭄을 해격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심신이 지쳐 있을쯤 동헌 안으로 날아든 두루미를 잡아 몸보신 하자는 어느 학자의 말에 어떤 꼬마가 나타나 이를 저지하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꼬마는 동물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재주가 있었는데, 두루미의 짝을 찾아주고 흥겨운 무술대회를 연다면 비를 다스리는 용궁의 관리가 비를 내려줄 것이라 합니다. 꼬마의 말을 따라했더니 정말 비가 내리고 가뭄이 해소되었지만, 빗줄기에 원님이 쓰고 있던 양산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햇볕을 싫어하는 원님은 갑자기 떠오른 햇볕을 피하지 못해 발작을 일으켜 죽고 만다는 이야기입니다. 원님이 현명하게 일을 해결했는데, 갑작스레 죽게되자 '권선징악'의 틀에서 약간 벗어나는게 아닌가 했어요. 그러자 큰 아이가 또 다른 새로운 원님이 와서 새로운 내용이 시작 되려고 그러나보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림을 잘 살펴 보면, 관료의 복장, 말을 탄 무사, 무당 옷을 입고 연꽃을 들고 있는 아낙네, 그리고 두루미, 사슴, 거북, 소나무, 구름등도 군데군데 숨어 있습니다. 그림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20세기 한국민화의 그림을 바탕으로 이호백 작가님이 그래픽 작업까지 하셨어요. 재주가 많으신 분이시네요. 작가님이 이 10폭 병풍을 처음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이라고 합니다.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는데 무슨 신비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것만 같았다고 해요. 한 두해에 글을 쓴게 아니라 아주 오랜 기간동안 이 그림을 보시다가 그림을 본지 10년이 지난 어느날 불현듯 이야기가 떠올랐던 것이라 합니다. 그야말로 노력의 결과물 이네요.
아이에게 읽고나서의 소감을 물으니 동물이든지 새든지 함부로 죽여서는 안되며,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함부로 대하면 안되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현명하게 잘 생각했다고 칭찬 많이 해주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