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 회관에서 했던 로버트카파의 사진전을 갔던 적이 있다.

그 사진전에서 나는 전쟁의 참혹함 보다는 로버트 카파의 용맹함과 순간포착능력에만 신경을 썼다.

그 사진이 누군가의 참혹한 순간을 찍은 것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 전쟁은 너무나 오래된 것이고 나와는 상관없다는 생각때문이였을까?

이제는 전쟁 사진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수 없는 것이 되었다.

인터넷 뉴스의 메인에 걸리기도 하고 채널을 돌리다 보면 방송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은 동영상도 돌아다닌다.

전쟁에 대한 이미지는 실감나고 디테일해졌지만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뎌진다.

철저한 타인의 눈으로 그들의 고통을 바라보게 된다.

수잔손택은 연민에 대해서도 독설을 날리는데 연민을 느끼는 것은 우리 자신이 고통을 가져온 원인과 연루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하고 연민만을 베푸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한다.

사실 작은 기부를 하면서도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에 대한 마음가짐은 바로 가지되 멈춰서는 안되겠다.

내가 할수 있는것이 연민뿐이라면 그것이라도 해야 되니까

미국인들은 저곳, 그리고 미국이 개입되지 않은 곳에서 행해진 악을 사진으로 찍기를 더 좋아한다. 미국은 그야말로 독특한 나라이다.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내 인생의 3분의 1이란 긴 시간을 함께 한 잠

좋지 않은 수면습관에도 불구하고 숙면을 취하는 편이다.

그래서 잠에는 사실 관심이 별로 없었다.

이 책의 작가인 데이비드 랜들은 어느날 몽유병으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고 수면센터로 가지만

거기서도 명확한 답변을 들을수 없자 잠에대해 연구하기 시작한다.

몽유병은 왜 일어나게 될까?

보통 잠을 자게 되면 뇌는 움직임을 억제 시키는데 이 작용을 하지 못할때 몽유병은 일어난다.

가위눌림은 정반대인데 잠은 깨어났지만 뇌가 움직임을 계속 억제시킬때 일어나는 증상이다.

잠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잠이 보약이다를 달고 살아온 민족이였지만 OECD국가에서는 잠을 안자는 편에 속한다. 현대사회에서 잠은 보약이다란 말은 사당오락이란 말로 변한듯싶다.

잠을 낭비하는 시간이라 여기는 탓에 잠을 뒤로 미루곤 하고 미루지 않는 사람들은 잠꾸러기 게으름뱅이라며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공의 키는 잠에 있다고 이책에서는 말한다.

연령별로 수면시간은 다른 패턴을 보인다.

아이는 다상수면 하루에도 여러번 자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들은 단상수면이지만 시간별이 약간의 차이가 난다. 특히 청소년들은 어른보다 늦게 자고 늦게 깨는 패턴을 보인다.

이 패턴의 신기한 점은 고대부터 생존을 위해 프로세스 되어 있던 패턴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같은 시간에 모두가 자면 적의 위험에 더 노출되기 쉽기에 번갈아자며 불침번의 역활을 했던 것이고 노인들은 더 약하기에 더 얕은 잠을 잘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패턴이 다름에도 어른들은 자신의 수면에 맞춰 청소년들에게 빨리자고 빨리일어나는 것을 강요하지만 학교시간을 조금만 늦춰도 아이들의 성적이 올라간다는 많은 연구들도 있다.

이처럼 각자의 수면패턴을 존중하는 것 만으로도 성취도가 올라간다.

성공뿐만아니라 건강에 있어서도 잠은 너무나 중요하다.

잠을 자지 않으면 궤양이나 여러가지 건강상의 이상신호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 것의 가장 신기한 점은 두세시간만 자더라도 말끔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는 와중에 일년에 한두번 일어나는 불면증을 느낀적이 있다.

나는 평소 12시반쯤이면 잠에 드는데 이 날은 잠이 1시 이후에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너무 말똥말똥하니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잠을 못자면 어떻하지 내일 회사에서 일하는데 지장있을텐데 내일이 너무 힘들텐데 어떻하지 어떻하지 하는 걱정에 잠이 더 안왔던 것 같다. 그리고 계속해서 지금 시간이 몇시인지 확인하고 싶고 시간을 확인하면 이만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못잤어 하는 생각도 들고 .....

하지만 이 것이야 말로 불면증의 역설이라 이야기한다.

잠을 자지 못하면 다음날을 망칠것이란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불면증의 치료는 시작된다.

잠은 우리가 중요하다 생각하면서도 항상 미뤄왔던 과제이다.

하지만 그 과제가 얼마나 중요했던 것인지 알게 된다면 그 과제를 꼬박꼬박 하게 될까나?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평일에는 12시반 금요일과 토요일은 3시반 에 자는 습관은 여전하다.

"전 경솔함을 끔찍하게 싫어해요. 천한 행동이죠." "그것보시오." 하지만 경솔함보다 더 못한 것도 있어요. 경솔한 사람을 벌할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사람들 말이에요."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푸른수염을 그대로 따라간다.

금지된 방과 그것을 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지 못한 여인들의 비극

그리고 마지막 지혜로운 여주인공의 반전.....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반전이 아닌 돈 엘레미리오와 사튀르닌의 식사 중 대화가 아닐까 싶다.

이 부분은 푸른수염이라기 보다는 미녀와 야수가 생각나기도 한다.

사랑을 갈구하는 돈과 그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사튀르닌이 묘하게 닮아있다.

이들의 대화를 읽다보면 정말 정신없이 페이지가 넘어가는데 토론배틀을 보고있는듯하다.

이 부분들은 이전의 보았던 살인자의 건강법이 생각났다.

자신의 모든 악행을 정당화하는 살인자와 그의 악행에 대해 요목조목 반박하고 그를 깔아뭉게는 여주인공이 좀 비슷하다. 살인자의 건강법에 대한 변주같기도 하다.

이 책의 가장 이해안되는 사람을 뽑자면 나에게는 사튀르닌이였다.

이집의 이전 세입자들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집에 들어온 점

집주인의 끊임없는 추파를 어느정도 들어주며 음식과 편의시설을 제공받고 자신에 대한 호의를 은근히 이용하기도 하는 점

살인자의 정체를 확인한 후에도 신고하기는 커녕 사랑에 빠진 점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마지막에 살인자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온다.

분명히 내가 본 그녀는 정의에 불타서 살인자를 살인자의 방법대로 죽인것이 아니였다.

자신의 욕망은 중요시 여기지 않은 살인자에게 분노했던 것이지....

자신의 욕망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살인자를 죽인 그녀가 신뢰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여인을 죽인 살인자와 과연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