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아름다운 우주 이야기
킨더 주니어 글/박병철 그림/최윤선
<라이카의 별>
물리학과 교수가 어린이들을 위해 쓴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막연히 "위험한 요소가 많은 우주 여행을 동물이 먼저 했구나. 불가피했지..."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슬픈 이야기가 있었다는 걸 알지 못했어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소련이 여러 개의 작은 나라로 갈라진 1991년까지, 민주주의의 대표격인 미국과 공산주의의 종주국이었던 소련. 이 두나라 사이에 조용하면서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차가운 전쟁, 냉전시대의 기간 동안 두 나라는 지구 전체를 몇 번이나 파괴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양의 폭탄을 갖고 있었으며, 이 폭탄을 지구 반대편까지 쏘아 보내는 미사일을 개발하여 온 세상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미사일은 용도가 다양하여, 폭탄을 싣고 날아가면 끔찍한 무기가 되지만, 폭탄 대신 인공위성을 싣고 하늘로 쏘아 올리면 우주 로켓이 됩니다. 그래서 미국과 소련은 우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모든 국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위성 발사에 성공하면, 상대방을 위협하는 효과도 있었지요. 소련은 미국보다 크게 앞서 가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스푸트니크1호를 발사한 후 불과 한달 만에 스푸트니크 2호를 서둘러 발사한 것이지요. 동물을 우주로 보내 생물이 우주에서 살 수 있는지 관찰하는 실험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요. 미국에서는 실험 대상으로 원숭이가 사용되었고, 소련에서는 주로 개들이 그 역활을 맡았습니다. 이 경쟁의 한 복판에서 과도한 우주 로켓 개발의 희생양이 되었던 개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을 결코 잊지 않고, 조련사 야코프를 위해 힘든 훈련과정을 이를 악물고 참아내던 내석, 다시는 되돌아 오지 못할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 별이 되어버린 바로 라이카 입니다. 그 때 소련의 정치가와 과학자들이 조금만 더 여유가 있게 차분히 일을 추진했다면 라이카는 우주로 갔다가 무사히 되돌아 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
책의 두께가 좀 두꺼워요. 저희 아이는 나이가 조금 어려 엄마인 제가 이틀 동안 읽어주었어요.
또, 아이가 원심기를 이해 못해 어떻게 설명해줄까 고민하다가 몇 달전에 TV 예능프로 남자의 자격에서 전투기 타기 전에 원심기의 캡슐 안에 들어가 5G에서 9G정도의 속도로 훈련 받았던게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찾아 보여주고, 설명해가며 이해시켰어요. 그걸 보고 난 뒤, 사람도 하기 힘든 걸 어떻게 말도 안통하는 개에게 시켰나며 라이카가 너무 불쌍하다 했습니다. 정말 그렇지요...? 그로부터 고된 훈련이 시작되어요. 무중력 훈련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간 후 엔진을 끄면 동체가 자유 낙하를 하게 되고, 그 동안 비행기의 내부는 무중력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약 30초 동안 떨어진 후에는 다시 엔진을 키고 위로 올라가고 이런 비행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거죠. 중력-무중력 사애가 반복되면서 극심한 멀미에 시달린 라이카를 지켜보는 야코프의 마음도 좋지 않아요. 자신만을 믿고 있는 라이카를 사지로 보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던 것이지요.
1957년 11월 3일 일요일 새벽 5시 29분
...3,2,1. 발사!
라이카가 갑니다.
우주로 진출하려는 인류의 꿈을 싣고 라이카가 날아갑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갑니다.
주인의 사랑 말고는 아무 것도 필요 없었던 라이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장엄한 이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우주로 간 개는 라이카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었지만, 돌아올 수 없는 로켓을 타고 지구를 떠나간 생명체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습니다. 라이카는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 입니다. 저도 울고 아이도 울었네요.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야코프가 얼마나 보고싶었을까요. 로켓 발사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인터넷에서 자료를 조금 더 찾아보았어요.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를 관찰, 분석한 후에 일주일이 지나면 몸에 자동으로 주사를 놓아서 안락사 시킬 계획이었고,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는 7일간 생존하였으며, 그 후 독극물을 통해 안락사 되었다고 공식발표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또 다른 진실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러시아 과학자들에 의해 실제 라이카는 로켓이 발사된지 5~7시간 만에 죽었다는 것이예요. 로켓 발사 시 어마어마한 소음과 높은 열에 의해 엄청남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간신히 몸 정도 움직일 수 있는 원통 속에서 공포에 떨며 죽었다고 해요. 라이카란 강아지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죽음을 마지했지만, 그때 그 사건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하여 몇 년 뒤에 사람이 우주 밖으로 날아가게 되는 성공을 이루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