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종신교수이자 사랑받는 아내 똑똑한 자식들을 둔 어머니인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던 앨리스....

그녀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되었다. 쉰살이란 젊은 나이에.....

누구나 인정하는 지성인이였던 그녀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가까운 거리에서도 길을 잃고 물건을 찾다가도 찾는 물건을 잊어버리고 화장실이 어디인지 몰라 바지를 적시기도 하며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 조차 힘들게 되었다.

강의도 할수 없고 논문도 읽어도 이해할수 없으며 했던 말을 계속하고 사람들은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처다본다.

아무것도 확신할수 없고 불안함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이 누구보다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절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은 병을 물려줄수 있다는 것에 그녀는 무너져간다.

스틸앨리스에서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앨리스의 가족들의 고통과 사회생활과 간병과의 딜레마,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앨리스가 무너져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연약하고 비겁한 모습, 그리고 누구보다도 강인한 모습들이 가족마다 잘 나타나있다.

가장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맏딸 안나인거 같다.

앨리스의 히스테리로 뺨을 맞고 독한 말을 들었어도 그녀는 앨리스의 곁을 지킨다.

이 장면을 읽을 때는 사무실인데도 눈물이 나올꺼 같아 힘들게 참았다.

앨리스, 다음 질문들에 답할 것.

1. 지금은 몇 월인가?

2. 어디에 살고 있는가?

3. 연구실은 어디 있나?

4. 안나의 생일은 언제인가?

5. 자녀가 몇 명인가?

위 질문들 중 하나라도 답할 수 없다면 컴퓨터의 '나비'파일을 열어 즉각 거기적힌 지시 사항을 따를 것.

그녀는 자신이 갈수록 더더욱 모든것을 잊어가고 잃어갈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가족들의 짐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나비라는 파일을 만들고 항상 체크한다. 때가 되었는지에 대해.....

알츠하이머 병은 앨리스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다. 그럼에도 그녀에게서 빼앗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 병마에게 끝까지 지지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아내이고 어머니이며 친구입니다. 그리고 곧 할머니가 될 것입니다. 이런 관계 속에서 아직 많은 것을 느끼고 이해하며, 사랑과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 사회적 활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제 두뇌는 이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도 제 귀는 아무 조건없이 사람들의 말을 들어줄 수 있고, 제 어깨는 사람들이 기대어 울 수 있는 곳이 되어주며, 제 팔은 다른 치매 환자들을 안아줄 수 있습니다.

나는 많은 걸 아는 사람이었어. 이제 아무도 내 의견을 묻지도 않고 내게 조언을 구하지도 않지. 과거가 그리워. 과거의 난 호기심 많고 독립적이고 확신에 차 있었어. 그 확신이 그리워. 늘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선 평화가 있을 수 없어. 모든 걸 쉽게 해내던 그 시절이 그리워. 세상일에 참여하고, 세상이 원하는 존재가 되고 싶어. 과거의 내 삶이, 내 가족이 그리워. 난 삶과 가족을 사랑했어.

비밀독서단이란 프로에서 예지원이 소개한 책이다.

제목만으로도 확 끌어당기는 이 시집에 대해 패널들이 이야기할수록 꼭 읽고 싶었다.

젊은 나이에 서정적 감성을 끌어낼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기도 했고

시집을 읽어서 그들이 느낀 감정을 느끼고 싶기도 했다.

나는 낙서라는 시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도 끝이고 겨울도 끝이라 생각해 내려간 남해에서 그는 혼자이기에 제철음식을 먹지 못하고 동네 분식점에 가서 김치찌개를 시킨다. 김치찌개를 하는 남자는 조미료를 넣으려 하고 여자는 조미료를 그만 넣으라고 하며 다툰다. 그는 김치찌개를 모두 비웠고 그제서야 그들은 안심하는 눈빛을 보낸다.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놓았습니다.

혼자서 김치찌개를 시키는 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했던 남자의 마음과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싶어했던 여자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끝(겨울)에서 시작(봄)을 느끼는 그의 변화가 느껴져서 더 좋았던 작품이였다.

이 시집에서는 미인이란 여자가 많이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고 있는 듯 하기도 했다.

미인과 그만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들이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알고 싶어하고 꾸며내 상상하기도 하는 나를 보며 왜인지 모를 죄책감이 생기기도 했다.

오랜만에 소리내서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

짧은 글임에도 이쁘고 따뜻하고 암담하고 먹먹해지고 울컥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였다.

.....그대가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그대도 나를 떠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파서 그대가 아프지 않았다 - 용산 가는 길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환절기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 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10년동안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책 '오만과 편견'

연애 소설의 전형을 만들어냈다는 제인오스틴의 가장 유명한 책이다.

영국인들이 사랑한 작가 꼭 읽어야 할 책 많은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지 않았다.

사실 도서정가제로 인한 사재기가 아니였다면 아마 구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생각없이 사다보니 두권을 사서 문제였지.... 암....

연애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여서 읽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귀가 얇고 베스트 셀러와 스테디 셀러라면 믿어 의심치 않는 나이기에.... 결정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새책을 구하기 어렵기에 쟁여놓았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부유하고 잘생기고 빠질것 없는 남자지만 오만한 다아시

딸부잣집의 둘째딸이자 똑똑하고 논리적이지만 사람보는 눈은 조금 떨어지는 듯한 엘리자베스 베넷

너무나 유명해 누구나 다 아는 줄거리인 오만한 다아시가 베넷에게 고백하지만 베넷은 그가 오만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거부하다가 그의 진면목을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해피엔딩이다.

잘생기고 돈많은 하지만 싸가지 없는 남자 주인공과 평범한 집안의 똑부러지고 이쁜 여자 주인공

너무나 전형적인 연애소설이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이 책이 수많은 타이틀을 갖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될것이다.

이 책은 연애에 대한 소설임과 동시에 그 시절 속물근성과 허세, 여성의 부당한 지위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판과 풍자들이 전혀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제인 오스틴은 풍자의 회초리를 들어 사정없이 인물들을 매질하는데, 이러한 풍자에는 늘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그녀의 완벽하고 예리한 감각이 실려있다. - 버지니아 울프

"자신의 견해를 절대 바꾸지 않는 사람들은 처음에 판단을 잘해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지요."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사랑에 빠져 있었다 해도 이보다 더 기막히게 눈이 멀 수는 없었을 거야. 그렇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허영심이였어. 처음 만났을 때 한 사람은 나를 무시해서 기분이 나빴고, 다른 한 사람은 특별한 호감을 표시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난 두사람에 관해서는 선입관과 무지를 따르고 이성을 쫓아낸 거야."