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이 소설을 특히 후반부는 공공장소에서 읽어선 안된다.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된 모습을 남에게 들키기 싫다면.....

말기암 환자인 헤이즐과 암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어거스터스.

서로에게 끌리는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취향도 생각도 참 다르다.

헤이즐은 장엄한 고뇌라는 책을 좋아하고 어거스터스는 새벽의 대가라는 좀비물을 좋아한다.

그들은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바꿔 읽으며 더 가까워진다.

장엄한 고뇌라는 책은 헤이즐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보는 책이다.

그 책은 암에 걸린 안나의 이야기인데 이야기가 안나의 상태가 악화되다 새로운 치료를 할때쯤 그런 하고 문장 중간에 끝나버린다.

헤이즐은 그 뒤가 너무나 궁금하다. 정확히 말한다면 안나의 상태보다는 안나의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햄스터까지 궁금하다.

그녀는 자신이 죽은뒤 주변사람들의 삶을 망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그들이 궁금했을 것이다. 이런 그녀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거스는 자신의 소원을 장엄한 고뇌를 쓴 작가를 만나는 것으로 사용해주고 드디어 거스와 헤이즐은 그를 만났지만 독설만 듣고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다.

거스는 악화된 암으로 죽어간다. 그는 눈이 먼 친구 아이작, 사랑하는 헤이즐과 함께 자신의 장례식을 열고 난 얼마 후 죽게된다.

거스는 죽기전 작가에게 편지를 썼는데 자신이 쓴 글로 헤이즐의 추모사를 다듬어 주길 바래서이다.

이 부분에서 거스의 헤이즐에 대한 사랑이 드러나서 안타까웠다.

 

거스는 남겨진 이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두려웠고 헤이즐은 남겨진 이들에게 흔적(상처)을 남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서로 다르지만 남겨진 이들을 위해 걱정하고 사랑한 것은 같을 것이다.

 

우리는 창조와 소멸, 인식에만 관심이 있는 우주에 살고 있어. 어거스터스 워터스는 기나긴 암과의 싸움으로 죽은 게 아니야. 그는 인간의 의식과의 기나긴 싸움 끝에 가능한 것을 모두 다 만들었다 없애려 하는 우주의 욕구로 인한 희생양으로써 죽은 거지. 너희들도 모두 그렇게 될 거고.

 

난 그 애를 사랑해요. 그 애를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정말로 행운아예요. 반 호텐.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몇년전 재미있게 본 책이지만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진짜 재미있게 봤지만 그야말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것 참 허무하다.

하지만 내 머리의 한계니 뭐 이해해야지....

그래도 머리보다는 감성이 좀 낫나보다 이 책이 재미있었던 것은 기억나니....

 

이 책의 줄거리는 문화대혁명시대에 재교육을 받게 되는 두 소년. 뤄와 나의 이야기다.

부르주아 집안 출신이란 이유로 도회지에서 외딴 산골로 내려와 육체 노동을 하게된 두 소년.

그들은 이전 보았던 영화이야기를 하며 바느질하는 어여쁜 소녀와 친구가 된다.

어느날 안경잡이라는 재교육을 받는 친구의 집에서 가방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책을 얻기 위해 그들은 안경잡이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자신들을 간부로 꾸며 민속노래를 수집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정한 안경잡이는 다시는 책을 빌려주지 않고 안경잡이의 재교육이 끝났을때 그들은 가방을 훔치고 마음껏 책에 빠지게 된다.

 

아직 어린 소년들이 하루아침에 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산골로 떨여져 노동을 하여야 했던 지겹고도 힘든 시기에 발자크는 한줄기 빛이 된다.

두 소년에게 발자크가 힘든 시간을 이겨낼수 있는 빛이 되었다면 소녀에게는 다른 의미가 되었다. 소녀는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있는 큰 보물을 발견했고 더 큰 곳으로 나가고 싶은 열망을 키워갔다.

 

중국 책을 읽다보면 문화대혁명이라는 시대가 주는 무서움이 있다.

음악을 즐기고 소설을 읽고 사랑을 하는 것이 죄가 되었던 시대

나의 바이올린 소리에 잠이 들고 나와 뤄의 영화이야기에 감동하며

나와 뤄의 소설이야기에 잠 못드는 것을 보면

시대가 아무리 막아도 끌리는 것은 어쩔수 없나보다.

 

....그런데 갑자기 그 작은 책은 침입자처럼 나에게 욕망과 열정과 충동과 사랑에 눈을 뜨라고 말하면서, 그때까지 고지식한 벙어리에 지나지 않던 내게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베스트셀러에 있어서 어떤책인지 궁금했는데 201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 한다.

10여년전 기억을 잃은 채 위트의 흥신소에서 일을 하던 기는 위트가 흥신소를 그만두자 자신의 기억을 찾기 시작한다. 남의 뒷조사를 하던 자가 자신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 흥미롭다.

기는 작은 단서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그 추적은 기에게 두렵기도 하고 망설이고 싶은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모르는 나를 찾는 여정..... 자신이 원하던 사람이 아니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 끈을 쫓아간다.

소나쉬체에서 시작해 스티오파의 사진, 사진속 게이오를로프, 그의 남편을 만난후 기는 자신이 프레디라 생각한다. 프레디의 친척을 만나고 프레디의 할아버지의 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프레디가 아닌 프레디의 친구 페드로였다는 점을 알게 된다.

자신이 프레디가 아닌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된 장면은 참 인상깊었다.

그 이전까지 자신이 프레디라 생각한 그는 정원에서의 숨바꼭질과 자기 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상상했다. 이후 자신이 프레디가 아니라는 것을 안 기는 바로 자신이 상상했던 모든 것은 한번도 일어난 일이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이부분을 보면서 기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할아버지의 집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에 빠져있다가 한번에 자기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하는 허망함이 느껴져서일까?

자신이 페드로인 것을 알게된 기는 페드로에 대해 다시 조사를 시작한다.

페드로의 옛집, 드니즈, 그녀와의 국경을 넘기로 한 쪽지, 잡지, 살인자, 지미와 맥케부아의 혼동, 기수, 산장, 배신.......기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위해 프레디를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프레디는 실종되며 그는 자신을 페드로 맥케부아에서 지미 페드로로 생각하며 끝이난다.

프레디에서 페드로 맥케부아로 그리고 지미페드로로 그는 자신이 누군지 알지 못한채 자신을 찾는 여정을 끝내지 않는다.

이 책은 잘 넘어가는 책이였다. 하지만 읽고 난 뒤 내가 뭘 본거지? 하는 생각과 함께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 어려운 책이기도 했다. 기의 기억과 다른이의 기억 그리고 위트의 편지 조사결과가 뒤섞여 이어져 머리속이 뒤죽박죽 되버린다고 할까?

사실 기는 프레디도 페드로맥케부아도 지미페드로도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그들의 순간을 지켜본 누군가일수도 또는 아예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지만 첫단추를 잘못껴서 한 그룹의 스토리를 알게된 누군가일수도 있겠다.

기가 작은 단서만으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에서 불켜진 간판들을 보며 길을 찾는것과 같다.

낮에 보던 것과 다른 낯설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안에서 그는 과연 길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